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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산업 한국제지 합병]"법적 위험있지만"…왜 자사주에 신주 배정 했을까④매수청구권 물량 포함, 자기주식 급증…단재완 '오너십' 극대화

박창현 기자공개 2020-04-16 08:10:3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1: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성산업과 한국제지 간 합병 거래에서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 배정'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합병의 기본 골격은 한국제지 주식을 해성산업 신주로 맞바꾸는 과정이다. 해성그룹은 합병 대상인 한국제지가 원래 가진 자기주식을 비롯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과정에서 유입되는 자사주까지 모두 해성산업 신주로 바꿀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합병 해성산업 곳간에 자사주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배정은 법적 위험이 뒤따른다. 그런데도 해당 거래를 강행한 배경에 단재완 회장 중심 오너십 체제가 있다는 관측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많을수록 지배주주의 실질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나온다. 자사주 이슈가 결국 단 회장에게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해성산업과 한국제지는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국제지 자기주식'에 대해 동일하게 합병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또 해성산업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한국제지 지분 또한 합병 신주 배정 대상으로 분류했다. 곳간에 있거나 들어올 예정인 모든 한국제지 주식을 해성산업 지분으로 맞바꿔 보유하겠다는 의중이다.

우선 합병 존속법인 해성산업은 소멸법인 한국제지 지분을 28만1955주 갖고 있다. 지분율로 따지면 5.63%에 달한다. 합병 비율이 1대 1.666136이기 때문에 합병 절차가 완료되면 해당 주식은 해성산업 신주 46만9778주로 바뀐다. 대신 지분율은 2.59%로 낮아진다.


한국제지가 들고 있는 자기주식도 주식 교환 과정을 거쳐 합병 해성산업 자사주가 된다. 한국제지는 현재 펀드 보유분까지 포함해 총 17만5830주의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에 합병 신주를 배정하기로 한 만큼 해당 주식 역시 향후 해성산업 주식 29만2963주로 바뀐다. 따라서 합병 후 해성산업은 자기주식 76만2741주, 총 4.21%를 들고 첫발을 내디딜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더 들어올 여지가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물량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한국제지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응해 보유 주식을 회사 측에 넘길 수 있다. 결과적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물량이 한국제지 내부 곳간에 쌓이는 구조다.

해성그룹 측은 이렇게 모은 한국제지 자기주식에 대해서도 합병법인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한국제지는 최대 발행주식의 17%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물량을 받기로 했다. 합병주체인 해성산업 또한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며, 권리 행사 주식이 모두 자기주식으로 편입된다. 양쪽에서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자기주식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간단하게 말해, 합병대상인 해성산업이나 한국제지가 합병 전까지 보유하고 있는 모든 한국제지 주식이 전부 해성산업 주식으로 바뀌고, 이 물량이 그대로 합병 존속법인의 자기주식이 된다.

자사주가 늘어날수록 지배주주인 단재완 회장 일가의 지배력은 강화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같은 지분을 들고 있어도 오너일가는 실질적인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실제 합병 후 단 회장 등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48.72% 수준이다. 하지만 이미 확정된 자기주식만 반영해도 실질 지배력이 50.8%로 확대돼 과반 지배력을 갖추는 형국이다.

다만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배정 결정은 법적 위험이 뒤따른다. 신주 배정 여부와 관련해 법령상 명문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이 합병 비율이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인정할 경우, 업무상 배임 등 민·형사상 책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해성그룹 측은 법적 절차에 따라 합병비율 산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실무 검토 과정에서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제일홀딩스-하림홀딩스 합병 등의 선례를 고려해 거래를 강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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