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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최병철 사장, 모비스·현대차 재무안정화 발판 'CEO' 도약모비스 9년·현대차 4년 ‘장수 CFO’, 글로벌위기 대응…현대차증권 CEO 변신

고설봉 기자공개 2019-12-30 08:42:12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13년간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에서 재무최고책임자(CFO)를 맡아 현대차그룹 재무구조 안정화를 주도한 최병철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동시에 계열사인 현대차증권에서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중장기 사업전략과 연계한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미래 사업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하는 차원으로 그룹 차원의 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사업 분야에서 성과와 역량 중심 우수인재 발탁, 여성임원 확대 등의 원칙을 적용했다.

이번 인사에서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고, 현대차증권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신임 최 사장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재경본부장(CFO)을 역임한 현대차그룹 내 대표적 재무분야 전문가다. CFO로서 금융시장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고려, 적극적 리스크 관리와 내실경영을 통한 경쟁력 강화 적임자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현대모비스 장수 CFO, 재무구조 안정화 성과

실제 최 사장의 이력과 행보를 좇으면 2000년대 중반부터 시행된 현대차그룹 재무 전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는 현대차로 입사해 오랫동안 재무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2006년 9월 현대모비스로 자리를 옮겨 CFO를 맡았다. 이후 2019년 12월 현재까지 약 13년 동안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CFO로 활동하며 그룹 주요 재무관리를 진두지휘했다.

2006년 최 사장이 현대모비스 CFO를 맡았을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 완성차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성장하던 시기였다. 외연이 팽창하며 잉여금이 쌓이던 시기 최 사장은 곳간을 든든이 하고, 현대모비스의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적극 부응하는 재무전략을 펼쳤다.

2006년 10조7311억원이던 매출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해, 2010년 22조1435억원으로 불어났다. 최 사장이 현대모비스에서 현대차로 복귀한 2015년말까지 매출은 36조197억원으로 불어났다. 매출 상승세와 함께 현대모비스의 수익성도 상승했다. 2006년 8.23%의 영엽이익률에서 2010년 11.32%까지 높아졌다. 2015년 다시 8.15%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꾸준히 안정된 수익을 기록했다.

이 시기 현대모비스는 2016년 2조8825억원이던 잉여금을 2015년 24조8119억원까지 불렸다. 같은 기간 보유현금은 8645억원에서 4조450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재원을 기반으로 ADAS 개발 등 미래차 기술력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실적 상승세와 맞물려 주요 재무지표도 나날이 개선됐다. 2006년 116%였던 부채비율은 2010년 67%로 낮았고, 2015년에는 47%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비율은 11%에서 마이너스(-) 0.9%를 거쳐, 2015년에는 마이너스(-) 4.8%까지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2006년 120%에서 2015년 192%로 상승했다.

실적 개선과 이에 따른 재무안정화 등이 이어지면서 최 사장에 대한 그룹 내 평가도 올라갔다. 최 사장은 2006년 말 현대차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한 뒤, 2007년 상무, 2010년 전무, 2011년 부사장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또 현대모비스 CFO로서 재무구조 개선과 원가절감 등을 주도하던 기간 동안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도 호흡을 맞췄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사장을 겸직하고 있었다. 최 사장은 2008년 3월 정기 주총에서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현대차 CFO로 발돋움, 글로벌 위기 돌파

현대모비스에서의 재무성과를 인정 받은 최 사장은 2016년 1월 현대차 CFO에 발탁됐다. 2010년부터 6년간 현대차 CFO로 재경본부를 이끌어 오던 이원희 사장이 기획·영업·마케팅·재경담당으로 이동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그러나 현대차 CFO로 그룹 재무관리 전면에 나선 최 사장 앞에 난관이 닥쳐왔다. 2015년 정점을 찍은 현대·기아차의 완성차 판매량이 2016년부터 매년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2015년 801만대 판매 뒤, 2016년 788만대, 2017년 725만대, 2018년 740만대 등 매년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은 2016년 93조6490억원에서 2018년 96조8126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차량 판매가 인상에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2016년 5.6%에서 2018년 2.5%까지 하락했다.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재무 관리의 중요성은 그 어느때 보다 커졌다. 현대차는 비용통제 등을 통해 보릿고개에 대비했다. 특히 이 시기 그동안 쌓아 놓은 보유현금과 잉여금 관리 등이 중요한 재무 이슈로 부상했다. 더불어 차입금 증가를 최소화 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재무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일이 당면 과제였다.

2014년 11조990억원이던 보유현금은 2016년 15조2518억원, 올 9월말 17조6949억원을 매년 불어났다. 총차입금 규모는 2014년 54조2579억원에서 2016년 73조4441억원, 2019년 9월말 80조4268억원 등으로 불었지만, 보유현금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크게 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비율은 2014년 69%에서 2016년 80%, 2019년 9월말 83% 등 꾸준히 안정화 추세를 보인다.

이외 주요 재무지표도 글로벌 완성차 시장 침체와 이에 따른 실적 둔화 등의 영향에도 비교적 안정화 추세를 보였다. 2014년 135%였던 부채비율은 2016년 147%, 2019년 9월 152% 등 비교적 상승폭이 작다. 다만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185%에서 166%, 140% 등 하락 폭이 비교적 컸다.


더불어 현대차 CFO로서 최 사장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헷지펀드 엘리엇의 공세에 맞선 지배구조 개선, 이사회 개혁 등도 CFO실의 역할 중 하나였다. 실적 및 재무구조, 주가 등 CFO가 관리하는 여러 실적 및 재무지표 등에 대한 공세가 집중됐던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대응 전략 마련에도 공을 들였다.

CFO실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주가관리 및 IR에도 최 사장은 적극 나섰다. 현대차는 매년 꾸준한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 및 소각 등을 실행해 오고 있다. 매 분기 실시하는 컨퍼런스콜에는 최 사장이 직접 나서 언론 및 증권사 관계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고, 실적 개선을 위한 중장기 전략도 발표했다.

또 계열사 및 금융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등 공정위 관련 이슈에도 대응하는 역할을 했다. 더불어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 구축이 고도화 하면서 해외 법인 및 공장 지분 투자 등 매년 대규모 투자 집행이 이어졌다.

2016년부터는 서울시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과 관련한 현안도 챙겼다. 서울시와의 건축 협의,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공동 개발 등 재무적 차원에서 협의해야 하는 일들이 많은 만큼 CFO의 역할이 꼭 필요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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