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찾은 UAE 왕세제…글로벌파운드리 매각논의? UAE ATIC이 글로벌파운드리 최대주주…시너지 효과는 의견 분분
이정완 기자공개 2019-02-26 18:04:46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6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보름만에 다시 만났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ATIC이 세계 3위 파운드리업체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의 최대주주인만큼 두 사람의 만남을 삼성전자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와 연관 짓는 시선이 많다. 다만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의 시너지를 낮게 점치고 있다.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방한한 UAE 모하메드 왕세제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 삼성전자는 "모하메드 왕세제가 삼성전자 5G·반도체 전시관과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경영진으로부터 5G·반도체 산업현황과 삼성의 미래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을 ATIC의 글로벌파운드리 매각과 연관 짓는다. 이 부회장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지난 11일 UAE 아부다비에서 만났을 때부터 글로벌파운드리 매각과 관련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UAE 국영기업 ATIC은 글로벌 파운드리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파운드리에 14나노(nm)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을 제휴 방식으로 제공하는 등 양사가 갖춘 협력 관계도 삼성전자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시장조사업체 IBS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해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8.4%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는 대만 TSMC(50.8%)이고, 2위는 삼성전자(14.9%)다. 4위는 대만의 UMC(7.5%)다.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가 하나로 합쳐지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약 23%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2위권 경쟁에서 우세를 점할 수 있는 수치다.
글로벌파운드리가 미국 AMD 등을 오랜 기간 동안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인수를 고려하게 만드는 점이다.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생산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특성상 대형 거래선 확보가 중요하다.
2015년 외신에서 글로벌파운드리 매각설이 나왔을 당시 회사의 예상 매각가는 150억~200억 달러 수준이었다. 우리 돈으로 16조원에서 22조원 사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180조 투자 계획을 공개하며 이중 20조원 가량을 신성장 사업 육성을 위한 M&A에 사용한다고 했던 만큼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보유량도 104조원에 달한다.
다만 삼성전자가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해서 얻는 실익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해 8월 7나노와 그 이후 공정개발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관련 연구인력도 5% 감축하고 기존 보유 기술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달 말 싱가포르에 위치한 200㎜ 팹을 대만 뱅가드인터내셔널세미컨덕터(VIS)에 매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거래선은 높은 수준의 기술만 보장되면 확보할 수 있는데 미세공정 측면에서 글로벌파운드리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삼성전자로선 설비가 부족해 시장점유율이 낮은 것도 아니기에 글로벌파운드리 생산라인 확보 등도 불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에서도 기술력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었던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8'에서 올해 7나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가동을 시작하고 2020년까지 3나노 공정까지 도입할 것이란 목표를 소개했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 되면 생산성과 성능도 덩달아 개선된다. 삼성전자는 7나노 EUV 공정을 바탕으로 최근 IBM, 퀄컴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과 모하메드 왕세제의 면담에는 핫자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집행이사회 부의장, 술탄 알 만수리 UAE 경제부장관, 수하일 모하메드 알 마즈루이 UAE 에너지부장관,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UAE 국무부장관,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행정청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이 배석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5G 이동통신과 반도체,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UAE 기업들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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