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 사업구조 개편]새롭게 탄생한 대림건설, 두번 실패는 없다디벨로퍼 사업 육성 포부…삼호 '주택'·고려 '토목' 중심 통합 전망
이정완 기자공개 2020-03-31 08:03:4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15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워크아웃이라는 아픔을 함께 겪었던 삼호와 고려개발이 합쳐질 대림건설은 '디벨로퍼(Developer)'로서 선보일 미래를 강조했다. 아직 자체 개발 사업 경험이 풍부하진 않지만 향후 해외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사업 확장을 위해선 두 회사의 통일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양사가 한 팀으로 움직이기 위해 화학적 결합부터 빠르게 이뤄낸다는 전략이다.오는 7월 삼호와 고려개발은 하나가 된 후 대림건설로 이름을 바꾼다. 삼호는 보도자료를 통해 "건설시장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디벨로퍼 사업을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디벨로퍼로서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호와 고려개발은 자체 개발 사업 경험이 풍부하지 않다. 고려개발이 민간투자사업으로 2011년 착공해 운영까지 맡고 있는 수원광명고속도로 정도가 잘 알려진 사업이다. 양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두 회사의 매출은 발주를 받아 진행하는 도급공사에서 나온다. 자체 사업으로 발생하는 분양 매출은 양사 모두 0%에 근접한 비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삼호 매출의 82%는 국내 건축에서 발생했다. 대림산업과 'e편한세상' 브랜드를 공유해 짓는 주택사업이 국내 건축사업에 포함된다. 삼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하는 공공택지가 줄어든 탓에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주택 수주를 전개했다. 지난해 삼호는 서울 답십리 제17구역 재건축, 서울 월계동 재건축 사업 등을 신규 수주했다.
고려개발 역시 경부고속도로를 시공했던 토목사업 강자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국내 건축에서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나왔다. 전체 매출 중 65% 수준이다. 고려개발이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수주상황 목록에 따르면 관(官)에서 발주한 토목사업이 수주 목록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지만 매출 비중은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 국내 토목사업 매출 비중은 34%였다. 돈은 아파트를 지어 번 셈이다.
그럼에도 통합될 대림건설이 디벨로퍼 사업, 장기적으로 해외 디벨로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내 중견 건설사가 해외 자체 개발 사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대림건설의 2020년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16위로 점쳤다. 최근 10위권 중견 건설사는 침체된 국내 건설시장을 벗어나 해외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 규제뿐 아니라 개발 가능한 토지 자체가 줄어 주택시장에서 활발한 영업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의 정부 SOC(사회간접자본)사업 예산으로 인해 공공 발주 토목사업도 잠잠한 상황이다.
지난해 시평 10위를 기록한 한화건설은 작년 12월 미국 주택 개발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텍사스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시평 13위인 반도건설은 1월 미국 LA에 주상복합을 착공하며 해외 디벨로퍼 사업을 9년만에 재개했다. 지방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회사를 키운 시평 10~20위권의 중견 건설사는 최근 베트남·미얀마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설립을 준비하면서 본격적인 동남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대림건설은 우선 국내 자체 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두 회사가 지금까지 잘해온 국내 주택 분야를 시작으로 데이터센터, 대형 SOC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대림산업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대림산업은 SK건설과 손잡고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디벨로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17년 수주한 이 사업은 사업비 3조5000억원 규모로 BOT(건설·운영·양도) 방식의 민관협력사업이다. 대림건설은 현수교 건설 후 최소 16년 2개월 동안 최소운영수익을 보장 받는다. 대림산업이 SK건설과 함께했듯 대림건설과도 컨소시엄을 꾸려 해외 디벨로퍼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호와 고려개발은 7월부터 원팀(One team)으로 움직이기 위해 유기적인 조직 통합에 집중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전략적으로 자원을 재배치할 예정"이라면서도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유사한 조직 구성을 갖추고 있어 통합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삼호와 고려개발 모두 건축사업본부·토목사업본부·경영혁신본부(경영지원본부)로 3본부 체계를 갖추고 있다. 삼호는 1970년대부터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성장한 덕에 건축사업본부 산하 10개팀을 가지고 있고 반대로 고려개발은 도로·철도·교량 등 토목사업에 강점이 있는 만큼 토목사업본부 산하에 5개팀이 있다.
주택사업 등 건축사업은 삼호를 중심으로, 토목사업은 고려개발의 조직을 중심으로 융합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대표이사 산하 3개팀과 경영지원 기능을 맡는 본부도 유사한 조직 구성을 갖추고 있어 무리 없이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호는 2000년대 중반 주택시장 호황기에 지방주택사업에 무리하게 참여해 2009년 법정관리에 처해졌다. 삼호는 과거의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비주택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룰 계획이라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혔는데 이번 합병으로 사업 다각화가 용이해지는 효과도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워크아웃 전에는 수익이 날 것 같지 않아도 핵심 사업이면 사업에 참여했는데 이제 위험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고려해 타이트한 수주전 참여에 나서고 있다"며 "이런 기조는 통합된 대림건설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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