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애물단지서 복덩이로]중흥건설, 골프 붐 예견한 퍼블릭 전략 '적중'2000년대 초반 골프 대중화 선언 후 개발 본격화…호남 지역 명문 골프장 자리매김
이정완 기자공개 2020-07-29 13:36:36
[편집자주]
골프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퍼블릭과 회원제 불문 '풀 부킹'이 된지 오래다. 과거 취약한 재무구조 탓에 퇴출 1호로 몰리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애물단지 신세를 벗었다. 영업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회원권 시세는 수직상승했고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차입 의존도가 높았던 사업장은 서서히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성공하고 있다. 주 52시간제와 온화한 기상여건에 더해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변수도 우호적인 경영환경을 만들고 있다. 더벨이 변화무쌍한 골프장 현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7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흥건설은 2000년대 초반 전남 나주에 골드레이크컨트리클럽을 개장하며 골프장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운영되는 다수의 퍼블릭 골프장이 과거 회원제를 거쳤다가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퍼블릭으로 전환한 것과 달리 골드레이크CC는 처음부터 회원제와 퍼블릭 골프장을 비슷한 시기에 개장했다. 골프 대중화를 내다본 전략은 오늘날 20%대의 꾸준한 영업이익률로 돌아왔다.중흥건설은 나주관광개발이라는 법인을 통해 골드레이크CC를 운영하고 있다. 골드레이크CC의 지난해 매출은 224억원, 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2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2018년 매출은 201억원, 영업이익은 28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11%, 57%씩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용이한 스포츠인 골프장 이용객이 늘며 골드레이크CC 영업도 순항 중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겨울부터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휴장 없이 원활하게 영업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국내 골퍼가 해외가 아닌 지방으로 골프를 치러와 침체보다는 기회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나주관광개발은 중흥건설 오너 일가와 중흥건설·중흥토건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인물은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의 아들인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과 딸인 정향미씨다. 두 사람이 나주관광개발 지분 20%씩을 가지고 있다. 정창선 회장과 부인 안양임 여사는 각 14.16%, 8%씩을 보유 중이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도 지분 17.84%, 20%를 가지고 있다.
오너 일가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골프장 개발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은 2013년부터 K리그 광주FC 대표이사를 맡아 자비로 후원할 정도로 스포츠와 레저 산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레이크CC는 전남 나주호 주변에 36홀로 조성돼 2005년 퍼블릭 18홀, 이듬해 회원제 18홀을 개장했다. 회원제와 퍼블릭을 동시에 운영한 덕에 얻은 이득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퍼블릭 골프장 홀만큼의 세금 감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퍼블릭 골프장은 1999년 말 김대중 대통령의 골프 대중화 선언 이후 정책적으로 육성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0년부터 퍼블릭 골프장을 대상으로 개별소비세도 면제하고 취득세, 재산세 등에서 회원제 골프장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했다. 골드레이크CC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도 2003년부터였다.
중흥건설은 골드레이크CC를 지을 때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라는 점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 골드레이크CC가 리조트 형태로 조성돼 콘도·워터파크·스파 시설 등도 함께 갖추고 있는 이유다. 골드레이크CC는 가족 단위 고객 유치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향후 대중화될 골프 인기를 내다보고 퍼블릭 코스를 우선 개장했지만 회원제 코스도 2006년 개장하며 회원권 분양이 주는 안정적인 자금 확보도 놓지지 않았다. 2006년 말 기준 회원으로부터 받았던 입회금 694억원은 지금까지도 반환 없이 증가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말 기준 106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골드레이크CC는 퍼블릭과 회원제가 함께 운영되는 만큼 골프 코스의 품질 또한 우수하게 관리되고 있다. 골드레이크CC는 중국 골프전문 사이트인 알리골프와 클라우드가 선정한 아시아100대 골프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회원제와 퍼블릭 골프장을 통틀어 24곳이 뽑혔는데 골드레이크CC가 이에 포함된 것이다.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2부투어가 열리고 있기도 하다.
골드레이크CC는 골퍼 사이에서 호남 지역 내 명문 골프장으로 꼽힌다. 회사 측에서는 "골프장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어 골드레이크CC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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