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 日 콘텐츠 만큼 중요한 키워드 '신뢰도'" [도쿄게임쇼 2018]모바일 투자 3년만에 성과 가시화…철저한 현지화 작업 필수 조건
도쿄(일본)=정유현 기자공개 2018-09-27 07:30:00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1일 1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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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게임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유저들에게 신뢰도를 얻는것이 중요합니다."
21일 '도쿄게임쇼2018'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 현장에서 만난 김기한 넥슨 모바일 사업 본부장은 일본 게임 시장 공략의 키워드로 '신뢰도'를 꼽았다.
일본의 IT 시장은 특유의 폐쇄성으로 해외 기업에게는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게임 뿐 아니라 IT 산업 자체가 지나치게 내수 시장에 집중하고 자신만의 표준을 고집하며 잘라파고스(재팬+갈라파고스)라고 평가받았다. 국내 업체들은 장벽 높은 일본 시장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일본 시장은 한국과 가장 성향이 비슷하면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라도 일본에서의 성공이 중요하다.
2000년대 초반 네이버 등 국내 대표 IT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실패의 고배를 마신 이유도 비슷한 이유다. 넥슨도 그동안 많은 모바일 게임을 일본에서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둔 적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출시한 '오버히트' 등이 현지 앱 마켓 상위권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 본부장은 "게임 시장을 살펴 보면 일본 회사인지 해외 업체인지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며 "유저들은 회사가 신뢰도가 있는지, 정직한지, 믿을만 한 업체인지 등을 더욱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해외 업체라는 이유 때문에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넥슨의 경우 일본 유저들에게 해외 업체라는 인식이 있지만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PC온라인 게임을 10년 이상 서비스하며 중견 이상의 큰 회사라는 이미지, 안정성이 있는 업체라는 믿음이 어느 정도 쌓이며 최근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중소 개발사의 경우 단독으로 진출하기보다는 신뢰도 있는 퍼블리셔와 협업을 통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PC온라인 강자였던 넥슨은 2015년부터 모바일로 눈을 돌렸다. 일본 PC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반면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2012년 인수한 모바일 개발 자회사 글룹스와 일본에서 다양한 게임을 흥행 시키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
그는 "2015년 부터 모바일에 투자를 시작해 일본에 20개가 넘는 게임을 출시했다"며 "그동안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노하우를 쌓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 성공작품을 배출 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넥슨의 강점으로 '경험'을 제시했다. 10년 넘게 일본에서 PC 게임 서비스를 하면서 노하우를 쌓은 인재들이 모바일 사업에도 사업 경험 DNA를 인식시킨 것이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며 게임성을 인정받은 게임을 일본 유저의 취향에 맞게 현지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데 PC 시절부터 해왔던 경험이 있는게 타사대비 넥슨의 강점이다"고 강조했다.
일본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00위 권에 랭크된 업체를 분석해보면 2015년에는 해외 업체가15개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20개~30개 수준이다. 과거보다 해외 업체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 게임의 영향력이 크다. 넥슨은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연령층 별로 타겟을 나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넥슨은 해외 문화에 거부감이 없는 10~20대 위주의 트렌드 세터를 공략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기에 공략해 이들이 30~40대가 되면 신뢰도는 더 높아지는데 이같은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는 것도 현지화 작업이 필수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재차 강조한 김 본부장은 "일본 유저의 성향을 알아야 하는데 게임을 즐기는 시간대나, 결제에 대한 성향도 파악을 해야한다"며 "한국은 갓차(뽑기게임)에 거부감이 있고 고액 결제에 대한 부담이 없지만 일본은 반대다. 이런 성향을 파악해 과금 모델을 수정하고 일본 유저들에게 친근한 성우나, 그래픽 등을 현지화 시키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넥슨의 일본 모바일 사업에서의 중요한 과제로 '자체 IP' 활용을 꼽았다. 그는 "당장의 과제는 성공 타이틀을 늘려서 PC시장에서의 인지도 만큼 모바일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넥슨의 인기 IP를 모바일에 활용을 못하고 있지만 이 IP를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잡았다. 향후 일본 개발사와 파트너십을 맺어서 퍼블리싱 성공 사례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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