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파장]‘고위험’ 자동차부품 상장사…절반이상 영남 밀집최대 거래처 현대차 울산공장 고려 입지 선택, '확진자 급증' 경상도 지역에 공장 많아
김경태 기자공개 2020-03-02 11:27:5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13: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국내 산업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 역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특히 자동차부품사 중 규모가 있는 상장사 대부분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영남지역에 소재하고 있어 가장 고위험군에 속하는 산업으로 꼽힌다.본점이 영남에 있지 않더라도 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까지 고려할 경우 상장된 자동차부품사 중 절반 이상이 해당 지역과 관련이 있다. 사내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방역을 비롯한 예상치 못한 비용 지출이 예상되고 심한 경우 공장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실적과 재무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장 자동차부품사 절반 이상 영남지역 관련
한국거래소에서 분류한 업종이 △자동차 엔진 및 자동차 제조업 △자동차 신품 부품 제조업인 기업 중 완성차업체인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를 제외하면 99곳이다. 여기에 해당 업종으로 분류되지 않더라도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발간한 ‘2019년 자동차산업편람’에 기재된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상장사와 중복을 제외해 집계하면 117곳이다.
이중 영남에 본점이 있는 곳을 추리면 총 56곳이다. 상장된 자동차부품사 중 48%에 해당한다. 우선 경북에는 15곳이다. △영천(화신, 화신정공, 화진, 한중엔시에스, 세원물산) △경산(체시스, 동원금속, 전우정밀, 아진산업, 티피씨글로벌, 일지테크) △포항(삼원강재) △구미(오리엔트정공) △경주(에코플라스틱, 엠에스오토텍)에 있다.
경남에는 △창원(S&T중공업, 현대위아, 영화금속, 지엠비코리아, 한일단조, 대성파인텍, 우수AMS, 삼성공조) △김해(대창단조, 유니크) △양산(화승알앤에이, 에스텍) △밀양(두올산업), △사천(대동기어)에 15곳이 있다.
그다음으로는 대구 10곳(에스엘, 평화산업, 삼보모터스, 경창산업, 평화홀딩스, 평화정공, 상신브레이크, 세원정공, 대동금속, 티에이치엔)이다. 울산에는 9곳(세종공업, 센트랄모텍, 덕양산업, 디아이씨, 현대공업, 한국프랜지공업, 에스모, 에코캡, 엔브이에이치코리아), 부산에는 7곳(S&T모티브, 캐스텍코리아, 성우하이텍, 세동, 유니테크노, 부산주공, 디알비동일)이다.
여기에 본점이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 있다고 하더라도 영남에 공장을 보유한 곳도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수가 불어나고 절반을 웃돈다. 예를 들면 KBI동국실업은 울산과 경주에 공장이 있다. 서연이화와 두올, 우신시스템, 한온시스템 역시 울산에 공장이 있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부품사들이 영남에 몰려 있는 것은 완성차업체와 관련이 있다. 국내 1위 현대자동차는 울산과 아산, 전주에 공장을 두고 있는데 특히 울산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이자 국내 자동차산업의 핵심 생산기지이다. 독립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5개의 완성차 공장과 엔진 및 변속기 공장, 도로주행·충돌 시험장 등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에 납품하는 자동차부품사들로서는 물류비용 등 고정비 절감을 위해 현대차의 공장과 인접한 지역에 본점과 공장을 둘 수밖에 없었다. 울산공장이 가장 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울산, 대구, 부산, 경북, 경남 등 영남지역에 터를 잡고 사업을 했다. 이는 서로가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코로나19라는 예측하기 어려웠던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현재 대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지리적으로 가까운 영남 소재 광역시·시·군이 사실상 비상 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만약 사내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방역과 휴업 등을 결정할 수 있어 평상시와 비교해 불필요한 비용이 지출된다. 확진되지 않더라도 자가격리 등으로 업무 공백이 발생하는 점도 있다.
◇완성차업체 생산 여부에도 영향…정부·지자체 과감한 조치 절실
자동차부품사 내부에 자체적인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사업 특성상 최대 거래처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곧바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현대차의 울산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자동차부품사들 역시 도미노처럼 가동을 중단하고 피해를 보게 된다.
실제 이날 현대차 울산2공장의 도장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현재 가동 중단 상태다. 현대차는 확진자의 근무지와 동선 등을 정밀하게 방역하고 있다. 최종 폐쇄 범위와 기간 등은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뒤 만전을 기하면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영남에서의 확진자가 급증하고 울산공장이 또다시 당분간 가동 중단을 하는 일이 생기면 이곳에 납품하는 영남의 부품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해 초긴장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정부뿐 아니라 영남의 지차체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방역은 물론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협력사에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정부 차원에서도 일부 대책을 밝히기는 했지만, 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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