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 정몽규 회장 등기임원 겸직 어떻길래 [이사회 분석]국민연금, HDC아이콘트롤스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이의'
김경태 기자공개 2019-03-27 18:13:57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6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은 주요 경영진의 등기임원 겸직이 활발히 이뤄지는 곳이다. 특히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총 6곳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룹 주력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는 적을 두고 있지 않지만, 지주사를 비롯한 다수의 계열사에서 이사다.이런 정 회장의 등기임원 겸직은 국민연금이 정기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이의 제기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이 안건이 무리 없이 통과될 정도로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 HDC 비롯 6곳에서 등기임원
HDC그룹 경영진 중 2곳 이상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인물은 정 회장과 유병규 부사장, 김홍일 상무 3명이다. 정 회장 외에 전문경영인인 2명은 각각 2곳, 6곳에서 등기임원을 겸하고 있다.
우선 유병규 부사장은 작년 3월 지주사 전환 작업을 앞두고 영입한 임원이다. 그는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등을 지냈고,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장을 역임한 후 HDC그룹에 합류했다. 현재 HDC와 부동산일일사(114)에서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김홍일 상무는 현대산업개발에서 경영기획팀장, HR팀장, 경영혁신실장 등을 지냈다. 현재 지주사 HDC에서 경영기획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미등기임원이다. 이 외 등기임원으로 있는 곳은 △HDC자산운용 △HDC스포츠 △HDC신라면세점 △HDC아이앤콘스 △HDC현대피씨이(PCE) △서울·춘천고속도로다. 이 중 HDC자산운용은 대표이사, 서울·춘천고속도로에서는 비상근 기타비상무이사다. 나머지는 감사다.
정 회장은 총 6곳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이다. HDC의 대표이사다. 또 △HDC아이콘트롤스 △엠엔큐투자파트너스 △호텔HDC △HDC현대EP △HDC아이앤콘스의 사내이사를 겸직하면서 경영 전반을 챙기고 있다.
정 회장은 겸직 중인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으로서 보수를 받았다. 등기임원 보수 현황이 공개된 곳은 상장사 3곳이다. 우선 HDC의 작년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은 보수지급 금액이 5억원 이상인 임원에 포함돼 세부 금액이 공개됐는데, 13억800만원을 수령했다.
HDC아이콘트롤스와 HDC현대EP의 경우 정 회장의 금액이 따로 공개돼지 않았다. 다만 등기이사의 평균 보수액은 기재했다. HDC아이콘트롤스는 2억600만원, HDC현대EP는 3억1400만원이다.
|
◇국민연금, 정 회장 이사 선임 반대 '미풍' 그칠 듯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달 29일 열릴 HDC아이콘트롤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정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내용이 담긴 '제3-1호 의안'을 반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내주식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 30조에 의거해 "과다겸임에 따른 충실의무 수행이 우려돼 반대"한다고 밝혔다.
HDC아이콘트롤스는 1999년 설립된 곳으로 HDC그룹에서 전문건설업을 하는 법인이다. 기계설비공사업 등을 한다. 정 회장은 설립 초기부터 사내이사로 있었다. 2015년 사임한 뒤 약 8개월간 기타비상무이사로 있다가 2016년 3월 말에 다시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그 후 3년의 임기가 지나 이번에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게 됐다.
국민연금은 정 회장의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이 과도하다고 보고 과거부터 문제를 제기해왔다. 작년 정기주총 시즌이던 3월 현대산업개발의 주총에 올라온 안건 대부분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당시에도 정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만 반대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안건은 통과됐고, 정 회장은 새로운 임기를 지속할 수 있었다. 올해에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HDC아이콘트롤스의 지분 13.02%로 3대 주주이지만, 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의 지분 58%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 선임 안건은 출석 주주의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반대가 큰 영향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연금은 HDC아이콘트롤스의 주총 의안 중 정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에 찬성하기로 했다. HDC아이콘트롤스는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정관을 일부 수정한다. 또 보통주 1주당 350원, 총 57억6100만원의 배당도 최종 결정한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네온테크, 포천시와 국방무인기 산업발전 협력
- 회사채 만기도래 한화솔루션, 이자부담 확대
- 상장 재수생, 내년 합격통지서 받을수 있을까
- [CEO 성과평가]취임 1년차 유안타증권 뤄즈펑 대표, 아쉬운 성적표
- 포스코 회사채 최대 1조 발행, 시장 분위기 반전 이끌까
- 등급전망 '부정적' 상상인증권, 자금조달 적신호
- 삼성증권 임원인사, CF1본부 이세준 체제로 '전환'
- [Adieu 2024]랩·신탁 사태 후 확장세 '주춤'…자산배분형 추천 여전
- [Adieu 2024]베어링고배당 '굳건', VIP가치투자 '신흥강자'로
- [Adieu 2024]국내 주식형 외면 'ETF 대세 지속'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칩워(Chip War)는 끝나지 않았다
- [LG전자 인도법인 IPO]'화려한 복귀' 송대현 의장 "상장 시점 내년 상반기 목표"
- [2024 이사회 평가]자화전자, 구성·견제기능 '부진' 3점 항목 '전무'
- [2024 이사회 평가]대한전선, '절반의 선전' 속 참여도 두각
- [LG전자 인도법인 IPO]'올드보이' 송대현, 이사회 의장 선임 '화려한 복귀'
- [LG전자 인도법인 IPO]'구주매출 중심' 모기업 실탄 마련 집중, 사용처에 쏠린 눈
- 한미반도체, 곽동신 회장 체제 '고객·라인업 확장' 집중
- 삼성, 3대 미니 컨트롤타워 '안정·중용' 기조 뚜렷
-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미사단 굴기 속 'M&A 주도' 수성
- 구본욱의 LK삼양, 단계적 지분구조 개선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