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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금타 노조 꼬인 매듭 '어떻게 풀까' 더블스타 매각 선결조건 '노조 합의', 법정관리 압박카드 '무용론'

김장환 기자공개 2018-03-05 08:35:29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2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를 두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금호타이어 채무를 한 달간 유예해주기로 한 가운데 더블스타타이어로 매각을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금호타이어 노동조합과의 자구안 합의가 필수적이다. 산업은행이 해외 매각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는 노조와 꼬인 '매듭'을 과연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2일 오후 여의도 본점에서 금호타이어 향후 처리방안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대현 수석부행장이 발표자로 나섰고, 금호타이어 태스크포스팀(TFT) 실무진들이 자리에 참석했다. 산업은행은 이를 통해 금호타이어가 처한 현실과 중국법인의 실태를 비롯해 삼일회계법인이 그동안 진행한 경영실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의 핵심은 중국 더블스타로부터 자본유치 없이는 금호타이어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존속가치가 청산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회계법인 경영실사 결과지를 받아놓은데다 자율협약과 워크아웃, 프리패키지드플랜(P-Plan) 등 어떤 방안도 실행이 용이하지 않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와 논의하고 있는 자본유치는 사실상 지분 매각이다. 더블스타가 제3자배정유상증자 방식으로 6463억원대 자금을 투자해 45% 지분을 확보하고 이를 경영정상화 대금에 활용하는 방안이다. 거래가 이뤄지면 채권단은 국내 시설자금 활용 용도로 2000억원대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더블스타와 채권단은 각각 3년, 5년간 지분 매각 제한 조건도 걸 생각이다.

문제는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로 매각을 극심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산업은행이 제시한 임금과 복리후생 삭감 등 자구안 대부분에 합의한 상태지만 해외 매각만큼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펼치며 맞서고 있다. 채권단이 자구안 합의 MOU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던 지난 26일까지도 노조는 이를 동의하지 않았다.

사실 노조가 자구안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금호타이어 매각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블스타가 이를 인수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산업은행은 어떻게든 이를 해결해야 한다. 한 마디로 노조의 매각 동의는 더블스타로 매각을 위한 선결조건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더블스타는 노조가 반대를 계속하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없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자칫 인수 후에도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입장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이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더블스타와 거래도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노조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법정관리 외에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실제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일반 근로자 등에게 안타까운 부분이 있고, 법정관리란 표현도 가급적 하지 않고 싶다"면서 "가급적 피하고 싶지만 마지막까지 (노조가 자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대안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정작 금호타이어 노조는 법정관리에 돌입하나 더블스타에 매각되나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최종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품고 있다. 기본적으로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종국에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당장은 더블스타가 인수 조건으로 내건 3년간 고용 보장이 이뤄진다 해도 훗날 고용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금호타이어 측 관계자는 "채권단이 매각 실패시 최악의 수를 꺼내든다고 해도 더블스타에 매각된 후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는 상황들과 견줘보면 전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며 "노조가 법정관리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도 매각이 되든 안되든 결과는 같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산업은행은 채무 상환 유예기한으로 삼은 향후 한 달 동안 금호타이어 노조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생각이다. 향후 신뢰를 회복해 최적의 협상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회장은 피치못할 경우 노조와 직접 대면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다만 금호타이어 노조가 워낙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산업은행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아직까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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