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05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딜 가뭄'을 나는 중이다. 3분기까지 누적 거래규모는 36조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조원 가량이나 줄어들었다. 아직 상당량의 드라이파우더(Dry Powder)를 보유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고, 1조원 이상의 대형 거래도 상당히 드물어졌다. 지난해 도시바 메모리 딜과 같은 메가 딜 역시 실종됐다.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때문에 자문업계 역시 나름의 가뭄 대처법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회계법인·투자은행(IB)·법무법인 등의 파트너급들이 너나할 것 없이 부업을 찾아 나서고 있다. 통상 자신들의 전문분야로 일컬어지던 영역 대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분위기다.
본래 중견 PEF 운용사와 금융사를 커버리지로 일해온 한 대형 회계법인의 파트너급 임원은 최근 한 벤처기업의 투자유치 자문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금융사에 대한 거래자문과 실사 관련 일감이 예년보다 많아졌다지만, 그 역시 시장에서 대형 거래가 실종되자 부업을 찾아나섰다. "자문업무가 농사와 같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요새 씨뿌리기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구조조정 업무에 발을 담그지 않았던 회계법인 파트너들 역시 속속 법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한 청산가치 800억원대 회생기업의 매각주관사 업무는 그동안 회생업무를 한 경험이 없는 파트너가 진행한다. 문제가 되는 일은 아니지만 회계업계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시장 관계자들이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M&A 자문을 하던 한 대형 법무법인의 변호사는 최근 코스닥 상장기업 편에서 송무를 맡았다. 경영권 분쟁에 대한 송무여서 M&A와 연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문업무를 위주로 일해온 변호사가 직접 송무팀을 이끌고 법원과 원고 측을 오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이렇듯 딜 가뭄 속에서 새로운 업무을 찾으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자문업계의 노력은 나름 치열하게 느껴진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멀리하던 업무에 도전하는 모습은 회사 입장에서나 전체 시장의 확장을 위해서나 칭찬받을 일임이 마땅하다. 줄어든 M&A 시장과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이들의 부업이 '블루오션'을 찾는 일이 될지 주목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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