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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건설 신임 사장 선임 검토 재매각 시점 늦어질 가능성, 대행체제 지속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8-02-21 15:53:48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0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신임 사장 선임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 실패로 장기간 재매각 절차를 진행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 대표이사가 매각 실패 원인이 된 해외 부실 보고 시기를 적기에 하지 못했다는 점도 이를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신임 사장을 선출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장기간 이어가는 것보다 신임 사장을 서둘러 앉히는 게 경영 정상화에 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 실패로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야 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매각이 재개되기까지 대행체제를 이어가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산업은행이 이를 고려하게 된 일차적 이유는 대우건설 매각 재개가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말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달 초 매각 양해각서(MOU)를 맺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MOU 직전 해외 사업장에서 약 3300억원대 부실이 불거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측 거래는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내년 초 대우건설 매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계획대로 이를 실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매각전에서 호반건설만 단독으로 들어올 정도로 인기 몰이에 실패했고, 2016년 빅배스를 단행했음에도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추가 부실이 터졌다. 이를 고스란히 지켜본 원매자들이 향후 대우건설 인수전에 의욕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낮은 주가도 문제다.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맺었던 기본 계약을 보면 대우건설 매각가는 주당 7600원, 총 1조6000억원 가량이 책정됐다. 이런 가운데 대우건설 현 주가는 액면가 수준인 5100원 안팎에 불과하다. 내년 초 매각을 재개하려고 해도 시장가가 뒷받침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매각 재개가 늦어지면 산업은행이 직접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교체 절차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왔던 것도 올해 상반기까지 매각에 성공할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8월 박창민 전 사장이 최순실 사태 논란에 휩싸여 서둘러 자진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송문선 수석부사장이 채웠다. 등기상 정식 대표이사로 올랐음에도 산업은행은 '직무대행'이라고 못을 박고 있다.

송 대표이사는 산업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산업은행에 입행한 송 대표이사는 인사부, 자본시장실, 비서실, 컨설팅사업실, 투자금융실, 경영관리부문장(부행장) 등 요직을 두로 거쳤다. 이후 지난해 3월 대우건설 CFO로 부임했다가 5개월만에 대표이사 자리를 맡게 됐다. 산업은행 출신이 대우건설 대표이사를 맡은 건 이때가 처음이다.

정작 최측근인 송 대표이사 체제가 시작됐음에도 산업은행은 대우건설로부터 부실 보고를 제때 받지 못해 곤혹을 겪었다. 매각 실패 단초가 된 해외 손실 소식을 호반건설과 MOU를 맺기 직전인 이달 초 보고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사고로 발생한 손실이 얼마인지를 2개월 뒤에야 알게 된 셈이다. 이는 산업은행 내부에서 대우건설 대표이사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편 대우건설은 산업은행 자회사이기 때문에 공기업에 준하는 사장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한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개모집 등을 통해 사장 후보를 추리게 된다. 사추위는 통상 사외이사들과 산업은행 측 인사 2명 가량이 포함돼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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