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잇단 적자에 A급 신용도 '위태' [Earnings & Credit]신용도 하향 트리거 충족…해외 철도사업 경쟁력 '흔들'
이지혜 기자공개 2019-10-31 08:43:4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16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잇단 적자에 신용도에도 균열이 가고 있다. 신용등급이 A급 끝선까지 몰렸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관건은 주력인 철도사업 경쟁력인 것으로 파악된다.현대로템은 국내 철도시장에서 해외로 발을 넓혔지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환율, 현지 정책 등에 발목잡혀 브라질, 카타르사업에서 타격을 받았다. 올해는 호주사업까지 애를 먹이면서 적자 구조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잇단 적자, 신용도에 부담
현대로템이 3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적자규모가 더욱 불어났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은 1조8594억원, 영업손실은 1337억원이다. 상반기보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 규모가 966억원가량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261%에서 3분기 말 332%로 치솟았다.
연간 실적도 적자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금융데이터 전문기업 Fn가이드가 최근 발표된 증권사 리포트를 집계한 결과 현대로템은 올해 1449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됐다.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에도 19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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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은 신용등급이 떨어진지 약 4개월 만에 또다시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EBIT마진 0% 미만 △부채비율 300% 초과 △순차입금의존도 30% 초과, 한국기업평가는 △사업안정성 저하 △주력사업 부진 △해외사업장 추가 손실 등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경우, 한국신용평가는 △철도 및 플랜트부문의 부진한 영업실적 지속 △연결기준 EBITDA/이자비용 지표 2배 미만 △조정부채비율 180% 초과를 신용등급 하향 요건으로 제시했다.
현대로템은 1분기 흑자를 냈는데도 6월 한국신용평가를 시작으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에서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깎였다. 2015년 A+에서 A0로 강등된 지 4년 만이다. 브라질과 카타르 철도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본 데 따른 것이다.
현대로템은 1500억원 이내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며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신종자본증권의 성격이 기존 회사채 차환 등 차입금에 가깝다고 인정되면 신용도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철도사업 일감, 실적 불확실성 확대 요인
현대로템이 A급 신용도를 방어하기 위한 관건은 결국 철도사업 경쟁력이라고 신용평가업계는 입을 모은다. 철도사업의 실적변동성이 가장 큰 데다 매출비중도 가장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로템의 철도사업 경쟁력을 놓고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의구심이 떠올랐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의 수주잔량 대부분이 해외 수주분"이라며 "해외사업은 환율, 현지 정책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에 신규수주가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로템이 올해 3분기 대규모 적자를 낸 핵심적 요인도 해외 철도사업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KB증권은 호주 시드니의 2층 전동차 설계를 변경하면서 현대로템의 추가 원가부담이 300억~400억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과거 저가에 수주한 국내일감, 튀니지와 인디아의 전동차 프로젝트에서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이 3분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이번에 손실을 낸 시드니 프로젝트는 매출인식이 27%만 이뤄져 내년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로템은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수주잔고가 7조9460억원 쌓여있다.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가운데 80% 정도가 철도사업 수주잔량이며 대만, 호주, 이집트 등에서 수주한 물량이 2조원에 가깝다. 브라질, 카타르사업의 악몽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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