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KPI 점검]우리은행, 건전성 평가점수 상향…안정성 개선연체율 하락, 우량대출자산 증가…적극적 관리, NPL 대거 감소
고설봉 기자공개 2020-08-11 07:51:1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7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올해 KPI 개편에서 유일하게 손보지 않은 평가항목은 건전성이다. 오히려 지난해 KPI보다 배점을 더 높이며 건전성 관리에 드라이브를 걸었다.각종 핵심지표를 과감히 포기하며 KPI를 대대적으로 손봤지만 건전성 유지 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시그널을 영업조직에 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KPI에서 건전성 평가항목은 연체율과 자산건전성관리 등 2가지였다. 올해도 이 두 가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배점을 일부 상향했다. 연체율의 경우 지난해 60점에서 올해 70점으로, 자산건전성관리는 지난해 10점에서 올해 30점으로 올렸다.
다른 모든 KPI 평가항목을 단순화하거나 과감히 없앤 가운데서도 건전성 항목만큼은 그대로 유지한 이유는 뭘까. 급변하는 영업환경에서도 건전성은 꼭 지켜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손익은 포기하더라도 건전성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리스크 관리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더불어 향후 우리금융그룹 차원에서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등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과도 맥이 닿아 있다. 넓은 범위에서 자산건전성 확보는 자본적정성 개선으로도 이어진다. 이 두 지표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금융사 리스크 관리의 기초다. 올해 금감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아야 했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은행이 KPI에서 건전성 평가항목을 그대로 유지한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같은 평가항목의 고정화와 더 높은 배점 배정 등을 통해 건전성 확보에 드라이브를 건 만큼 올 상반기 그 효과도 컸다. 코로나19로 외생변수가 커지고 경기상황이 악화한 가운데서도 우리은행은 각종 리스크 지표 관리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대출자산이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서도 몇몇 지표는 지난해 말보다 더 개선된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올 상반기 우리은행의 연체율은 예년보다 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2018년 말 0.31%였던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0.32%로 상승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다시 0.31%로 안정화됐다. 대출자산의 폭발적인 증가 와중에도 연체율 관리가 잘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정부의 정책으로 대출자산에 대한 원금·이자 유예가 올 3월부터 적용된 만큼 향후 연체율 추이는 변동성이 있다. 이에 따라 표면 연체율과 실제 원금·이자 유예에 따라 연체로 집계되지 않는 대출자산간 간극이 얼마나 될지에 따라 하반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금·이자 유예된 대출자산의 부실 정도를 사전에 측정하고 관리하는 역량에 따라 각 영업점 및 영업조직의 KPI 점수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산건전성 관리도 올 상반기 큰 리스크 없이 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자산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인 우량대출자산비중은 올 상반기 크게 상승했다. 2018년 말 84.4%에서 지난해 말 85.2%를 거쳐 올 상반기에는 85.4%로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중소기업 및 개인신용 대출이 증가한 가운데서도 건전성 관리에 일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 상반기 고정이하여신(NPL) 관리에 성과를 낸 만큼 향후 KPI 평가에서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말 1조1820억원이던 NPL 규모는 지난해 말 9800억원을 거쳐 올 상반기 9750억원으로 줄었다. 신규 NPL 발생을 억제하는 한편 적극적인 상각·매각을 통해 NPL 총량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였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6830억원, 6290억원, 2300억원 규모로 상각·매각을 진행했다.
더불어 올 상반기에도 대손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적립하며 리스크 차단에 주력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미래 경기전망을 반영해 대규모 충당금을 미리 적립했다. 올 상반기 충당금 총계는 1조32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조1930억원 대비 11.4%가량 늘었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에 힘입어 NPL비율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NPL비율은 0.38%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말 0.51%와 지난해 말 0.4% 대비 큰 폭의 수치 개선이 이뤄진 결과다.
NPL커버리지비율은 지난해 말 121.8%에서 올 상반기 136.4%로 상승했다. 위험에 대비해 버퍼를 확실히 끌어올리면서 건전성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결국 건전성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건전성지표(연체율 및 자산건전성관리) 배점을 70점에서 100점으로 상향한 부분이 자산건전성 관리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몇 년간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과 리스크관리 중심 영업문화를 정착시킨 효과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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