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29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사 설득까지 꽤 오랜시간이 걸렸는데, 결국 모든 주주가 증자에 참여할 수 있을까 궁금해지네요."케이뱅크의 유상증자 계획이 발표된 날, 친분있던 취재원이 전화를 걸어왔다. 평소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이 많았던 투자 업계 종사자인 그는 케이뱅크에 대한 우려를 조심스럽게 풀어냈다. 그는 케이뱅크의 상황을 '사공만 많은 배'에 비유했다.
케이뱅크가 일부 대출 상품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6월 말. 지난 8월 10일 1000억 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기 까지 한 달하고도 열흘의 시간이 걸렸다. 반면 아우격인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 반 만에 5000억 원의 증자를 결의했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대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지 채 일주일도 안돼 나온 결정이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과반 이상 지분을 확보한 한국금융지주를 중심으로 단 9개사가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과 달리, 케이뱅크의 주주사는 총 19개에 이른다. 자금 여력이 제각각인 19곳의 주주들을 일일히 설득하다보니 신속한 의사결정이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신용등급이 전무한 케이뱅크는 은행채를 발행할 수 없다. 당장은 1000억 원의 실탄을 마련했지만 수개월 내 추가 유상증자 논의에 돌입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주주 비례 증자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상황에서 또 다시 19개 주주사의 중지를 모으는 일은 난제다.
플랜B의 실현 가능성도 알 수 없다. 현재 케이뱅크의 상위 7대 주주는 8%이상씩 전체 지분의 65%가량을 나눠 갖고 있다. 이들 중에는 은행 지분 보유 제한이 없는 금융사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는 특정 금융 주주가 은산분리 규제 완화 시점까지 '백기사'로 나서는 카카오뱅크의 모델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수익성과 시너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융 주주의 셈 법은 복잡하기만 하다.
자본 확충 논의에 진이 빠진 케이뱅크는 은행의 건전성과 미래 손익분기점을 계산해 볼 여유도 없어 보인다. '사공 많은 배' 케이뱅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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