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후보 텐센트…글로벌 게임 산업 이미 장악 [NXC 매각]국내 넷마블·카카오·크래프톤 등 투자…글로벌 라이엇게임즈·에픽게임즈·슈퍼셀 등 최대주주
정유현 기자공개 2019-01-04 08:12:17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3일 1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정주 대표가 넥슨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NXC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인수 유력 후보로 중국의 텐센트가 거론된다. NXC가 보유하고 있는 넥슨 재팬 (47.1%)의 지분 가치 약 6조원을 포함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매각가는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텐센트가 한국 뿐 아니라 미국 IT 기업 인수에 활발히 나서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왕성한 M&A식욕을 보유하고 있고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만큼 유력한 인수자로 떠오르고 있다.
◇ 넷마블·카카오·크래프톤 주요 주주로 등극…최대주주 지위 확보 업체 없어
지금은 글로벌 게임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텐센트는 불과 10년전만해도 넥슨·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업체의 게임을 수입해 유통하던 을(乙)기업 중 하나였다. 중국 내 게임 유통에 영향력은 있었지만 개발 능력은 떨어졌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눈치를 살피는 중국 기업 중 하나였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 서비스하며 돈을 벌었고 해외 유명 게임사를 사들이기 시작하며 텐센트의 위상이 점차 높아졌다. 중국에서는 외국 기업이 독자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기 때문에 텐센트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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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가 본격적으로 국내 IT업체에 지분을 투자하며 영향력을 확대한 것은 2012년 부터다. 앞서 2010년 넥스트플레이, 레드덕, 탑픽 등의 개발사에 투자했지만 주목을 받은 것은 이때부터인 것으로 파악된다.
2012년 텐센트는 MAXIMO PTE. LTD를 통해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가 발행한 전환우선주에 투자했다. 당시 텐센트와 위메이드를 상대로 발행한 전환우선주는 주당 2만원에 발행됐다. 텐센트는 720억원을 투자했고 13.8%의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카카오는 53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텐센트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6.7%다.
2014년 국내 게임사 넷마블에도 투자하며 주목을 받았다. 2014년 옛 CJE&M에서 물적 분할한 게임 사업 부문(넷마블)에 텐센트가 당시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CJE&M은 넷마블 물적 분할 후 CJ게임즈와 통합시켰고 현재 넷마블이 탄생했다. 텐센트는 HAN RIVER INVESTMENT LTD를 통해 넷마블에 53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당시 신주 발행가격(주당 708만 원)을 감안하면 텐센트가 투자 집행시 산정한 넷마블의 기업가치(EV)는 1조 4159억원 수준이었다. 기업 공개 영향등에 따라 현재 지분율은 17.66%로 방준혁 의장, CJ ENM에 이어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2014년에 네시삼십삼분, 파티게임즈 등의 모바일 업체에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펍지의 모회사인 크래프톤에도 5000억~6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자회사 'IMAGE FRAME INVESTMENT (HK) LIMITED'를 통해 텐센트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크래프톤 지분 11.46%를 보유하고 있다. 또 카카오의 게임 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진행한 프리 IPO에 참여해 Aceville PTE 자회사를 통해 50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주요 게임 업체에 투자하며 전략적 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
◇라이엇게임즈·에픽게임즈·슈퍼셀도 텐센트가 대주주
국내 업체는 지분 투자로 주요 주주 역할만 담당하지만 라이엇게임즈, 슈퍼셀 등의 주요 글로벌 게임사는 최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텐센트는 2009년 라이엇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8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22%를 확보했고 2011년 추가로 2억달러 가량을 투입해 지분 92.78%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2015년 나머지 지분까지 모두 매입하며 라이엇게임즈를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2016년에는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 슈퍼셀을 86억 달러(약 9조원 대)에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텐센트는 슈퍼셀 인수를 위해 투자사를 끌어들여 투자 컨소시엄(펀드)을 구성했으며 이 컨소시엄이 소프트뱅크 지분을 포함해 슈퍼셀 지분 총 84.3%를 인수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즈도 텐센트가 최대주주다. 2013년 에픽게임즈의 지분 40%를 약 3600억원 수준에 인수했다.
만약 텐센트가 NXC지분 인수에 뛰어든다면 슈퍼셀에 이은 조단위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큰 만큼 슈퍼셀 인수 거래처럼 투자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텐센트가 중국 내에서 게임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10조원의 빅딜을 성사하기에는 시기상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넥슨의 주요 매출이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던전앤파이터'에서 나오는 만큼 계약이 갱신된 상황에서 크게 매력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텐센트가 국내 IT 주요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며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거래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텐센트가 국내 업체에 지분 투자 외에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곳이 없다"며 "국내 업체가 사실상 인수에 나서기 힘든 상황에서 만약에 NXC인수에 나선다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텐센트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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