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소비자 보호 최우선…핵심조직 일원화 추진 [2020 금융권 新경영지도] DLF 교훈, 전담조직 3곳으로…6대사업 지주·은행 통합운영, 세대교체 승부수
고설봉 기자공개 2020-02-19 10:57:21
[편집자주]
새해를 맞이하며 은행들이 조직 구성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는 건 일상적인 레퍼토리다. 변화를 다짐하고 새로운 포부를 밝히며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하지만 이를 단순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은행 조직도의 변화는 한 해 경영 전략과 그 방향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2020년을 맞이해 조직도에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은 2020년 안정화에 방점을 찍은 하나은행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큰 폭의 인사 및 개편 보다는 변화를 최소화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이 가운데서도 꼭 필요한 부분에서는 미세조정이 이뤄졌다. 그룹 및 본부를 신설하거나, 새롭게 임원을 전진배치 하는 사례도 있다. 변화를 최소화해 혼란을 줄이는 한편 그룹 핵심가치로 내세운 '넥스트2030 경영원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다.2020년 조직개편을 통해 하나은행은 기존 15그룹, 23본부, 5사업단, 1센터 체제를 16그룹, 20본부, 8사업단 체제로 전환했다. 몇 가지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여파가 지속된 만큼 신뢰도 회복과 이미지 쇄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을 진행했다. 핵심사업에서 수익 강화를 위한 변화도 감지된다. 부문장의 책임경영을 통한 협업 시너지 극대화 및 지속가능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그룹 및 본부의 재배치가 이뤄졌다.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사회가치 경영 추진…전담조직 3곳으로 늘려
2020년 하나금융그룹의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 키워드는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및 사회가치 경영 추진 △손님 가치와 영업현장 중심 조직 구축 △핵심사업 부문장 책임경영을 통한 협업 시너지 극대화 △신속한 의사결정 기반의 민첩한 조직 구축 △성과 중심의 인사 및 핵심역량 보유자 발탁을 통한 세대교체 등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그룹 출범 14주년 기념식에서 발표한 '넥스트 2030 경영원칙'의 미래를 위한 3대 경영원칙과 일맥상통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키워드로 △리셋(Reset) △리빌드(Rebuild) △게임(Game)을 제시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한 대응 체계를 갖추는 한편 하나금융그룹만의 이익보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이 가운데서도 올해 조직개편에서 최우선 고려 요소는 금융소비자 보호다. 하나금융그룹은 DLF 사태로 지난해와 올해 초 홍역을 치렀다. 검찰조사와 금감원 제재심 등 그룹 주요 경영진에 대한 수사가 이어졌다. 지배구조 차원에서 리스크가 불거진 점도 있지만, 하나금융그룹에 대한 이미지 훼손과 신뢰 하락이 조직 차원에서 더 큰 리스크로 작용했다
DLF 사태 수습을 위해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및 사회가치 경영 추진을 핵심 키워드로 들고 나왔다. 이에 따라 소비자행복그룹은 소비자보호그룹으로, 그 아래 소비자보호본부는 손님행복본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키워드 자체를 행복에서 보호로, 소비자에서 손님으로 바꾸면서 대내외적으로 ‘손님을 보호한다’는 비전을 효과를 냈다.
또 기존에 겸직 체제로 운영하던 소비자행복그룹 그룹장과 손님행복본부 본부장을 독립 배치했다. 그룹장과 본부장 등 책임자를 세분화 하고, 그에 따른 조직의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을 통해 금융소비자보호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을 그대로 적용했다.
경영기획그룹 아래는 사회가치본부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이 가진 전문성을 활용해 상품과 비즈니스를 사회적 지원체계와 연계하기 위한 조직이다. 기존의 한정되고 일회적인 사회공헌 활동 프로세스를 재구축 해 체계적인 사회책임경영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넘어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경영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금융환경 변화 대응…효율적 영업환경 조성, 리스크 관리 강화
본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투자상품서비스(IPS, Investment Product Service)본부 신설이다. IPS본부는 리테일그룹에 소속돼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기존 개인영업그룹을 리테일그룹으로 명칭 변경했다. 그 아래 기존 리테일사업본부를 리테일사업단으로, WM사업단은 자산관리사업단으로 변경했다. 또 기관사업단을 신설했다.
이는 빨라지는 금융환경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 1그룹 1본부 1사업단 체제를 1그룹 1본부 3사업단 체제로 개편하면서 조직과 인력을 대거 보강했다. 개인영업그룹의 핵심역량을 결집해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영업력 강화에만 방점이 찍힌 것은 아니다. IPS본부 내에는 투자전략부와 IPS부, 손님투자분석센터를 하위조직으로 배치했다. 투자상품 등에 대한 리스크관리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사전·사후 모니터링 강화로 소비자보호 기능을 한층 강조하기 위한 개편이다. 지난해 DLF 사태의 교훈을 토대로 올해 조직개편의 최우선 고려 요소인 손님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다.
기존의 상품 개발 부서와 마케팅 담당 부서도 통합했다. 상품개발부터 판매에 이르는 중간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신속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각 부서별 기능의 융합을 통한 협업을 강화함으로써 영업현장에 대한 빠르고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조직 운영에 대한 방식에도 일부 변화를 줬다. 글로벌, 디지털, WM, IB, 연금, 자본시장 등 6개의 핵심사업부문에 대해서는 각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부문장의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또 6개 핵심사업부문 수장(부행장 및 그룹장)들은 지주와 은행의 해당 업무를 총괄한다. 이는 책임과 권한을 강조하고, 각 사업부문 간의 적극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