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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리포트]현대차·한국타이어 '관계 회복' 신호탄…'밀월'되나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건립 맞손, 이해관계 부합…사업적 거래 확대 전망 나와

김경태 기자공개 2020-06-18 09:12:04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7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미래 자동차와 모빌리티 대비에 손을 잡았다. 그간 자동차업계에서는 과거 한온시스템 인수 등으로 인해 두 그룹이 서먹서먹한 관계가 됐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협력을 통해 관계 회복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타이어로서는 주요 고객인 현대차의 마음을 다시 얻어 실적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행시험장 내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건립 협력

현대차그룹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이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충남 태안군 태안기업도시에 건설 중인 첨단 주행시험장 내에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HMG Driving Experience Center)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에서 협약식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두 그룹의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오너 3세가 참석해 무게감을 키웠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조현식 부회장이 손을 잡았다. 전문경영인으로는 토마스 쉬미에라(Thomas Schemera) 현대·기아차 상품본부장(부사장), 이수일 한국타이어 사장이 참석했다.

한국타이어 태안 주행시험장은 2021년 상반기에 준공 예정이다. 부지면적이 축구장 약 176개 크기인 126만㎡(약 38만평)에 달한다.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최장 테스트 노면을 보유하게 된다. 총 길이 4.6km에 이르는 고속주회로와 함께 11개의 다양한 노면 시험로를 갖춘 최첨단 연구시설로 건설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행시험장의 거의 모든 시험로를 사용한다. 또 현대차그룹이 추가로 건설하는 주행체험 시설과 지상 2층 9602㎡(약 2905평) 규모의 고객 전용 건물이 더해져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이빙 체험 센터가 된다. 주행체험 시설은 4개의 체험트랙과 4개의 체험존 등 총 8개의 코스로 구성된다.

현대차그룹은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가 국내 자동차문화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평소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연구개발 시설인 주행시험장과 결합된 복합시설로 다른 주행체험장과 차별화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자동차와 드라이빙에 대한 관심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기아차 상품본부장 부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한국타이어, 현대차와 '관계 회복' 신호탄

과거부터 현대차는 자동차에 반드시 들어가는 타이어를 일정 부분 한국타이어로부터 공급받으며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2016년에 한국타이어가 현대차그룹의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잇따라 놓쳤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한앤컴퍼니와 손잡고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을 인수한 이후 현대차그룹과 서먹서먹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온시스템은 범현대가에 속했던 기업인 데다가 사업적으로 핵심 부품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2대주주이기는 하지만,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두 그룹을 대표하는 오너 3세 경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을 체결하면서 협력 관계가 다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과 조 부회장의 인연을 고려할 때 '밀월' 수준의 관계로까지 심화할 가능성을 점친다. 정 부회장은 조 부회장은 경복초등학교 동기동창으로 4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인연이 있다.

다만 정 부회장이나 조 부회장이 학연 등에 연연하거나 의존하는 성향은 아니라고 알려졌다. 경영자로서 철저하게 사업적으로 도움이 될 때만 협력하는 스타일이다. 이번 협약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 자동차 및 모빌리티 시대 대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맞손을 잡게 됐다.

조 부회장이 한국타이어의 경영 공백을 순조롭게 메꾸고 있다는 점을 다시 증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조 부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에 주력했다. 한국타이어는 동생인 조현범 사장이 대표이사로서 이끌었다.

조 사장은 올해 4월 1심에서 한국타이어의 주요 임원이 동원돼 협력사로부터 뒷돈을 수수하고, 계열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6억1500만원의 추징금을 부여받았다. 검찰은 판결에 대해 항소했고 2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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