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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잉크로 시작, 2위 오른 노루페인트…정체기 맞다 [페인트업 리포트]①삼화페인트 제치고 KCC 추격…재무구조 개선 '고무적', 수익성 악화 '난관'

박기수 기자공개 2019-05-31 09:41:00

[편집자주]

페인트업은 건설·조선·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업황과 궤를 함께 한다. 중·대형 5개 업체가 과점 체제를 이루고 있는 페인트 업계는 최근 전방 산업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업체마다의 고민도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해결 과제도 가지각색이다. 평소 재계에서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하는 페인트업계의 이모저모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0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노루페인트의 시초는 '대한오브세트잉크'였다. 인쇄잉크로 사업을 시작한 페인트 업체라는 점이 드러난다. 노루페인트는 이후 건축 도료와 공업 도료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고, 현재 자회사 '노루코일코팅'을 통해 자동차 강판용 도료도 생산하고 있다.

◇외부 환경 탓 수익성 정체…점유율은 상승

페인트 업체들의 실적은 전방 산업의 흥망과 궤를 함께한다. 대부분 산업의 중간재 형태로 쓰인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선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부진했던 지난 몇 년 동안 페인트 역시 수요가 위축되며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노루페인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5~2016년 영업이익률 6% 중반대를 기록하던 노루페인트는 작년 영업이익률로 3.7%만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노루페인트는 연결 기준 매출 1394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2.8%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노루페인트 성장 정체
(단위:억원)

그럼에도 노루페인트는 노루그룹의 핵심으로 그룹 내 절대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노루그룹은 노루페인트 말고도 노루케미칼, 노루오토코팅, 노루비케미칼, 세다, 더기반 등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세계 각지에 해외 자회사들도 있다. 이 모든 계열사의 매출을 합쳐도 노루페인트 한 곳 매출의 절반도 안 된다. 작년 노루홀딩스의 연결 기준 매출은 8360억원이다. 이중 노루페인트의 비중은 6147억원으로 비중은 73.5%에 달한다.

노루페인트의 수익성이 그룹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비우호적 외부 환경이 그룹 차원의 수익성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고무적인 점도 있다. 불황 속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페인트 시장은 KCC와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와 조광페인트 등 4~5곳의 중대형 업체들이 과점 체제를 이루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부동의 1위' KCC에 이어 수년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삼화페인트를 2017년 제쳤다. 작년 기준 노루페인트의 시장 점유율은 19%로 삼화페인트와 약 3%포인트의 차이를 벌렸다.

노루페인트 시장 점유율

◇재무적 위치도 절대적, 개선세 고무적

매출 외 자산 측면에서 봐도 노루페인트는 노루그룹 전체 자산의 6할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그룹 내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 노루페인트의 재무 상황이 그룹 전체 재무 상황을 좌지우지한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노루페인트는 최근 몇 년 눈에 띄는 재무 개선을 이뤄왔다. 작년 말 연결 기준 노루페인트의 부채비율은 97.3%로 5년 전인 2013년 말(129.3%)보다 32%포인트를 낮췄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20%, 36.2%로 2013년 말 29%, 62.8%보다 각각 9%포인트, 26.4%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1분기들어 부채비율이 105%대로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근 몇 년간 의미 있는 재무 개선을 이뤄낸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노루그룹 전체 재무 상황을 나타내는 노루홀딩스의 재무 상태도 노루페인트의 추이와 비슷한 궤적을 타왔다. 작년 말 노루홀딩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75.8%로 2013년 말 111.8%보다 36%포인트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비율도 각각 19.7%, 7.8%로 개선세를 탔던 노루페인트와 재무적으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노루페인트, 홀딩스 재무 구조

몇 년간의 재무 개선은 수익성 침체기인 현재 빛을 발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이 낮아졌지만 매년 차입금을 꾸준히 줄여온 덕분에 이자 부담이 낮아져 전사 재무적 리스크가 실제 유동성 위기로 번지지 않았다. 작년 말 기준 노루페인트의 총차입금은 1216억원으로 5년 전(1532억원보다)보다 약 300억원을 감축했다.

이에 매출 대비 이자비용 비중인 금융비용부담률도 2013년 1.8%에서 작년 0.8%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13년 4.8%에서 작년 1.1%포인트 줄어들었지만, 금융비용부담률이 낮아지면서 영업이익률과 금융비용부담률의 차이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수익성 하락에도 차입금 부담도가 엇비슷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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