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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열전]세종앤파트너스, 사업장별 각개격파…신사역도 뚫다다수 법인 설립 전략, 멀버리힐스 매출 3400억 예상…나기용 회장 행보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19-06-03 09:25:00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1일 10: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기용 회장이 이끄는 세종앤파트너스(SEJONG AND PARTNERS) 계열은 새로운 개발사업을 펼칠 때마다 신규 법인을 내세워 개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최근까지의 사업 모두 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계열 전체 실적이 성장하고 있다. 가장 큰 규모 사업인 '신사역 멀버리힐스'의 매출 인식이 남아 있어 올해와 내년에도 실적 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나 회장은 이제 부동산개발업계에서 은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실제로 첫 사업이었던 인쇄업에서 한발짝 물러난 상태로, 부동산개발에서도 손을 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나 회장에 인수합병(M&A)을 제안하기도 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계열 전체 실적 '쑥쑥', '비장의 카드' 멀버리힐스 예상 매출 3369억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에서 회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나 회장의 계열사로는 △세종씨앤피 △이노브 △세종디앤피 △세종앤파트너스 △세종앤파트너스2 △세종앤파트너스3이 있다. 이 중 계열의 모태인 세종씨앤피는 인쇄업체이고, 이노브는 인쇄업과 소프트웨어개발업 등을 하고 있다. 나머지 4곳이 부동산개발업체다.

6곳은 각기 주주가 달라 동떨어진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6곳의 작년 별도 매출 합계는 1350억원으로 전년보다 4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2억원, 당기순이익은 58억원으로 각각 2배, 8배 이상 급증했다. 부동산개발업체인 4곳의 실적을 합계할 경우 매출은 993억원이다. 전년보다 63.7% 늘었다.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13배 이상 불어났다. 당기순이익은 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세종앤파트너스, 계열사 실적
△출처: 감사보고서 및 중소벤처기업부, 기준: 별도·누적, 단위: 백만원·%

부동산업계에서는 세종앤파트너스 계열이 개발사업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각 사업마다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법인이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한 사업장이 망가지면 그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앤파트너스 계열은 올해에도 외형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세종앤파트너스는 작년 말 기준 분양대금잔액이 3억8330만원밖에 남지 않았지만, 다른 법인들은 작년 매출을 상회하는 금액이 남았기 때문이다.

세종디앤피는 작년 말 '더리브 세종타워' 현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분양대금잔액 1089억원 있다. 세종앤파트너스2는 서울 양평동 지식산업센터 현장에는 413억원, 세종앤파트너스3은 부산 광안동 '수영역 삼정그린코아 더시티' 현장에 736억원이다.

무엇보다 올해 진행한 '신사역 멀버리힐스' 사업이 남아 있어 세종앤파트너스 계열의 실적이 성장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잠원동에 있는 옛 JS강남웨딩문화원 자리에 주상복합을 만드는 사업이다. 아직 국가기관에서 회계정보를 볼 수 없는 '세종앤파트너스5'가 작년 6월 초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올해 1월 중순 거래를 완료했다. 매입금액은 972억원이다.

신사역 멀버리힐스의 사업지가 강남 요지에 있는 만큼, 미래에셋대우와 롯데건설 등 쟁쟁한 우군들이 개발에 합류했다. 올해 4월 진행한 상업시설 청약접수 당시 최고 61대1의 경쟁률을 나타낼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신사역 멀버리힐스 사업의 예상 매출액은 3369억원으로 세종앤파트너스 계열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기용 회장 향후 행보 관심

나 회장은 두 차례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업과 관련해 답할 것이 없다며 "이제 은퇴하고 싶다"고 밝혔다. 나 회장은 2017년 계열의 모태인 인쇄업체 세종씨앤피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나경록 대표가 취임했다. 나 대표는 현재도 세종씨앤피의 대표이사다. 업계에 따르면 그는 나 회장의 동생으로 알려졌다.

나 회장은 세종씨앤피의 최대주주 지위도 내려놨다. 설립 초기부터 2017년까지 그는 지분 59.5%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 '이노브'라는 법인이 세종씨앤피의 지분 87%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노브는 2012년 '디자인이노브'라는 상호로 설립된 인쇄업체로 세종씨앤피의 특수관계기업이다. 이노브는 아직 외부감사법인이 아니라 정확한 주주 현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다만 세종씨앤피는 감사보고서에 이노브를 "당사의 대표이사와 그 가족이 최대주주"인 곳으로 설명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노브는 설립 당시 나 회장에 의해 만들어졌다. 광고대행업과 광고물제작 등을 목적으로 했다. 그 후 롯데백화점 9개점의 전문 디자인 사업을 했다. 그러다 2014년 각자 대표이사에 동생인 나 대표가 취임했고, 나 회장은 2017년 각자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놨다. 작년 12월에 나 대표도 사임했고 김진영 대표가 취임했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나 대표는 이사는 아니지만 경영실권자로 나온다. 즉 나 대표가 이노브를 통해 세종씨앤피를 지배하는 구조가 됐고, 나 회장은 물러서게 된 셈이다.

세종씨앤피 본사 전경
△성수동에 있는 세종씨앤피 본사 전경. 이노브와 함께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5월 28일 촬영)

나 회장이 인쇄업에서는 은퇴 수순을 밟았지만, 부동산개발사업에서 손을 완전히 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하는 부동산개발사업이 향후 2년 반 뒤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분양한 사업지인 신사역 멀버리힐스의 준공은 2021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또 나 회장이 부동산개발업계에서 은퇴하더라도 다른 사업을 펼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나 회장은 최근 한 중견 건설사 인수 제안을 받았었다. 당시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정중하고 완곡하게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해석하면 이미 시장에는 나 회장의 자금력을 주목하는 시선이 있고, 또 그들은 나 회장이 다른 사업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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