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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앤인베, 'LLC형 승부' 잠재 매물서 백조로 [지배구조 분석]①화이텍 출신 '손양철 사단' 변화 주도, 모그룹과 시너지

정강훈 기자공개 2018-06-04 10:48:24

이 기사는 2018년 05월 31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앤인베스트먼트의 모기업은 이지바이오다. 이지바이오는 1988년 설립된 이지시스템을 모태로 한다. 창업주인 지원철 회장은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한 뒤 직접 목장을 경영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사료회사인 퓨리나코리아에서 근무한 뒤 사료첨가제 업체인 이지시스템을 설립했다.

이지바이오의 대주주는 오너 2세인 지현욱 대표이사(지분율 16.69%)와 지원철 회장(11.60%)이다. 이지바이오는 다수 핵심 계열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일부는 자회사인 팜스토리 등을 통해 지배한다.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지바이오의 계열사는 약 43곳으로 팜스토리, 정다운, 우리손에프앤지, 마니커 등이 인수·합병(M&A)을 거쳐 그룹에 편입됐다. 2000년대부터 M&A 성장에 집중한 이지바이오는 본업인 사료 사업을 시작으로 육가공, 농축산업 유통 등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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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는 창업투자사인 이앤네트웍스벤처투자를 설립했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벤처캐피탈을 세워 직접 투자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자본금은 70억원으로 이 가운데 66억원을 이지바이오가 직접 출자했다.

벤처캐피탈의 경우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4~5년가량 소요된다. 약 2년간 펀드레이징을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한 뒤 투자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5년이 지나면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향후 성과를 가늠할 수 있다.

이앤네트웍스벤처투자의 경우 이 시기 시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실적 부진과 심사역 이탈 등으로 당시 이지바이오는 이앤네트웍스벤처투자 매각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앤네트웍스벤처투자는 대규모 체질개선으로 전환점을 만든다.

화이텍인베스트먼트에 재직 중이던 조병진 전무와 구의서 이사, 아주IB투자의 손양철 이사를 당시 영입했다. 아주IB투자 PE본부에 있었던 손 이사는 화이텍인베스트먼트에서 재직한 경험이 있다. 구 이사와 서울대 전기공학부 동문인 서상록 이사도 NHN인베스트먼트를 거쳐 합류했다. 이들은 함께 팀을 구성해 회사 내에 독립적인 본부를 구성하게 된다.

비슷한 시기 이들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회사 지분을 취득했다. LLC형 벤처캐피탈과 유사한 파트너 체제를 구상한 것이다. 펀드 운용에 대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심사역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사명도 이앤인베스트먼트로 변경하고 창업투자사에서 신기술금융사로 전환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신기사 자본금 요건인 200억원을 맞추기 위해 이지바이오도 추가적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이지바이오의 출자금은 설립 당시의 2배가 넘는 136억원(지분율 68%)까지 늘어나게 됐다. 이지바이오는 현재도 같은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앤인베스트먼트의 이 같은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체질을 개선한 2013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매년 성장 곡선을 그렸다. 2014년부터는 사모투자조합(PEF)을 결성했다.

이앤인베스트먼트는 턴어라운드로 모회사에게 연결 이익을 안겨줬다. 그룹의 인수합병M&A에도 적잖은 기여했다. 오리육 가공업체 정다운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앤인베스트먼트는 2013년 펀드로 정다운의 지분 100%를 180억원에 인수했다. 2년뒤 펀드 지분의 68%를 가지고 있던 이지바이오가 콜옵션을 행사해 조합출자금을 주식으로 현물분배 받았다. 이지바이오는 펀드 결성 당시부터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결과적으로 이지바이오는 자회사를 활용해 알짜 회사의 경영권을 저렴하게 인수했다. 이앤인베스트먼트도 정다운 지분 거래로 3년여만에 2배 이상 수익을 기록했다. 이지바이오그룹은 투자업에 뛰어든지 10여년만에 재무적 이이과 전략적 성과를 거머쥐는 성공 사례를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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