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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의 주주 달래기?…'주당 350원 배당' 순익 급감에도 작년 수준 유지, SC펀드 협상·주총 대비 관측

박창현 기자공개 2019-02-18 10:10:43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5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된 경남 주류업체 무학이 올해 현금 배당액을 공표했다. 작년과 동일한 주당 350원으로, 최근 행동주의 펀드 측이 요구한 수준도 충족하고 있다.

주류시장 경쟁 심화와 금융투자 리스크 확대로 인해 이익 규모가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 친화 배당 기조에 힘을 실은 양상이다. 행동주의 펀드 측과의 중장기 협상과 올해 주주총회 감사 선임 표대결을 대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학은 지난 달 말 미국계 헤지펀드인 'SC펀더멘털' 측으로부터 감사 신규 선임과 배당금 인상안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받았다. 최근 무학은 배당금 인상안에 대한 답을 내놨다. 무학은 올해 주당 현금 배당금을 350원을 결정했다. 현금 배당 총액은 98억원 수준이다. 이는 작년 배당금과 똑같은 금액이다.

무학

표면상 동결이지만 무학 실적을 고려하면 사실상 인상 결정이라는 평가다. 작년 배당 책정의 기준인 2017년에 무학은 515억원의 순이익을 벌었고 이 가운데 98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19.15%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소주 시장 경쟁 심화와 투자 수익 하락 여파로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인 소주 사업의 경우, 75%가 넘었던 부산지역 시장 점유율이 경쟁사 대선주조 공세에 밀려 50%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수도권 진출에 따른 판촉 활동 확대로 비용 부담은 커졌다.

여기에 쏠쏠한 가외수익을 안겨줬던 주식연계증권(ELS) 투자가 고꾸라진 점도 악재가 됐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300억원, 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안겨졌던 금융 투자는 올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장 무학은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순이익 규모가 56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직전해 같은 기간 578억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무학이 작년과 동일한 배당 정책을 고수한 것은 올해 주총 감사 표 대결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SC펀더멘털은 무학 측에 감사 추가 선임을 제안한 상태다.

따라서 다음달 주총에서 SC펀더멘털 추천 인사를 감사로 선임할지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가 예상된다. '3%룰'에 따라 지배주주도 감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SC펀더멘탈이 감사 선임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 때문이다. 팽팽한 표 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호 주주 확보를 위해 이익 급감에도 작년 수준의 배당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주당 350원 배당'이 SC펀더멘탈 주주제안 배당 금액과 동일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무학 측이 SC펀더멘탈의 주주제안을 수용해 배당 결정을 내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SC펀더멘탈의 과거 투자 사례를 고려할 때 긴 투자 호흡을 속에서 지속적으로 경영 참여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학 역시 이 점을 감안해 강공보다는 수용적 대응 전략을 마련한 모양새다. 대립 양상으로 이어질 경우, 전체적인 주가 추이에도 약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학 또한 행동주의 펀드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이번 배당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주주제안 요구를 수용하고 최대한 주주 친화 정책에 부합하고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무학 관계자는 "단순 실적만 놓고보면 작년 수준의 배당을 하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주주들의 주주 친화 정책 요구를 받아들여 배당금을 작년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절대적인 배당금액 역시 적지 않은 수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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