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업 리포트]국민 압축프로그램 '알집'…AI 컴퍼니로 진화대학생 김장중이 창업한 이스트소프트…게임·포털·커머스·AI로 사업 확장
성상우 기자공개 2020-04-03 08:20:29
[편집자주]
'소프트웨어의 시대'다. 사람과 기계의 모든 소통이 인터넷망으로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의사결정하는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소프트웨어는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소프트웨어의 범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비롯해 인공지능, 보안솔루션 까지 다양한 범주를 포함한다. 제조업 다음을 책임질 지식 산업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책임지는 주요 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2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집, 알약, 알송, 알씨, 알쇼. PC 사용자라면 대부분 일상에서 한번쯤 사용해봤을 소프트웨어들이다. 특히 압축프로그램 '알집'은 2000년대 이후 PC 사용자들이라면 모르기 힘들다. 모든 개인 사용자들에게 전격적으로 무료 배포된 이 프로그램은 국내 이용자 3000만명을 넘어서며 '국민 압축프로그램'이 됐다. '알약' 역시 안랩의 'V3'와 함께 국내 PC 시장을 양분하는 대표 보안 소프트웨어로 자리잡았다.모두 2000년대 초반 스타 개발자로 주목받았던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창업자가 개발하고 사업화시킨 제품들이다. 이스트소프트는 현재 보안·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포털, 게임, 금융, 커머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신사업을 접목, AI 기반 종합 ICT 기업으로 변모 중이다.
◇ 대학생이 만든 국민 SW '알집'
'알집 신화'는 '알집 1.0'이 출시된 1999년부터 시작됐다. 이스트소프트 창업은 그보다 6년 앞선 1993년이었다. 김장중 창업자는 6년간 크고 작은 위기들을 겪으면서 국민 소프트웨어를 탄생시켰다.
김장중 창업자는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유망 개발자로 주목받았다. 한양대 수학과 2학년 재학 시절 개발한 워드프로세서 '21세기'는 현대전자 등 당시 대기업들이 눈여겨 보고 사업화 제안을 해왔다. 하지만 그는 창업을 택했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93년이었다.
창업의 길은 쉽지 않았다. '21세기'가 생각만큼 흥행하지 못했고, 후속 소프트웨어 개발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군입대를 마치고 돌아온 김 창업자의 선택은 당시 긴밀한 관계였던 한메소프트와의 합병이었다. 그러나 한메소프트 대주주였던 대농그룹이 IMF 외환위기와 맞물려 부도나면서 다시 분사하는 과정을 겪어야했다. 결국 서류상 명맥만 유지되고 있던 이스트소프트로 1998년 제2의 창업을 시작했다.
이스트소프트라는 사명을 전 국민에게 알린 '알집'은 그 이듬해 탄생했다. 일상 속에서 갑작스럽게 맞닥뜨리게 된 개발 동기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영어를 몰라 거래처에서 온 압축파일을 풀지 못하던 여직원을 보고 2주만에 개발한 프로그램이 바로 알집이다. 이 프로그램 개발자인 민영환 이사의 성인 '민'을 영어 자판으로 친 'als'에 압축 프로그램 대명사였던 윈집의 'Zip'을 더해 'ALZip'이라는 명칭을 만들었다.
PC통신 자료실에 올린 알집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 직후부터 △알집 △알쇼 △알툴바 △알FTP 등의 소프트웨어를 잇따라 내놨고 '알'은 자연스럽게 대표 브랜드가 됐다. 개인 사용자에겐 무료로 제공한다는 사업 철학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으로 넘어오면서 김 창업자는 공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PC 온라인게임 '카발'을 내놓으며 게임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005년 10월 국내에서 첫 출시된 카발은 2개월 뒤엔 일본, 이듬해엔 유럽에 잇따라 수출에 성공하면서 흥행 가도를 달렸다. 이 게임은 현재 글로벌 60개국에서 누적 3000만명의 유저들이 즐기고 있다.
2003년부터 개발을 본격화한 알약은 2007년에 출시됐다. 500만명 수준의 사용자를 목표로 잡고 시작했지만 출시 후 6개월만에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이 시기 연매출 100억원을 넘겼고 이듬해엔 254억원으로 퀀텀 점프했다. 기세를 몰아 2008년 7월에 코스닥에 입성했다.
◇ 20년간 안정적 외형 성장
지난 20년간 매출은 안정적으로 성장해왔다. 2007년 처음 100억원은 넘긴 연 매출은 2011년에 300억원, 2014년에 400억원을 차근차근 넘어섰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689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이다.
신사업이었던 포털 사업과 게임 후속작에 들어간 비용 탓이다. 2011년 9월 출시한 포털 서비스 '줌닷컴'으로 인한 적자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까지 3~4년이 걸렸고, 2012년 하반기에 출시한 카발 후속작 '카발2'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그 개발비와 마케팅비로 인한 적자가 쌓이기 시작했다. 카발2는 사실상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고, 기존 '카발 온라인'에 '카발 모바일'이 더해지면서 게임 사업은 지난해부터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AI 신사업에 따른 연구개발비 등으로 인한 적자 기조는 아직도 유지 중이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15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이스트소프트는 전문 경영인체제로 전환했다.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온 김 창업자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만 하고 정상원 대표가 뒤를 이었다. 정 대표는 이스트소프트를 AI 컴퍼니로 변모시키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사업부문도 새롭게 정리했다. AI 및 소프트웨어 사업부문만 남겨두고 나머지 사업은 모두 자회사 형태로 분사시켰다. 그 결과 이스트소프트는 △줌인터넷 △이스트게임즈 △이스트시큐리티 △엑스포넨셜자산운용 △딥아이 등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사 형태의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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