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 다케다에 4500억 기술이전 비결은 [thebell interview]채제욱 BD총괄 전무, "4년간 ADC 기술 우수성 확실히 입증해"
서은내 기자공개 2019-04-22 08:16:1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9일 14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DC(항체-약물접합) 기술 전문 개발업체로 잘 알려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가 지난달 글로벌 제약사와 대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다케다제약의 미국 자회사 밀레니엄 파마슈티컬에 레고켐의 ADC 플랫폼 기술을 넘겼다. 선급금 포함 마일스톤 계약 규모가 총 4500억원에 달한다.이번 딜은 총 계약 규모 면에서 뿐만 아니라 레고켐의 사업영역을 면역항암 분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레고켐은 추가 딜 성사 가능성도 높아졌다.
채제욱 레고켐 사업개발총괄 전무(49)는 19일 '바이오코리아 2019' 행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번 계약의 성사 비결을 "레고켐 기술의 우수성이 다케다 쪽에서 직접 수차례 확인, 재현됐으며 마침 그 기술이 다케다가 찾아오던 핵심에 꼭 맞아떨어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제욱 전무는 레고켐의 기술계약 진행을 담당하며 실제 협상 최전선에서 역할 중인 BD 전문가다. 이번 다케다 딜 역시 첫 미팅부터 막판 딜 성사시점까지 실무를 도맡았다.
계약 과정이 수월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딜이 성사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다. 실질적인 협상 기간은 2년. 첫 미팅 시점부터 따지면 4년이 걸린 프로젝트다. 그동안 상대의 니즈를 뚜렷이 파악했고 상대도 레고켐의 기술을 제대로 검증하며 신뢰를 쌓았다.
채 전무는 "2015년 일본 사업개발 투어때 일본 제약사 연구진들 앞에서 레고켐의 ADC 기술을 설명했다"며 "타이밍 좋게도 밀레니엄파마슈티컬 관계자가 와있었고 채 전무에게 보스턴에서 재 발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케다제약 일본 본사는 항체 개발에 관여하지 않고 미국 보스톤에 위치한 100% 자회사 밀레니엄파마슈티컬이 관련 연구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초기 추진한 프로젝트가 드롭되기도 했다. 다케다가 원했던 ADC 접목 포인트를 임상으로 끌고가기에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주제를 전환했고 기술수출까지 골인했다. 채 전무는 "초기 프로젝트로는 본계약을 맺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다케다는 레고켐의 기술적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채 전무는 협상 과정에서 상대의 니즈를 파악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채 전무는 "협상 때에 제시하는 가격이 높다고 해서 딜이 깨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우리 회사의 기술에 대해 상대방의 확실한 니즈가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채 전무는 기술거래 시에 딜 사이즈나 계약금 규모 같은 재무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그 밖에 이점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케다 딜의 경우도 사실 당장 들어오는 선급금 및 단기마일스톤은 725만달러(82억원)로 총 계약규모의 2% 밖에 되지 않는다. 치료제로 개발되기 까지 아직 단계가 많이 남은 탓도 있다.
채 전무는 "다케다의 항체 물질과 레고켐의 ADC 기술을 접목한 약물을 만들고 이것이 면역관문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암을 치료하는 것이 이번 기술거래의 핵심"이라며 "면역 항암이란 새 분야로 ADC기술을 확장하게 된 것이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레고켐은 글로벌 업체들과 거래하기 위한 발판으로 해외 지역별로 빅파마 임원진 출신의 에이전트 조직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 지역에는 탐 버거 메드씨아이(MedCI) 파트너, 중국은 씨아이 팍 제니스팜 사장, 미국은 헤미 창(Hemmie Chang) 폴리호그(Foley Hoag) 그룹장 등으로 구성돼있다. 에이전트들을 통해 빅파마들이 도입을 위해 찾고 있는 물질에 대해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구체적인 R&D 스테이지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채 전무는 하버드대 박사 후 연구위원, 앨라일람 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 연구위원 등을 거쳤으며 2010년 국내 바이오벤처 바이오니아 팀장, 신약개발센터 연구소장을 역임하고 2015년 레고켐으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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