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등' 아세아제지, 고지 값 하락에 미소 [제지업 생존전략]①1년만에 '2만원→5만원' 껑충…중국 규제에 반사이익
박기수 기자공개 2018-09-21 08:24:38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7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년만에 주가가 2배 넘게 뛴 제지업체가 있다. 국내 최대 골판지원지 제조업체인 아세아제지다. 지난해 9월 주당 1만9050원(2017년 9월 14일 종가 기준) 수준에 머무르던 주가는 올해 9월 5만100원(올해 9월 14일 종가 기준)으로 무려 163% 상승했다.1958년 삼양팔프로 설립된 이후 1985년 아세아그룹에 편입된 아세아제지는 골판지 생산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는 제지업체다. 사업 부문은 크게 △골판지원지(제지) 사업 △골판지원단 및 골판지상자(골판지) 사업 △재생재료 가공처리 사업으로 구성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 부문(내부매출액 제외)은 골판지원지 사업(51%)이다. 골판지원단과 상자 사업은 총 매출의 49%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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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제지의 주요 제품인 골판지는 고지(폐지)를 주요 원료로 사용한다. 원가에 수익성이 특히 크게 좌우되는 제지업 특성상 사업 외적 환경이 아세아제지에도 큰 영향을 미쳐왔다. 단적으로 고지가 중국으로 대량 유출됐던 2015년이 한 예다. 선제적 수직계열화와 택배시장 성장으로 200억원대 영업이익(연결 기준)을 내던 아세아제지는 수급 불균형과 업체 간 경쟁 심화라는 악재가 겹쳐 2015년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2000년대 들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잇단 고지값 상승으로 지난해까지 아세아제지의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3359억원, 영업손실 24억원을 거뒀던 아세아제지는 하반기 반등으로 영업이익 54억원을 거뒀다. 다만 3~4%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2014년 이전에 비해서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지난해 아세아제지 영업이익률은 0.74%에 그쳤다.
그랬던 상황이 올해 역전됐다. 중국이 환경규제 시행에 따라 폐지 수입을 제한하며 고지의 공급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1kg당 144.4원이었던 폐지 가격은 올해 8월 63.4원까지 하락했다. 원재료값의 폭락으로 이윤 스프레드가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폭발적 주가 상승도 실적 개선에 기인한다는 시장의 시선이 짙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아제지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805억원, 519억원이다. 부진의 늪에 들어서기 전 1년에 거두던 영업이익 수준이 200억원대였던 점을 고려했을 때 폭발적인 성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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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부담이 줄어든 것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세아제지는 매년 전체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판매·관리비용(판관비)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도 큰 변화 없이 9.15%(348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매출원가는 크게 줄었다. 아세아제지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는 2938억원으로 매출원가율은 77.22%다. 아세아제지는 통상 80% 후반대의 매출원가율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매출원가율 89.73%와 비교해서는 무려 12.51%포인트 하락했다.
아세아제지는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13.63%) 달성에 성공했다.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이다. 2016년 3.87%, 2017년 0.74%와 비교했을 때 가파른 성장세다. 순이익도 411억원으로 지난 5년간 벌어들인 순이익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올해 반년 만에 벌었다.
흐름을 탄 아세아제지의 기세는 큰 외부 환경의 변화가 없는 이상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아세아제지는 중국이 자국 환경 규제에 따라 폐지 수입을 금지한 것에 큰 덕을 봤다"며 "중국 규제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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