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4월 02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거래량이 10배나 늘어난 건 투자 경험이 없는 개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 큽니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런 투자는 지양해야 합니다. 경고 부탁드립니다."최근 '코로나19'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는 파생형 ETF(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취재하면서 펀드 매니저로부터 받은 부탁이다. 투자 당부가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운용사 입장에서 이런 경고를 해도 무관한지 다시 물었고 답변은 같았다.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손실 위험이 큰 상품에 뭉칫돈이 몰리는 것이 운용사 입장에서도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라는 설명은 의외였다.
파생형 ETF는 쉽게 말해 지수의 상승과 하락에 베팅하는 파생 상품이다. 지수의 방향성만 잘 짚어내면 단기간에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 코스피가 1400선까지 내려갔을 때 이 운용사의 레버리지 ETF에 일평균 20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최근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이제는 인버스 ETF에 매일 수천억원이 유입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급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동학 개미 운동'의 열기가 파생형 ETF 시장으로 확산됐다고 보고 있다. 단기간에 자금 흐름의 변동이 크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레버리지·인버스 ETF 상품 쏠림 현상이 갑작스런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처럼 단기간에 파생형 ETF 거래량이 유례없이 폭증한 것은 투자 경험이 없는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주의깊게 보고 있다.
파생형 ETF를 추천하는 유튜브 방송을 보고 호기심에 자금을 넣는 개인투자자들도 많다고 한다. 또 돈이 몰린다고 하니 '나도 따라 산다'라는 식의 부화뇌동 투자자는 덤이다. 초보들은 돈을 2배 이상 벌 수 있는 장점에 주목한다. 하지만 파생형 ETF의 경우 지수가 일간 수익률을 추종하다 보니 지수가 등락을 거듭한 후 제자리에 돌아와도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펀드와 달리 투자 후 손실이 났을 때 기다린다고 해서 원금이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다. 초보들이 도전해 리스크를 감내하기 쉽지 않은 상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변동 장세와 금융 상품에 대한 영향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를 한다. 금융위기 때 파생형 ETF 시장을 비교하려 했지만 당시에는 한국에 상품이 도입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운용사도 처음 경험하는 변동장이고 결과 예측이 불가능한만큼 초보 투자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번 만큼은 매니저들의 경고를 가볍게 흘리지 않길 바란다.
운용사들도 투자 경고에 머물지 말고 변동 장세를 변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ETF 금융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파생형 ETF가 지금같은 투기 이미지를 벗고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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