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오피스 비즈니스의 진화]제도권 테두리 들어오나..유럽형 '맨코' 벤치마크⑥금투협, 백오피스 서비스 등록제 추진..펀드종합관리회사 '지향'
허인혜 기자공개 2019-12-26 07:31:31
[편집자주]
자산운용사의 후선 업무를 담당하며 조명을 받지 못했던 백오피스가 '메인오피스'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모펀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문 백오피스 인력에 대한 수요가 치솟은 덕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부서에 그쳤던 백오피스는 최근 독립된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벨이 국내 백오피스 업무의 현황과 해외 사례, 금융당국의 백오피스 기술 규제 상황을 들여다보고 백오피스 산업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16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독립 백·미들오피스를 자본시장법 안으로 편입시킬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협회 차원의 백오피스 활성화 프로젝트였던 '셰어드 서비스'의 고삐를 재차 바짝 쥔 셈이다. 이번에는 유럽형 맨코(ManCo)를 미래 청사진으로 두고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백오피스 업계는 공인인증서 대체, 백오피스 클라우드 등 신기술 밥상을 마련해 두고 백오피스 서비스의 본격적인 제도권 진입을 고대하고 있다.◇'셰어드 서비스' 속도 높인 금투협, 법제화 기틀 마련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말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백·미들오피스 서비스 등록제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문 사모펀드 자산운용사 사장단 등 자산운용사 백·미들오피스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독립 백오피스·셰어드 서비스를 자본시장법에 규정해 제도권 안으로 편입한다는 게 골자다. 기존 셰어드 서비스를 자본시장법 내 집합투자기구 관계기관 범주와 등록 단위에 포함해 셰어드 서비스의 정체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 관계기관에는 일반사무관리사, 집합투자기구평가사, 채권평가사가 속해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여기에 집합투자 종합서비스회사(가칭)을 추가하고자 했다.

구체적인 업무 범위와 자기자본 규정 가안도 마련했다. 집합투자 종합서비스회사의 업무 범위는 수탁, 사무관리, 컴플라이언스, 운영 리스크관리, 규제기관 보고, 펀드설립과 등록 등 백·미들오피스 서비스 전반이다. 자기자본은 10억~30억원 수준으로 설정했다.
금융투자협회는 법제화의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일단 제도권 테두리 안에 들어오면 관심을 유도할 수 있고, 시장의 관심을 통해 규모의 경제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백오피스 업계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높아진다고 금융투자협회는 설명했다.
일각에서 금융투자협회가 셰어드 서비스를 중단했다는 추론을 내놨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금융투자협회는 해명했다. 셰어드 서비스는 일반적인 금융 정책과 달리 도입과 철회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개념, 새로운 서비스의 진화라고 이해하는 편이 맞다는 이야기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서비스 본부장은 국내 백오피스 서비스가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국내 백오피스 서비스가 '필요한 시장'이라는 인식 만으로도 반 이상의 성공이라는 의미다. 신동준 본부장은 "백오피스 서비스가 무엇인지 모르는 단계를 넘어 백오피스 서비스를 사업 모델화하고 수요와 공급을 만나도록 시도하는 것 자체가 발전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유럽형 '맨코'·신기술 '밥상' 청사진 그린다…"당국 신중론에 애탄다"
금융투자협회가 중장기적 모델로 낙점한 대안은 유럽형 '맨코(ManCo)'다. 금융투자협회는 관련 문건을 통해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 중소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시장 수요에 맞춘 고품질의 셰어드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종합적인 펀드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럽의 펀드종합관리회사(Management Company)로 발전 가능한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맨코는 펀드의 운용과 등록, 판매를 총괄하는 종합 백오피스 서비스로 룩셈부르크의 공모펀드가 맨코를 통해 크게 성장한 바 있다. 룩셈부르크는 맨코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덕분에 1인당 국민총소득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맨코와 일반 백오피스 서비스의 차이점은 법적 장치다. 맨코는 자산운용사의 법률적인 업무까지도 착수하고 해결할 만한 법적 근거를 갖고 있다. 백오피스 선진국인 호주가 종합 백오피스 서비스로 유명세를 높였다면 맨코는 법률적인 권한으로 가능한 서비스의 틀을 넓혔다.
백오피스 업계는 공인인증서 대체 전망에 맞춘 대안 인증 도입, 백오피스 클라우드 등의 신기술을 마련해놓고 백오피스 시장의 외연 확장을 기대하는 중이다. 백오피스 서비스를 클라우드 환경에 옮겨 두면 언제 어디서든 사무실과 똑같은 환경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업계는 이미 관련 서비스 기술 개발은 막바지에 도달해 있다고 평가한다. 최근 여의도에 문을 연 '자산운용센터 FISH(Financial Investors' Shared House)'도 기술 발전의 일환이다.
금융당국의 신중론으로 백오피스 서비스 발전이 더뎌지고 있다는 지적도 팽배하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5월 금융투자업계 업무위탁 관련 규제 완화방안을 마련했지만 백오피스 업계까지 미치는 규제 완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다만 규제 완화에도 백오피스 업계는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업무의 예외적인 위탁만 가능한 데다 사전보고원칙을 준수해야해 부담이 적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백오피스·자산운용업계는 백오피스 서비스 법제화 추진과 함께 협회 차원의 대응안을 마련해 핵심·본질적 업무의 위탁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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