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주체' 시비 가리기, 처음 아니다 [후행 물류비 제재 논란]⑧2013년 유통 표준거래계약서 개정 시도 '무산'…늦장 제재도 문제
정미형 기자공개 2019-01-24 11:00:57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3일 15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른바 '후행 물류비'를 둘러싸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늑장 대응이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롯데마트가 후행 물류비를 납품업체에 부담시킨 혐의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번 문제가 처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롯데마트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요지의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롯데마트는 물류센터에서 전국 지점까지 소요되는 물류비용(후행 물류비)을 4년간 316개 납품업체에 떠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후행 물류비를 해당 유통업체가 부담하도록 유통 분야 표준거래계약서 개정을 추진한 바 있다. 이 표준거래계약서에 따르면 납품업체가 물류센터까지 상품을 보내는 ‘선행 물류비'는 납품업체가, 물류센터에서 매장까지의 ‘후행 물류비'는 유통업체가 각각 나눠 내야 한다.
당시 공정위는 후행 물류비를 납품업자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대규모 유통업체가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이용한 부당 거래 행태라고 보고 이를 규제하고자 했다. 이는 개정안이 추진되던 2013년에도 물류비용을 사실상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납품업체들이 전액 부담해왔음을 시사한다. 당시 개정안은 유통업체의 반발과 관련 부처 협의 실패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관련된 논의는 계속됐다. 2014년에는 사단법인 한국유통법학회가 물류비 부담 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학술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발제자로 나선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납품 장소를 물류센터로 약정하지 않은 이상 상품 납품에 소용되는 비용은 납품업자가 부담하는 게 민법에 부합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에 당시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물류센터에 입고된 물건의 소유권을 따졌을 때 물류비용을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맞받아치며 쉽사리 결론을 짓지 못했다.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도 변변치 않다. 물류비용 부담과 관련된 논의를 찾아보기 쉽지 않은 탓이다.
2016년 김천수 당시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쓴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경우 물류비 부담 주체에 관한 새로운 법적 접근' 논문을 보면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외국에서도 활성화돼 있다"며 "이는 유통업자나 제조업자가 자신의 물류 효율화를 위한 것으로 인식하지 어느 한쪽이 부당한 이익을 얻고자 하는 거래라는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거래에 대해선 당사자들이 계약으로 정할 문제지 법이 관여할 문제라는 인식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공정위가 '물류비 떠넘기기' 관행을 인지하고도 이제야 문제 삼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처음 인식한 문제가 아닌 상황에서 롯데마트에 과징금을 얼마나 부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과징금 폭탄을 부과하기엔 공정위도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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