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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 기타손익 항목은 왜 사라졌을까 254억 적자…"의도적 누락 아냐"

김성진 기자공개 2019-08-30 09:18:35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9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의 액화석유가스(LPG) 사업회사인 E1의 올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이를 추적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인 기타수익 항목이 올해 반기보고서부터 사라져 관심이 모인다. E1의 주요 영업활동 중 하나인 해외 트레이딩 사업은 재무제표 상 기타수익으로 분류되는데, 이 내역을 자세히 설명해 놓은 항목이 '재무제표 주석'란에 올해 분기 보고서까지 존재했다가 반기보고서부터 아예 없어진 것이다.

28일 E1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E1의 별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448억원과 비교해 59.7% 줄어든 수준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26억원에서 350억원으로 7.4% 증가했음에도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흐름은 크게 줄어들었다.

우선 지난해 상반기 724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이익이 올 상반기 306억원 손실로 돌아선 게 영향을 미쳤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기타손익 및 법인세 비용 등을 공제하고 남은 몫을 의미하는 수치로, 영업활동 현금흐름 항목 가장 상위에 자리하는 계정이다.

당기손익 적자전환은 기타손익 적자가 가장 큰 원인이 됐다. E1은 올 상반기 3537억원의 영업 외 수익(기타수익)을 올렸으나 3790억원을 기타비용으로 지출하며 기타손익 부문에서 25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기타손익 642억원의 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9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은 올 상반기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959억원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지난 6월 12일 국세청으로부터 부과 받은 385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법인세비용으로 계상된 게 순손실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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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손익의 자세한 내역은 '재무제표 주석'에서 확인 가능하다. 기타손익 계정에는 임대료, 외환차손익, 파생상품거래손익, 파생상품평가손익 등이 포함돼 있으며, E1의 경우 파생상품거래·평가 손익이 대체로 기타손익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1의 파생상품거래·평가 손익은 해외 트레이딩 사업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E1의 트레이딩 사업은 바로 LPG 선도계약을 의미하는데, 이는 곧 LPG를 저가에 구입해 해외에 직접 판매하는 중계무역 사업인 동시에, LPG 국제 가격 변동에 따른 판매가격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 기타손익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기타수익 및 기타비용' 항목이 올해 반기 보고서부터 자취를 감췄다. 올 분기보고서까지만 해도 파생상품거래·평가 손익을 포함해 총 10가지 하위항목에 대한 손익이 명시됐지만, 반기보고서에는 항목 자체가 아예 없어진 것이다.

다만 파생상품거래·평가 손익 등 일부 정보들은 주석과 사업의 내용 등에 파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E1의 올 상반기 LPG 선도 파생상품 평가손익은 약 마이너스(-) 10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파생상품 거래손익은 -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이번 '기타수익 및 기타비용' 항목이 사라진 것이 의도적 누락 아니냐는 의혹 담긴 시선도 보낸다. E1의 올 상반기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악화한 데 따른 선택이라는 것이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주석에 해당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닐뿐더러, 일부러 누락했는지 아니면 단순 실수인지는 당사자 말고는 알 수 없다"면서도 "합리적인 의심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1은 올 상반기 K-IFRS 도입에 따라 리스부채가 인식됨에 따라 재무안전성 지표가 악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20%에서 146%로 26% 포인트 상승했으며, 총차입금은 1조2000억원으로 9300억원에서 29% 증가했다. 특히 순차입금이 8370억원에서 9970억원으로 19% 늘었는데, 현금흐름이 크게 악화한 상태에서 순차입금이 증가한 점은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E1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6월 국세청 추징금 영향으로 당기손익이 적자 전환했다"며 "거래손익 항목을 일부러 누락시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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