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해운, '내부거래'로 불황 맞선다 [격랑 헤치는 해운업계]④그룹 의존도 30% 육박, 계열사 신용보강 '선박 도입'
고설봉 기자공개 2017-10-17 08:30:31
[편집자주]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격랑 속에서 표류해 온 해운업계가 혹독한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옛 영광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적 선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해운연합이 출범했다.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사라진 항로를 다시 개척하는 일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격랑을 헤치고 있는 해운사들의 현주소와 앞으로 항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3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은 실적 악화에도 굳건하게 버틸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을 보유하고 있다. 가스, 정유, 석유화학제품 등 SK그룹 계열사 물량을 기반으로 매출을 유지한다.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익이 연간 매출의 30%에 육박한다.SK해운의 내부거래 대상 법인은 드러난 계열사가 약 8곳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거래 대상 회사는 더 늘어난다. 현재 SK해운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SK그룹 산하 계열사는 모두 14곳에 달한다.
SK루브리컨츠,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에너지 유럽, SK에너지 인터내셔널 등과 거래가 SK이노베이션과 매출 내역에 포함돼 있다. SK가스 인터내셔널 거래 금액은 SK가스에, SK브로드밴드·SK텔링크와 거래 금액은 SK텔레콤에 각각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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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핵심 '가스·이노베이션'
SK해운은 SK그룹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 2분기 매출의 약 27%를 거둬들였다. 지난해 1분기 매출 중 내부거래 비율은 약 29%였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내부거래가 소폭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2분기 다시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이 늘었다.
올 상반기 SK해운은 SK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총 1834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상반기대비 금액 자체는 줄었지만 반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29%에서 올 상반기 24%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SK해운은 그룹 계열사들과의 매입거래에는 인색했다. 올 상반기 SK해운이 SK그룹 계열사들과 맺은 매입거래는 594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941억 원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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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계열사는 SK이노베이션이다. 올 상반기 SK해운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총 123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상반기 매출의 16%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컸다. 지난해 상반기 SK해운이 SK이노베이션과의 거래에서 올린 매출은 1984억 원으로, 상반기 매출의 23% 수준이었다.
뒤를 이어 SK해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계열사는 SK가스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매출 이 더 늘어나며 관계가 더욱 돈돈해진 모습니다. 올 상반기 SK해운은 SK가스와의 거래에서 58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이 26%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5.4%에서 올 상반기 7.5%로 불어났다.
◇그룹 '자금대여·신용공여' 유동성 지원
SK그룹은 SK해운에 일감뿐만 아니라 자금 및 신용 등의 공여에도 충실했다. 자금을 직접 대여하거나, SK해운이 선박을 도입할 때 연대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SK해운을 꾸준히 살찌웠다. 이를 기반으로 SK해운은 영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올 상반기 SK해운이 특수관계자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약 300억 원이다. 이로 인한 이자비용으로 약 3억 5200만 원을 지출했다. 지난해에는 자금거래 규모가 약 1000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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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산하 계열사들은 SK해운이 선박을 취득할 때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SK해운이 선박 취득을 위한 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계약(BBCHP)을 맺을 때 계열사들이 지급보증을 섰다. 지주회사인 SK㈜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인천석유화학 등이 총 약 1271억 원의 계약이행보증을 제공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SK E&SD와 SK LNG 트레이딩도 SK해운의 선박 도입을 위해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이들 계열사들은 SK해운이 발주해 현재 건설 중인 선박의 'BBCHP'와 관련해 총 약 2780억 원의 계약이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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