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7조 美 호텔 인수 '불발' 전화위복되나 그룹 계열사 재무부담 경감 해석 '지배적'..계약금 반환 소송 가능성도
정유현 기자공개 2020-05-06 07:46:5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1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안방보험 미국 호텔 매매가 불발되자 전문가들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규모 7조원에 대해 신용평가회사들은 그동안 계열사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해 왔다. '코로나19' 이후 호텔업 등 관광업이 회복이 될 경우 미래 가치도 크지만 현 상황에서 딜을 완수하는 것이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부담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래에셋이 이번 딜 해지가 오히려 '잘 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미래에셋, 인수자금 계열사 분담 구조..안방보험, 선행조건 미이행 '소송전'
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0일 중국 안방보험과 체결한 미국 15개 호텔 매매계약서에 대한 해지통지서를 매도인 측에 지난 3일 발송했다. 계약금을 보관하고 있는 에스크로 대리인(Escrow Agent)에게는 계약금 반환 요청서를 전달한 상태다. 사실상 계약 해지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9월 글로벌 대체투자운용사인 브룩필드 등과의 경쟁을 뚫고 58억달러(약 7조원) 가격을 제시하며 매매 본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인수계약 체결 직후 인수대금 10%인 5억8000만달러(약 7000억원) 규모 계약금을 예치계좌에 납부했다.
이 계약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이 뉴욕의 JW메리어트 에식스하우스, 시카고 인터컨티넨탈호텔, 샌프란시스코 리츠칼튼 하프문베이 리조트 등 5성급 호텔 15곳의 새주인이 되는 딜이었다.
호텔 인수 자금은 그룹 계열사가 분할해 책임지는 구조로 짰다. 미래에셋대우가 에쿼티 1조8000억원을 책임지고, 미래에셋생명보험(5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1900억원) 등이 이번 투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나머지 금액은 담보대출을 통한 현지조달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셀다운 물량은 5000억원 남짓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딜 과정이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2017년 안방 보험이 미국과 중국에서 제3자와 상표권 분쟁건이 있었는데 미국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안방보험이 패소했다. 이 분쟁은 제3자는 안방보험이 20개 호텔 자산 및 현금 등을 양도하기로 했는데 이행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걸었던 건이었다. 이 20개 호텔에는 미래에셋이 인수하기로 한 15개 호텔 자산도 포함이 됐다. 계약이 진행되더라도 명백하게 소유권이 넘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래에셋 측은 권원보험을 통해 안정성을 높이고자 했다.
미국 등기소는 등기권 관리가 전산화 되지 않아서 부동산 관련 권리 보호를 위해 등기권 외에 권원보험이라는 추가 권리 관계를 두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안방보험의 소송전이 진행중이고 소송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거래 대상 호텔에 대한 권원보험 발급이 거부됐다. 선행 조건이었던 권원 보험이 발급됐으면 딜이 예정대로 진행될 상황이었다.
안방보험의 선행 조건 이행이 불가능해지자 미래에셋 측은 지난달 17일 계약 상 거래 종결 선행 조건 미충족의 위반 사항을 15일 이내에 해소하지 않을 경우 매매 계약서를 해지할 권리가 발생한다고 통지했다. 이 같은 요청에 안방 보험 측은 오히려 빠르게 딜을 마무리 하라고 미래에셋금융그룹에 소송제기로 응수하며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미래에셋 측은 15일간 중국 안방보험의 하자 치유를 기대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송 제기 외에는 안방보험 측의 별다른 소명이 없었고 이달 2일 해당 기간이 종료됐다. 이에 미래에셋 측은 계약 해지권을 행사한 것이다.
현재 미래에셋 측은 에스크로 대리인에 계약금 반환 요청서를 전달하긴 했지만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 측의 소송 결과에 따라서 계약금의 향방이 정해진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금을 받기 위한 또 다른 소송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코로나19 유관 산업 리스크↑…딜 해지로 유동성 부담 덜어내
대규모 딜이 결국 법정 분쟁으로 변질됐지만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계약을 해지 카드를 낸 것이 당장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호텔업이 셧다운된 상황이기 때문에 대규모로 유동성을 소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래에셋대우는 굵직한 IB투자가 많은 만큼 리스크 노출이 크기 때문에 자본적정성은 물론 수익성에도 부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 4월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코로나19 유관산업, 실물자산에 대한 익스포저가 7801억원 규모로 메리츠종금증권 다음으로 많다고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로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미국, 호주, 베트남 등 세계 각국에 호텔과 리조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안방보험 딜을 진행하고 있는 점이 리스크로 꼽혀왔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방 보험 호텔 인수 딜에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초기 투자 및 엑시트 시점의 유동성 위험이 높다고 봤다. 특히 차입금 조달과 투자자 모집 등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 보면 오피스 빌딩에 대한 투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안방 보험 딜이 완료된 이후에는 호텔·리조트 투자 비중이 커진다"며 "코로나19 이후 회복이 가장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호텔업인만큼 향후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수 딜을 해지하면서 당분간은 새로운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래에셋 입장에서 남은 리스크는 계약금 반환 여부다. 에스크로 대리인에 계약금 반환 요청서를 전달하긴 했지만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 측의 소송 결과에 따라서 계약금의 향방이 정해진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금을 받기 위한 또 다른 소송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래에셋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원만한 해결을 희망하고 있다"며 "매도인이 이미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화를 하고 있어 이에 대응해 매수인의 매매 계약상 권리로 법적 대응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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