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T로봇, 이사회 장악 두고 오너 vs 경영진 대결 [레벨업 로봇기업]②8월 주총서 판가름…중국인 2인 이사회 입성이 관건
서은내 기자공개 2018-07-09 08:10:35
[편집자주]
스마트팩토리를 화두로 산업용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정, 유통매장, 공공시설에선 서비스용 로봇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로봇 산업은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몸값을 높이고 인수합병도 진행되고 있다. 로봇기업들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4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ST로봇은 중국 오너와 한국 경영진간 경영권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서로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표대결을 벌이고 있다.중국 오너는 10% 남짓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지분율이 희석됐지만 현 경영진이 최대주주를 경영에서 배제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 국면은 8월 임시주총에서 이사선임안 처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4일 DST로봇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8월 16일 천안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및 이사선임 안건을 결의하기로 했다. 이번 임시주총은 당초 5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경영권 갈등 속에서 지연, 철회, 일정 변경을 반복하며 8월로 확정됐다.
DST로봇은 한국인 경영진으로 꾸려진 이사회가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디신통그룹이지만 지분율은 10% 남짓한 수준이다. 한국인 경영진은 친분이 있는 한국인 출신 이사들을 영입하려 시도하고 있다. 디신통그룹은 2명의 중국인 사내이사 선임을 시도하고 있다.
DST로봇은 올해 3월 디신통 인사였던 천징 DST로봇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사회와 오너간 갈등이 불거졌다. 같은 시기 비상근 경영자문을 맡고있던 류둥하이 이사(디신통 이사)도 임기가 만료됐다. 2명의 중국인 이사가 임기가 만료되면서 더 이상 DST로봇 본사에 상근하는 최대주주 인사가 없어졌다.
디신통은 "한국 사정을 잘 아는 한국 파트너에게 경영을 일임해오던 차에 점차 한국 경영진들이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약화시켰고 주총을 통해 최대주주를 경영에서 배제시키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경영진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집 예정이던 임시주총을 철회하는 법원 소송을 제기했으며 회사의 회계장부, 서류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하는 가처분 소송도 제기했다. 이로 인해 주총 개최가 철회됐다가 다시 8월에 열기로 한 상태다.
디신통그룹은 오는 8월 임시주총 안건으로 천징 디신통 부사장과 류둥하이 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또 삼성전자 중국 마케팅총괄 부사장 출신이자 현재 디신통 경영고문인 이진중 이사도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삼성전자 한국총괄 출신이자 케이비 기술 안전 대표이사인 이영욱 대표, 북경중광시대통신장비유한공사 회장 수옥충 씨를 올렸다.
DST로봇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등기임원이 감사를 제외하고 총 10명이었다. 그 후로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임기만료, 이사진 개인 사정으로 인한 사임 등으로 현재는 손영석 대표이사, 이선·박상헌·리밍 사내이사, 이재귀 사외이사 등 5명까지 줄어든 상태다. 이 중 최대주주 측 인사는 리밍 이사가 유일하다.
오는 주총에서 만일 최대주주 측 후보 천징, 류둥하이, 이진중 사내이사 및 이영욱, 수옥충 사외이사 중 4명 이상이 선임되고 한국 경영진 측 후보는 선임되지 않는다면 등기이사 수는 9명 혹은 10명이 되고 그 중 과반인 5명 혹은 6명이 디신통 측 멤버로 꾸려져 이사회 장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 경영진 측에선 한국인 이사들로 이사회를 꾸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루이블랑코리아 김상현 회장, 박상배 전 금호리조트 대표이사, 박경민 모젤스 대표가 사내이사 후보로 올랐다. 삼성디스플레이TV 개발 실장 출신인 김학선 UNIST 교수, 김동노 화인컴일렉스 이사는 사외이사 후보다.
현재 DST로봇 경영은 손영석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손영석 대표는 대우조선해양산업기술연구소장, 삼우중공업 대표이사를 거쳐 2016년 10월 DST로봇에 합류했으며 지난 3월 최명규 DST로봇 대표가 사임하면서 대표이사직에 선임됐다. 초반에는 천징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아오다 올해 3월 천징 대표 임기 만료 후로는 손 대표 단독대표 체제로 이어져오고 있다.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앞으로 DST로봇의 경영권 리스크가 최소화될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디신통 측 인사가 최대한 많이 선임될 수록 최대주주의 오너십을 확보해 한국 경영진과의 갈등을 줄일 수 있겠지만 한국 경영진이 내세운 후보 위주로 이사진이 구성된다면 지금과 같은 갈등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DST로봇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권 안정화 조항을 신설하는 정관 변경 안도 결의될 예정이다. 주주총회에서의 결의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이상의 수로써 한다는 기존 정관에 "해당 안건이 적대적 기업 인수나 합병을 위한 안건임을 총회 소집 전 이사회가 결의로 확인한 경우, 이에 대한 결의는 출석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가 아닌 100분의 90이상,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 70이상의 수로 한다"는 조항이 추가된다.
한편 코스닥 상장사인 DST로봇은 최대주주 디신통그룹이 10% 남짓한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 초 공시 기준 디신통 자회사인 베이징링크선테크놀러지가 7.2%, 특수관계자인 리밍 DST로봇 사내이사가 2.8%를 들고 있다. 제이에이투자조합(4%), 제이에이치홀딩스(2%)도 주요주주다. 소액주주 비중은 75% 선이다.
디신통그룹은 중국전역에 약 1만8000여개의 핸드폰 스마트기기 매장 체인을 보유하는 업체다. 이동통신업체 디신통텔레콤이 그룹 핵심자회사이며 연 매출은 약 3조원에 달한다. 2015년 디신통은 동부CNI로부터 DST로봇 경영권을 인수했다.
디신통은 지난해 한해동안만 DST로봇 계열사를 4개나 불렸다. 각각 10억원씩 출자해 유통업체 디에스티파트너즈, 부동산업체 디에셋스테이를 설립했으며 중국 심천에 로봇제조판매사 중해지능장비제조유한공사에 25억원을 출자, 지분 30%를 취득했다. 200억원을 들여 삼부토건 지분 15.35%를 인수한 것도 지난해다.
하지만 지난해 삼부토건 인수과정에서 디신통은 한국 경영진과 잡음을 빚기 시작했다. 삼부토건 노조측에서 당시 불법적으로 금융브로커 등을 개입시켰다는 내용으로 DST로봇을 상대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DST로봇은 인수 8개월만에 삼부토건 경영권을 다시 내놓아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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