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넥스, 송도 CMO 운영권 지킬 수 있을까 EDGC·알테오젠·유바이오로직스 등 4파전…후보자 공세 치열
서은내 기자공개 2019-10-07 08:24:33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4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 소유의 송도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KBCC(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의 향후 10년 운영권은 누구에게 주어질까. 지난 10년간 KBCC를 운영해온 바이넥스에 맞서 신규 후보자 3곳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컨소시엄을 꾸리고 운영 역량을 강화한 신규 업체들의 공세에 바이넥스가 운영권을 사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산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송도에 위치한 정부 소유 KBCC의 위탁경영 우선협상자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1일 입찰 기한 마감 후 2일 경쟁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입찰 후보인 바이넥스, EDGC컨소시엄(EDGC-CJ헬스케어-TKM-우리기술), 알테오젠 컨소시엄, 유바이오로직스 컨소시엄(아미코젠-유바이오로직스) 경영진이 참석했다.
입찰 경쟁자 PT는 강북 모 지역에서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박문환 알테오젠 부사장, 신상철 EDGC 대표, 신용철 아미코젠 대표가 각 컨소시엄을 대표해 발표를 맡았다. 후보자별로 각각 구분된 시간에 발표를 시작했다. KBCC 사업을 맡아온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해당 입찰 주간사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바이오업계, 법무 분야 등의 전문 심사위원단을 구성했으며 후보업체 발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KBCC는 정부가 바이오기업 생산 지원 및 선진시장 진출을 위해 공장을 짓고 민간에 위탁한 시설이다. 첫 민간 사업자인 바이넥스는 CMO(위탁생산) 비즈니스를 통해 쏠쏠한 수익을 내왔다. 올해 말 계약기간 완료를 앞둬 신규 사업자 공개입찰이 개시됐다.
위탁경영자 선정의 평가 항목은 위탁사업의 기본 요건인 기부채납 및 시설 투자 금액 규모 제시를 비롯해 인력 운용 계획이나 경영효율성 등 경영능력, 기술적 능력, 공공성이나 사업 계획 실행 능력, 재무 건전성, 투자재원 조달방안, 기업윤리 등 7개다.
PT 첫 주자는 EDGC컨소시엄이었다. CJ헬스케어가 컨소에 참여,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EDGC가 유력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해당 컨소시엄을 추진한 EDGC는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으로 EDGC만 놓고 보면 CMO와는 성격이 맞지 않다. 이에 EDGC는 수십년간 바이오 신약 개발 경험이 있는 CJ헬스케어와 손잡고 강한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EDGC컨소시엄에 속한 CJ헬스케어와 TKM은 모두 한국콜마의 자회사다. 한국콜마는 EDGC 지분 8.25% 보유하고 있으며 단일 주주 지분율로는 최대주주인 이철옥 이원의료재단 이사장과 김준일 전 락앤락 회장에 이어 세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오래전부터 한국콜마는 사업적, 전략적으로 EDGC와 신뢰 협력관계를 다져왔다. 이번 송도 CMO 입찰에도 EDGC에 힘을 보태주며 협력한 것으로 보인다.
EDGC컨소시엄은 구성 기업들의 강점을 살려 KBCC의 운영역량을 높이겠다는데 초점을 뒀다.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EDGC를 구심점으로 생산기술, 동물세포 배양, 신약 개발에 오랜 노하우를 갖춘 CJ헬스케어의 역량을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EPO제제 개발생산 전문 TKM의 20년 이상 의약품 생산 경력, 품질관리 시스템 관리 전문 우리기술의 전산설비 구축 역량도 더했다.
아미코젠과 유바이오로직스 컨소 구성도 눈길을 끈다. 아미코젠이 CDO·CRO(위탁개발)를, 유바이오로직스는 CMO(위탁생산)을 맡아 투 트랙으로 KBCC사업을 책임진다는 전략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5년 넘게 춘천에서 지자체 소유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미생물배양이 주력이긴 하나 비슷한 사업의 운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를 비롯해 KBCC출신들이 핵심 인력을 구성하고 있다.
해당 컨소시엄은 신용철 아미코젠 대표의 사업 의지에 따라 꾸려졌다. 신용철 대표는 바이넥스의 KBCC 운영기한이 올해 말로 끝나는 것을 파악하고 일찍부터 해당 시설 사업성을 검토했다. 신 대표의 수완으로 아미코젠은 셀리드 투자로 대규모 수익을 거두는 등 다양한 바이오업체에 지분투자,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아미코젠은 효소 기반 바이오업체로 기존 바이넥스가 운영해온 항체 의약품 CMO 사업의 경험은 부족했다. 유바이오로직스와 컨소를 추진하며 처음 입찰 과정에서 유바이오로직스를 앞세워 해당 입찰을 진행했다.실질적인 주축은 아미코젠이다.
신규 후보자들 중 수주가 가장 절실한 곳으로는 알테오젠이 꼽힌다. 알테오젠은 당장 자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의 생산 사이트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10년간 생산 능력이 검증된 KBCC 시설에 대해 니즈가 타 후보자들에 비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생산시설 확보를 위해 지난해 300억원을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기부채납 및 투자규모 제시 능력 면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KBCC의 터줏대감인 바이넥스의 공세도 만만찮아 보인다. 바이넥스는 KBCC를 통한 CMO와 케미컬의약품 제조판매가 사업의 두 축이다. 그 중 CMO 매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해 케미컬사업부보다 전체 비중은 적지만 CMO는 10%대 영업이익률을 자랑한다. 영업이익률이 1.2% 정도인 케미컬 사업부에 비해 CMO는 확실한 '캐시카우'인 셈이다. 이번 입찰에서 탈락할 경우 몇 년 간 회사 성장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바이넥스의 재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잠재적인 문제도 산적해 있다. 바이오 생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업체들의 임상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KBCC의 CMO 사업 수주가 늘고 있다"며 "바이넥스가 재선정된다면, 신규 사업자가 선정될 때 발생할 인력 승계, 기존 고객사와의 계약 문제 같은 잡음이 없겠지만 반대로 바이넥스가 정부 시설을 10년 경영하고 또 10년간 맡게 된다는 점에서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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