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거시지표 못따라가는 외생변수 관리 능력 [Company Watch]'유가·환율' 악재, 리스크 헤지 못해…'매출 뛴' 4분기 '수익성' 집중 악화
고설봉 기자공개 2019-01-31 08:21:06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0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매출처를 다변화 하며 성과를 냈다. 장거리 노선 위주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하지만 '두 토끼'를 다 잡지는 못했다. 지난해 수익성은 최근 5년 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원가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 규모가 대거 줄었고, 환율 이슈로 인한 영업외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대외 변수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지만 유독 4분기에 대규모 손실이 몰리면서 대한항공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된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유가와 환율 상승은 오히려 제한적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수익성 악화가 이어진 만큼 경영진의 위기관리 능력에 헛점이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지난해 대한항공은 매출 12조6512억원, 영업이익 6924억원, 순손실 80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7년 대비 매출은 7.19% 늘었다. 다만 수익 지표는 일제히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7.59%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2.63% 포인트 하락했다. 손익은 적자전환 했다.
매출을 견인한 것은 여객사업이다. 지난해 여객사업 매출은 7조7375억원으로 2017년 대비 9.8% 늘었다. 국내·외 여행수요 증가와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 본격 시행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풀이된다. 또 인천공항 제2터미널 이전에 따른 고객 편의 증대 등도 대한항공의 매출을 불린 한 요인으로 보인다.
화물사업도 순항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매출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화물사업 매출은 3조122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대비 7% 증가했다. 반도체, 신선식품 등 항공운송품목의 다변화와 공급 조절에 따른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 등이 잘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매출 증가가 수익성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에 시달렸다. 연중 꾸준히 이어진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졌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연간 유류비 증가로 2017년 대비 6779억원의 매출원가를 더 지출했다. 또 환율 상승으로 인해 외화환산차손실도 3636억원 발생했다.
|
하지만 대한항공이 지난해 전 분기에 걸쳐 맥을 못 춘 것은 아니다. 지난해 1분기 대한항공은 매출 3조를 넘기며 순조롭게 출항했다. 영업이익률은 5.86%를 기록했고, 부담스러운 환율과 유가 영향에도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통적 비수기인 2분기에도 선방했다. 매출은 꾸준히 3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도 824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이 발생했지만 환차손 영향이 컸던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개선의 여지가 있었다.
지난해 3분기 분위기를 크게 반전 시키는 데 성공했다. 매출은 3조4097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더불어 영업이익은 3928억원을 기록, 영업이익률 11.52%를 달성했다. 순이익은 267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가 문제였다. 4분기는 전통적으로 10월 징검다리 연휴, 연말 및 크리스마스 연휴 등으로 이어지는 성수기로 꼽힌다. 이에 따라 항공 수요도 늘어나고, 그만큼 여객사업을 벌이기도 좋다. 그러나 유가와 환율 상승의 이중고로 수익성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4분기 대한항공은 2017년 4분기 대비 1700억원 가량 유류비 지출을 늘렸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가 높아졌다. 더불어 환율 상승도 겹치며 외화환산차손실이 대거 발생하며 순손실을 기록했다.
|
다만 유가와 환율 상승은 꾸준히 대한항공을 괴롭히던 문제였다. 유독 지난해 4분기에 유가와 환율이 반짝 상승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환율은 지난해 6월 초를 기점으로 1140원 안팎으로 급등했다. 이후 4분기가 시작된 10월 26일 최고치를 찍은 뒤 연말로 갈수록 오히려 안정화 됐다
국제 항공유가는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한때 1배럴(bbl)당 10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율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0월부터 항공유가는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했다. 올해 초 국제 항공유가가 1배럴당 71.76달러를 기록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며 "그러나 장거리 노선 다변화와 조인트밴처의 순항으로 지속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