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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화학, 에폭시 사업 편중 '수익성 요동' [슈퍼사이클 중견 화학사]①매출 비중 85%, 시황 따라 이익률 3~7%변동

박창현 기자공개 2018-07-05 08:24:36

[편집자주]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과실은 달콤했다. 원료 가격 하락, 공급 부족, 수요 증가 등 모든 가격 결정 요인들이 석유화학 업계 편이었다. 마진율이 개선되면서 한 해가 멀다하고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중견 화학사들도 유례 없는 호황기에 함께 웃었다. 하지만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쌓인 현금을 쓰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중견 화학사들의 실적, 재무, 지배구조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8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도화학은 화학 소재 '에폭시 수지'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60% 넘는 시장 점유율을 발판삼아 일정 수준의 수익 안전판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에폭시 수지 산업이 국내외 경기 흐름에 민감한 탓에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고민이다. 7%를 넘나들던 이익률이 불과 1년만에 3%까지 추락하기도 한다. 국도화학은 포트폴리오 편중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신규 사업 진출과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도화학은 1972년 설립된 중견 화학사로, 크게 에폭시 수지와 폴리올(polyol) 수지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에폭시 수지는 토목과 건축, 선박, 자동차에 쓰이는 도료 소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폴리올은 폴리우레탄 원료로, 자동차와 가구, 건축 등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주력 제품은 에폭시 수지다. 국도화학은 국내 에폭시 수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전체 시장의 66%를 장악하고 있다. 2등 사업자인 금호피앤비화학(22%)과도 격차가 3배 가까이 난다. 익산과 부산, 중국 등에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연간 생산 능력은 65만여톤에 달한다.

에폭시 수지 사업이 국도화학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8할이 넘는다. 국도화학은 지난해 총 1조 1477억원(내부거래 제거 전)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83%에 해당하는 9593억원을 에폭시 수지 사업을 통해 벌어들였다. 폴리올 사업 부문 매출은 1878억원에 불과했다.

이익 기여도는 더 높다. 작년 영업이익 565억원 가운데 97%에 해당하는 553억원을 에폭시 수지 사업이 책임졌다. 매출과 수익, 보유 자산 등 모든 측면에서 사실상 에폭시 수지 사업이 국도화학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국도화학은 에폭시 수지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탄탄한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에폭시 수지 산업이 국내외 경기 흐름에 민감한 탓에 수익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더욱이 에폭시 수지 실적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그 여파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국도화학

실제 2014년까지만 해도 국도화학은 글로벌 에폭시 수지 공급 과잉과 원료 BPA 가격 급등 등 마진 스프레드(제품 판매가와 원가 차이) 악재 요인으로 인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3%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듬해 다우케미칼의 염소사업부 정리와 저유가 영향으로 스프레드 확대 효과가 나타났고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마진율 개선에 힘입어 1조원 매출을 회복했고, 영업이익률도 7.7%를 찍었다. 1년만에 수익성이 2배 넘게 개선된 셈이다.

단 호황기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듬해 곧바로 수익성 지표는 하향 곡선을 그렸다. 업황 개선을 자신한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여기에 유가 반등에 따른 마진 압박까지 거세지면서 결국 이익률이 다시 3%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와 올해는 공급 과잉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안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BPA, ECH 등 원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점도 호재가 됐다. 2017년 들어 5%대를 회복한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6%로 올라간 상태다.

그럼에도 여전히 올해 에폭시 수지 시장의 변수가 많다. 매출 비중이 높은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장기 불황이 뼈아프다. 국내 조선 건조 및 자동차 생산량 감소로 인해 에폭시 도료와 구조용 접착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반해 친환경 분체 도료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결국 경기 흐름에 민감한 산업 구조 특성상, 향후에도 업황과 원재료 등 각종 시황 요인에 따라 계속해서 수익성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국도화학은 이 같은 포트폴리오 편중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먼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다. 지난해 글로벌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인도법인(KUKDO CHEMICAL INDIA)에 총 63억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했다. 또 같은 해 계열사 국도첨단소재를 설립, 합성수지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국도화학 관계자는 "현재 인도법인은 공장 설립을 위해 토지 매입과 환경 영향 평가 등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국도첨단소재는 올해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며 "두 투자 모두 사업 다각화를 위한 조치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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