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산업, 모친이 경영 실세? '세종공업과 닮은꼴' [위기의 자동차 부품사]⑤하란수 명예회장 입김 커, '윤성희 사장' 후계구도 안착 역할
길진홍 기자공개 2017-11-03 07:59:27
[편집자주]
완성차업계 부진 속에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내수 침체에 이어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 감소와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줄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생사 갈림길에 섰다. 이제는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생존 키워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1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덕양산업은 전형적인 가족공동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여느 자동차 부품사와 마찬가지로 지분을 소유한 대주주일가가 직접 경영을 챙기는 구도다. 가업 형태로 소유와 경영이 일치된 가운데 창업주 2세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특히 창업주 별세 후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에서 부인인 하란수 명예회장의 역할이 대폭 확대됐다. 후계 안착을 위해 모친이 뒤를 봐주고 2세가 경영일선에서 뛰고 있는 점은 동종업체인 세종공업과 닮았다.
덕양산업 등기임원은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 감사 1명 등 모두 7명으로 이뤄져 있다. 창업주인 고(故) 윤주원 회장의 아들인 윤성희 사장과 외부에서 영입한 이종숙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 윤 대표의 모친인 하 명예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올라있다. 윤 대표의 매형인 이국진 씨가 상근 부회장을 맡는다. 이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사내이사들이 친인척 관계로 얽혀 있다. 창업주 별세 후 후계구도가 갖춰지는 가운데 모친과 매형이 윤 대표를 보좌하는 형태로 이사진 구축됐다. 대외활동을 비롯한 각종 협상 테이블에 하 명예회장과 이 부회장이 나서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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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사장은 부친이 별세한 이듬해인 2007년 이사로 첫 등재된다. 2010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10년만인 2016년 8월 대표이사로 취임한다. 앞서 2014년 덕양산업 옛 주인인 비히(VIHI)로부터 지분 50%(162만 8249주)를 취득하고 경영권을 회복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이가 허 명예회장이다. 허 명예회장은 남편인 윤 회장 시절 일체 경영에 나서지 않았다. 윤 회장 별세 후 남편을 대신해 방향키를 잡는다. 아들의 등기임원 선임과 대표이사 등재 등 경영수업이 본격화된다.
시작은 이사회 진입이었다. 허 명예회장은 2016년 3월 덕양산업 등기임원으로 오른다. 단순 대주주일가 창구 역할에서 벗어나 직접적인 의결권을 갖는다. 이후 아들인 윤 대표를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가 더욱 속도를 낸다. 그 해 윤 회장을 대신해 2006년부터 대표이사를 지낸 박용석 사장이 약 10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박 대표는 현대자동차 이사와 현대오토넷 전무 등을 역임했으며 비히(VIHI) 시절 덕양산업을 이끌었다.
허 명예회장은 박 대표 퇴진을 전후해 관계사인 유진레이델에서 친분을 쌓은 이종숙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그 동안 감사를 지냈던 사위가 2012년 사내이사 부회장으로 오르면서 힘을 보탠다. 짧은 기간 전문 경영인에서 오너 중심으로 역학구도가 바뀐다.
허 명예회장은 윤 사장을 보좌할 전문경영인으로 이 대표를 두고 의사결정에 관여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구도는 윤 사장이 자리를 잡기까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모친을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 형성은 동종업체인 세종공업과 유사하다. 창업주인 박세종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세종공업은 모친과 두 아들이 경영일선에서 뛰고 있다. 박정길 부회장과 박정규 총괄사장 등이 경영실무를 맡고, 모친인 서혜숙 회장이 중심을 잡고 있다. 서 회장은 주로 아들들을 대신해 대외활동 등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공업은 덕양산업 우호지분 5.79%를 소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세종공업 창업주인 박 명예회장은 포니 개발을 주도한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처남이다. 포니 초창기 시절 자동차 소음기를 생산하면서 현대자동차와 인연을 맺었다. 덕양사업을 창업한 윤 회장은 현대자동차 최초의 고유 모델 '포니' 탄생에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이 같은 인연으로 덕양산업은 경영권 회복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세종공업에게 맡겼다. 윤 사장은 박세종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정길 부회장, 박정규 총괄사장 등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포니 탄생 시절부터 현대자동차 협력사로 인연을 맺으면서 장기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창업주 2대에 오면서 비슷한 가풍이 경영구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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