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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시멘트 매각가 최대 변수 '석회광산' 가치 경쟁사 대비 품위 낮고 채굴비 높아… 백두대간 훼손 논란도 부정적

정호창 기자공개 2017-08-02 18:48:41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6일 1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재등장한 한라시멘트의 기업가치(EV)와 지분 매매가격을 산정하는 데 있어 최대 변수는 시멘트 원재료를 공급하는 석회석 광산의 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라시멘트 보유 광산의 채산성과 수명 등이 경쟁사보다 낮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라 매각 주체인 베어링PEA와 원매자들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시멘트는 석회석을 채굴해 분쇄한 뒤 고열로 구워 가루로 분쇄한 제품이다. 따라서 주원료인 석회석의 안정적인 확보가 생산활동의 첫 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다. 국내 시멘트업체들의 생산공장이 강원도와 충청도에 밀집해 있는 이유도 천연광물인 석회석 산지가 해당 지역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석회석 매장량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는 해당 지역의 석회석이 어떤 품위를 갖고 있느냐다. 석회석의 주요 성분인 탄산칼슘(CaCO3) 등 무기물 함량에 따라 생산된 시멘트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탄산칼륨 함량이 낮은 저품위 석회석만으로는 한국산업규격(KS)을 충족하는 강도의 시멘트를 제조할 수 없다. 국내 시멘트 업체 대부분이 자체 석회석 광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고품위 석회석을 외부에서 매입해 사용하는 이유다.

시멘트 제조업체의 원천 경쟁력은 고품위 석회석이 매장된 광산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좌우하는 셈이다.

이처럼 중요한 석회석 광산의 가치를 면밀히 따져보면 한라시멘트의 경우 국내 대형 시멘트업체 7개사 중 가장 경쟁력이 낮은 편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채굴권의 보유한 광산의 규모가 동종업체 중 적은 편에 속하고, 상대적으로 고품위 석회석의 매장량도 낮다는 분석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한라시멘트가 보유한 강원도 강릉시 옥계 광산은 지표면에서 가까운 고품위 석회석을 거의 대부분 소진한 상태라 시간이 갈수록 채굴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생산공장과 광산의 거리가 멀어 원가 부담도 경쟁사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장 전문가도 "한라시멘트의 석회석 광산 경쟁력이 다른 업체들에 비해 낮다는 건 업계에 널리 알려진 내용"이라며 "라파즈홀심이 지난해 한라시멘트를 쌍용양회나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 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처분한 것 역시 업계에선 광산 가치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산 품질 뿐 아니라 위치 역시 약점으로 지적된다. 한라시멘트의 옥계 광산은 우리나라 가장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의 허리에 해당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여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백두대간 훼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996년에는 지역 환경단체 등의 문제 제기로 정부 관계기관으로부터 석회석 채광 중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지리적 문제로 인해 관련 업계에선 한라시멘트가 향후 광산 채굴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업체들은 인근의 산지를 지속적으로 매입하며 관계당국으로부터 채굴허가를 얻어 광산을 확장·유지해 간다"며 "광산 개발에 따른 자연 훼손 논란은 시멘트사 모두 피해갈 수 없는 이슈지만 한라시멘트는 특히 백두대간 허리를 끊는다는 논란 때문에 채굴권 확보와 광산 확장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는 "국내 시멘트사들이 보유한 석회석 광산의 채굴 기간을 평균 50년 정도로 보는데, 한라시멘트의 경우 이보다 짧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30년 이내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베어링PEA가 한라시멘트의 지난해 실적 개선과 쌍용·동양·현대시멘트 M&A 등을 근거로 고가 매각을 기대할 것으로 보이나, 원천 경쟁력인 석회석 광산의 가치가 동종업체보다 낮은 편이라 원매자들이 눈높이를 맞춰줄 지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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