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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열전]신정 화이트코리아 사장 "절박함이 맷집 키워""현 부동산위기 과거와 차별화, 수도권 개발사업 집중"

김경태 기자공개 2019-06-11 09:19:58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0일 14: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이트코리아(white korea)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격언을 증명하고 있는 1세대 부동산디벨로퍼다. IMF외환위기와 글로벌금융위기를 거치며 떵떵거렸던 다수의 업체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화이트코리아는 끈질기게 살아남아 전성기를 맞이했다.

다시 부동산 위기가 다가오는 시기이지만, 화이트코리아는 동요하지 않고 있다. 위기를 견뎌낸 DNA를 바탕으로 침착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다음 사업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수도권 알짜 입지의 토지를 대거 확보한 덕분에 미래에도 탄탄한 성과를 거둘 것이란 자신감이 흐르고 있다.

'오래 엎드려 있던 새는 반드시 높이 난다(복구자비필고·伏久者飛必高).' 부동산업계에 성공과 실패, 환호와 비명이 엇갈릴 수 있는 시점에 '대기만성형 디벨로퍼' 화이트코리아는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두 차례 수난 거치며 맷집 키워, 현 부동산위기 과거와 차별화

신정 사장
형언하기 어려운 위기를 이겨낸 사람을 만나면 느껴지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차분하고 담담하지만, 결국 해낼 것이라는 자신감이 묘하게 드러난다. 외부 변수로 인한 극도의 고난 앞에서 겸손함을 되뇌고, 내성이 생긴 결과인지도 모른다.

신정 사장(사진)은 양계호 회장이 화이트코리아를 창업한 지 약 2년이 지난 1999년에 합류했다. 그 후 IMF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여실히 겪은 인물이다. 과거에 겪은 어려움을 묻자 그는 덤덤히 회상하며 "당시의 절박함이 당사의 맷집이 됐다"며 "이제 웬만한 문제가 있어도 쉽게 요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화이트코리아는 IMF외환위기 여파로 인해 성남 정자동 사업(분당 아이파크2단지)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토지공사(현 LH)에서 토지 매입대금을 내라고 독촉하는 상황에까지 처하기도 했지만, 현대산업개발과 협업하면서 2000년 분양에 나설 수 있었고 사업을 마무리했다.

그보다 더한 수난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있었다. 화이트코리아는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2005년 '미원'으로 유명한 대상이 보유했던 서울 가양동 공장부지를 15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당시 금융조달을 통해 2006년 잔금을 치렀다. 하지만 2007년 정부의 금융규제로 부동산 경기가 꺾일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하면서 애를 먹었다.

신 사장은 "회사가 망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며 "가양동 사업부지에 대한 한달 이자만 15억원 가량, 수십억원의 종부세까지 큰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 회장 이하 임직원이 합심해 위기를 버텼다"며 "이전에 벌었던 돈으로 갚아 나갔고, GS건설에서 신용보강을 해주는 등 도움을 줘 큰 보탬이 됐다"고 덧붙였다.

두 차례의 큰 위기를 겪어 본 신 사장은 현재의 부동산 위기를 어떻게 진단할까. 그는 "IMF외환위기와 글로벌금융위기는 국내외에서 발생한 초유의 일이고 현재는 경기변동과 정부의 정책에 따른 것으로 구분점이 있다"며 "다만 모두 부동산 수요의 위축으로 나타났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현재는 부동산 정책의 완화 여부에 따라서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사업 집중, 남양주 별내 옛 메가볼시티 부지 '기대'

화이트코리아는 작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매출 7538억원, 영업이익 146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도 기존 현장에서 유입될 분양수입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 사장은 "다산진건 자이 아이비플레이스와 광명역 자이타워 현장이 올해 실적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자회사 포함하여 올해 매출은 약 5140억원, 영업이익은 약 1010억원 정도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화이트코리아는 현재 다수의 사업지를 확보하고 있어 미래 사업지도 풍족한 편이다. 특히 보유한 토지가 모두 수도권에 있어 사업 성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 사장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는데 사실 그렇게 위기감을 느끼지는 않는다"며 "가진 땅이 다 수도권의 역세권인데 부동산 경기가 어려울수록 이런 입지가 더 잘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이트코리아가 미래 사업지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곳 중 하나는 남양주 별내 택지개발지구 특별계획구역2 복합상업시설이다. 이 토지는 옛 메가볼시티 부지로 화이트코리아는 2017년 1월 2576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중도금을 납부 중이다. 신 사장은 "최근 설계 공모를 마친 후 지구단위계획 수정을 하고 있다"며 "올해 12월에 분양할 예정인데 사정에 따라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별내 현장은 화이트코리아의 향후 사업다각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화이트코리아는 그간 주택 개발사업에 집중해왔는데, 상업용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별내 현장은 상업시설 비중이 높은 만큼 자연스럽게 경험을 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년전 디벨로퍼 인연 맺어, '신의' 품은 종합부동산회사 꿈꿔

신 사장은 부동산개발업계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지만 처음부터 부동산개발과 인연을 맺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부산에서 태어난 후 한국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우성식품이라는 기업의 기획조정실에서 약 2년 반 근무했다.

그러다 노태우 정부에서 주택 200만호 공급을 내세워 건설 경기가 살아나던 시점에 럭키개발(현 GS건설)에 입사했다. 주택사업 부서에서 경력을 쌓던 그는 분당 정자동에 첫 사업을 시도하던 양 회장을 처음 만났다. IMF외환위기 후 화이트코리아에 입사할 것을 지인이 제안했고, 1999년에 합류했다. 그렇게 시작된 부동산개발과의 인연이 20여년 지속됐다.

신 사장은 "디벨로퍼로 거듭나는 것은 긴 여정으로 조급한 마음으로는 먼 길을 갈 수 없었다"며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란 없고, 견디고 또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화이트코리아의 사훈은 신의, 성실, 창조다. 신 사장은 이 중 신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양 회장이 매번 강조하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경영이념은 '우리는 함께 일한다'라며 위아래 임직원이 하나로 뭉쳐 일에 매진하길 바랐다.

그는 "화이트코리아는 종합부동산회사로 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서두르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다가 적절한 시기와 여건이 마련되면 좀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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