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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브랜드 엘칸토, 증시 상장 노크 주관사에 DB금융투자…FI 1년여만에 엑시트 채비

김혜란 기자공개 2019-03-20 08:22:18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9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증권PE와 케이프투자증권PE의 포트폴리오 기업인 제화 브랜드 엘칸토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통로를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엘칸토는 DB금융투자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IPO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엘칸토의 최대주주는 지분 89%를 보유한 SK증권PE와 케이프증권PE다. 두 공동 운용사(Co-GP)는 지난 2017년 8월 이랜드월드로부터 엘칸토 지분 89%를 405억원에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11%는 나우IB캐피탈이 가지고 있다.

이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엘칸토의 성장세에 힘입어 인수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IPO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금강제화와 탠디, 소다 모두 매출액이 3년 연속 하향세를 나타냈지만, 엘칸토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엘칸토의 2018년 말 기준 매출액은 95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PEF 운용사들의 인수 시점보다 5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엘칸토가 IPO에 나서는 건 가방과 지갑 등 잡화 사업 투자를 늘리기 위해 자금을 확충하려는 목적도 있다. 엘칸토는 주력 제품인 구두 외에 피혁·잡화 사업 부문도 키울 계획이다.

1957년 설립된 엘칸토는 구두와 가방, 지갑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한때 금강제화와 에스콰이아와 함께 국내 제화업계 '빅3'로 꼽혔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경영난에 직면했다. 1999년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부도를 맞았다.

위기에 빠진 엘칸토를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은 건 이랜드다. 이랜드그룹은 2011년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밟고 있던 엘칸토를 약 90억원에 인수했다. 이랜드는 엘칸토 인수 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단행했고, 인수한 지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품질은 유지하되 가격대를 낮춰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브랜드로 새롭게 포지셔닝하고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재무 상황이 악화되면서 결국 이랜드그룹은 SK증권-케이프증권PE 컨소시엄에 엘칸토를 매각했다. 엘칸토를 인수한 FI들은 보상 체계를 개선하고 경영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쳤고, 회사의 성장 속도는 더욱 가팔라졌다.

SK증권과 케이프증권PE 컨소시엄은 엘칸토가 증시 입성에 성공하면 구주 일부를 엑시트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전 프리 IPO(Pre-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유치해 사업 확대를 도모하거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제3자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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