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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베스틸, 특수강 입지 '잠식 일로'…신용도 비상등 [Earnings & Credit]경쟁자 출현, 매출액·영업익 동반 감소…M&A 여파, 커버리지지표 악화

양정우 기자공개 2020-03-12 14:29:2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6: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강봉강 시장의 1위 사업자 세아베스틸(A+)의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 막강한 경쟁자 현대제철의 등장으로 시장 지위가 위축되자 실적이 하락 일로를 걷고 있다. 시장 구도 재편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처한 만큼 단번에 실적 반등을 이루기가 녹록치 않다.

커버리지지표가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현금창출력이 뒷걸음치는 탓이다. 연간 자본적지출을 보수적으로 통제하고 있으나 인수합병(M&A)을 단행해 차입 규모가 늘어났다. 부채상환능력이 후퇴한 만큼 신용평가사도 등급 아웃룩을 '부정적'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영업이익률 1%, 수익성 급락세…현대제철, 자동차용 특수강 잠식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매출액(2조9607억원)과 영업이익(441억원)이 모두 감소했다. 전년보다 각각 9.7%, 21% 줄어들었다. 탄소강과 합금강 등 주요 특수강을 소화하는 전방 산업(자동차, 조선, 건설중장비 등)이 침체돼 있다. 대규모 장치 산업이어서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높지만 유독 수익성 하락이 두드러졌다. 2015년 1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이 1.5%로 떨어졌다.

수익성이 주저앉은 건 공고했던 시장 지위에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이 특수강 봉강 공장(연산 60만톤 규모)을 준공하면서 강력한 경쟁자가 출현했다. 전체 매출에서 자동차용 특수강의 비중이 높은 터라 여파가 더욱 컸다.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의 계열사가 경쟁사로 등장한 만큼 사업 기반이 잠식되는 동시에 독보적 사업자로서 누린 가격교섭력도 흔들리고 있다.


수출 확대 전략과 각종 M&A(세아창원특수강, 알코닉코리아 등)로 대응하고 있지만 수익성 하락 추세는 여전하다. 현대차와 기아차 물량이 고수익 품목이었고 수출 물량은 외형 방어에 일조했으나 아직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새롭게 인수한 계열사에서 추가적 시너지를 얻으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실적 후퇴의 원인이 시장 구도의 재편 탓인 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업황의 사이클이나 일시적 이벤트에 따른 단기적 부진이 아니기 때문이다. 구조적 위기에 처한 만큼 실적 반등이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 자동차와 조선 등 전방 산업의 침체에 따라 특수강 수요는 당분간 위축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현대제철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향후 자동차용 특수강 판매에 더 힘을 실을 전망이다.

세아베스틸의 타개책은 역시 수출 전선의 확대다. 태국 등 새 거점을 기반으로 동남아와 중국 등 신흥국 수출을 늘리고 미국 수출 제품을 고급화해 수익성도 끌어올릴 방침이다. 수익성 약화에 대응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커버리지지표 악화, 등급하향 요건 충족…세아특수강 M&A, 순차적 현금 유출

재무 구조 측면에선 커버리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순차입금/에비타(EBITDA)' 지표가 2015년 2.4배였으나 2018년 들어 4배를 뛰어넘고 있다. 차입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수익성 하락으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됐다. 주요 등급하향 트리거인 '순차입금/EBITDA 3.5배 초과', '총차입금/EBITDA 4배 초과' 등을 충족하고 있다.

그간 자본적지출(CAPEX) 규모를 내부 현금창출력 내로 제어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흑자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외부 차입 규모가 보수적으로 통제돼 왔다. 하지만 2015년 포스코에서 스테인리스 봉강 제조사인 세아창원특수강(옛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한 뒤로 차입금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2015년에만 2000억원을 웃도는 FCF로 재무 부담을 빠르게 줄일 것으로 여겨졌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세아창원특수강 M&A의 여파는 세아베스틸에 순차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다. 2015년(4399억원)과 2016년(1682억원)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2018년에도 추가 취득에 1000억원을 투입했다. 오는 18일 마지막으로 1000억원을 더 투자해 지분 99.68%를 확보할 방침이다. 올해 1분기 순차입금(지난해 3분기 말 9325억원)이 1000억원 더 늘어나는 만큼 커버리지지표도 추가로 훼손될 수 있는 이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미 지난해 세아베스틸의 등급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지난해 수익성 둔화가 재차 확인된 만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등급 전망부터 손을 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른 신평사의 등급하향 트리거도 하나둘씩 충족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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