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뭉칫돈' 유입…증권사업자 수익률 '두각' [퇴직연금시장 분석/종합]전체 적립금 30조 순유입…’DB 강자’ 삼성생명, 4조6147억 유치 ‘최다’
이민호 기자공개 2020-01-31 13:26:26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8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확장이 두드러졌다. 전체 제도에서 30조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되며 약 21조원이 모였던 2018년보다 시장성장 속도가 가팔라졌다. 이런 가운데 확정급여형(DB)와 확정기여형(DC)의 시장점유율은 축소된 반면 IRP는 확대됐다.업권별로는 은행업권이 전체 유입액의 52.9%를 흡수하며 적립금 112조원을 돌파했다. 시장점유율도 2018년말보다 0.2%포인트 확대하며 지배력을 늘렸다. 2019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증시 활황으로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증권업권은 7조원 가까운 자금을 유입하며 점유율을 0.5%포인트 크게 확대했다.
전통적으로 DB에서 강세를 보여온 삼성생명이 2019년 한 해 동안 4조6000억원이 넘는 실적을 추가하며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다. 수익률의 경우 증시 회복의 덕을 톡톡히 본 증권업권이 강세를 나타냈다.
◇IRP에 6.2조 ‘뭉칫돈’…점유율 DB·DC↓ IRP↑
더벨이 은행·증권·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2019년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근로복지공단 제외)은 218조568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말(187조8961억원)보다 30조6722억원 증가해 16.3%의 성장률을 보였다.
제도별로는 DB 적립금이 138조275억원으로 2018년말보다 16조8611억원 증가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DB가 차지하는 비중은 63.2%를 기록해 이 기간 1.3%포인트 줄었다. DC 적립금은 55조1444억원으로 7조6140억원 늘었고 전체 적립금 내 비중은 25.2%로 0.1%포인트 감소했다. 다양한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DC와 IRP 선호도가 증가하며 전체 적립금 내 DB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DC 비중이 2019년중 사실상 제자리걸음한 데는 IRP 비중이 뚜렷한 증가를 보인 영향이 크다. IRP 적립금은 25조3964억원으로 2018년말보다 6조1971억원 늘었다. 전체 적립금 내 비중은 11.6%로 1.4%포인트 증가했다.
IRP 적립금은 일반 근로자에서 자영업자, 교사, 공무원, 군인 등으로 가입대상이 확대된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여기에 연간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일 경우 납입액에 대해 최대 700만원(연금저축 합산)까지 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혜택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은행 적립금 112조 돌파…’DB 강자’ 삼성생명 유입액 1위
업권별 퇴직연금 실적 현황을 살펴보면 은행이 주도하는 구도가 강화됐다. 은행업권은 2019년 16조2193억원을 끌어들이며 112조5879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게 됐다. 2019년 전체 적립금 유입액의 52.9%를 은행업권이 책임졌다. 은행업권 시장점유율은 51.5%로 0.2%포인트 확대됐다.
증권업권은 이 기간 6조9032억원을 끌어들이며 43조6082억원으로 적립금을 늘렸다. 시장점유율은 20.0%로 0.5%포인트 증가했다. 원리금비보장상품 비중이 높은 증권업권 특성상 2019년 하반기 증시 회복의 영향이 적립금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권의 경우 적립금 증가액은 7조5497억원으로 증권업권보다 많았지만 시장점유율은 0.7%포인트 줄어든 28.5%로 하락했다. 보험업권 적립금은 62조3722억원을 기록했다.
사업자별 실적을 보면 2019년 적립금 유입규모 상위에는 은행업권의 선전이 두드러진 가운데 보험업권에 속하는 삼성생명이 1위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2019년 한 해 동안 4조6147억원을 유입했다. 23조8968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압도적인 DB 적립금 규모를 보유한 삼성생명은 2019년에도 DB에서만 3조8370억원을 유입했다. 다만 높은 DB 의존도는 지속됐다. 삼성생명은 DC와 IRP에서 각각 5779억원과 1998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삼성생명 다음으로 신한은행이 3조5953억원을 유입하며 2위에 올랐다. 신한은행은 제도별로 고른 증가세를 보였고 특히 IRP에서 자금유입이 두드러졌다. IRP에서 1조2630억원을 유입했고 DB와 DC에서는 각각 1조2854억원과 1조469억원을 모았다. 신한은행을 포함한 은행업권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DC와 IRP 중심 마케팅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KB국민은행(3조474억원), KEB하나은행(3조20억원), IBK기업은행(2조1130억원), 미래에셋대우(1조7951억원) 등이 적립금 유입규모가 컸던 반면 제주은행(-965억원), 동양생명(-151억원), KDB생명(-73억원), 현대해상(-8억원), 한화손보(-3억원) 등 5개 사업자는 적립금이 유출됐다.
◇증시 회복에 증권업권 수익률 강세…미래에셋대우 DC·IRP ‘두각’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최근 1년(2019년 1월 1일~2019년 12월 31일) 수익률을 살펴보면 2018년과 비교해 모든 제도에서 단순평균 수익률이 크게 개선됐다. DC가 2.93%로 가장 높았고 IRP와 DB는 각각 2.81%와 1.86%였다.
업권별로는 2019년 하반기 증시 회복으로 타겟데이트펀드(TDF) 등 원리금비보장 펀드상품을 적극 활용한 증권업권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증권업권 IRP 수익률은 4.21%로 전체 업권과 제도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증권업권은 DB와 DC에서도 각각 2.03%와 4.06%를 기록해 타 업권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증시와 연동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2017년 증시 활황으로 눈에 띄는 성적을 냈던 증권업권은 2018년 증시 부진으로 DC와 IRP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DB에서는 삼성증권 수익률이 2.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보생명(2.19%)과 현대차증권(2.18%)의 성과가 돋보였다. DC의 경우 미래에셋대우가 6.59%의 압도적인 수익률로 1위에 올랐다. 하나금융투자(5.21%)와 삼성증권(5.14%)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IRP에서는 미래에셋대우(5.66%)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대신증권(5.30%)과 신영증권(5.21%)도 양호한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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