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VC 도약 원년 만든다" [대형벤처펀드 주무르는 빅맨]①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SEA-CHINA펀드 마중물 활용"
박창현 기자공개 2019-01-30 07:57:23
[편집자주]
벤처펀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정책자금과 민간LP 확대가 맞물리면서 벤처펀드 대형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만 1000억원대 매머드급 벤처펀드가 12개나 쏟아졌다. 대형화 펀드 홍수 속에 각 운용사별도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더벨은 대형화 벤처펀드 성공 열쇠를 쥐고 있는 대표펀드매니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유동성공급자(LP)들을 줄세우는 벤처캐피탈이 되겠다." 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사진)는 지난해 '2018 한국 벤처캐피탈 대상' 시상식에서 도발적인 수상 소감으로 좌중의 이목을 끌었다. 일년이 시간이 흐른 지금, 글로벌 VC의 꿈은 청사진을 넘어 이제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 중심에 바로 해외투자 전문 'SEA-CHINA펀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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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전은 이제부터다. 백 대표는 "국내 시장만 가지고는 절대 성장할 수 없다"며 "투자 포트폴리오 확대와 헷지 차원에서라도 해외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SEA-CHINA펀드는 한투파의 해외 투자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물이다.
백 대표는 "해외 투자를 위한 마중물"이란 표현을 썼다. SEA-CHINA펀드는 '펀드 오브 펀드'다. 말그대로 해외 VC 펀드 조성 과정에서 재원을 직접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한투파 해외투자의 실탄 저장소인 셈이다.
한투파가 해당 펀드를 만든 배경은 국내 VC들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현행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라 창업투자조합은 납입 자본의 40% 한도 내에서 해외 투자를 해야 한다. 수 년전부터 활발하게 해외 투자에 나선 한투파는 규제 위반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묘수로 짜낸 게 펀드 오브 펀드다. 재간접 펀드 약정액은 국내 투자로 잡히기 때문이다.
마냥 현실을 탓할 수 없었다. 총알을 마련한 만큼 해외 투자에 더욱 속도를 붙였다. 실제 이미 SEA-CHINA펀드를 활용해 역외펀드를 하나 둘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조성한 '광저우펀드'가 대표적이다. 광저우펀드 규모는 1700억원이며, 광저우시와 산하 투자기관들이 40%의 투자금을 책임졌다.
10년에 걸친 해외 투자 도전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008년 해외 투자 첫발을 내딛은 한투파는 이후 매년 규모를 늘려나갔다. 2015년 연간 투자액이 1000억원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1300억원을 투자했다. 해외 운용 펀드가 광저우펀드를 포함해 6곳에 달하며, 결성금액이 4741억원을 찍었다.
트렉레코드 또한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2015년 호주 바이오업체 'Elastagen'에 투입한 43억원은 3년 뒤 164억원으로 돌아왔다. 중국 모바일게임 개발업체 'Wanka Online' 투자도 성공적이다. 2014년 79억원을 주고 한 투자 지분은 작년 12월 홍콩주식 시장 상장으로 그 가치가 500억원 대로 치솟았다.
백 대표는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펀드 조성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하지만 여러 해외 투자를 통해 구축한 트렉레코드와 SEA-CHINA펀드의 풍부한 재원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한 때는 꿈만 같았던 대형 해외 VC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투파는 먼저 결정된 '광저우펀드'를 활용해 중국내 기술력이 뛰어난 바이오, ICT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또 멀티 클로징을 통해 곳간 규모 역시 더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백 대표는 광저우펀드를 시작이라고 칭했다. 올해 추가 펀드 결성이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물론 SEA-CHINA펀드가 자금줄 역할을 맡는다. 백 대표는 "중국 심천과 쓰촨성 성도 등에서도 올해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중국은 물론 인도와 동남아 등 아시아 연계 투자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확대에 발맞춰 해외 거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투파는 현재 중국 사무소에 19명의 심사역과 지원부서 인력을 두고 있다. 하지만 운용 펀드 수가 늘어남에 따라 올해 관련 인력을 최대 3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네트워크 확대와 딜 소싱, 사후관리 지원, 직원 관리 등을 고려할 때 현지 인력 채용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인도, 베트남 등도 차기 거점 후보지들이다.
백 대표는 이제 '다음'을 생각하고 있다. 광저우펀드의 첫 투자 타깃을 검토하고, 2호 해외 펀드를 구상하고 있다. 중국 다음 해외 거점을 고민하고 VC 투자를 넘어 사모펀드투자(PEF) 전략을 짜내고 있다. 그렇게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글로벌 VC'라는 목적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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