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8월 12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업계에 '인재 확보'는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꼽힌다. 벤처투자 주요 유동성공급자(LP)들이 운용사를 선정하는 주요 항목이기도 하다. 특정인이 펀드를 중복으로 운용할 경우 제약이 있으며 대표펀드매니저 또는 핵심 운용인력인 심사역이 퇴사할 경우 페널티가 부여된다. 업계에서 잘 나가는 심사역들의 이적이 주목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이 때문에 각 벤처캐피탈은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인센티브 조건을 손질하거나 복지와 조직문화를 재편하기도 한다. 이면에는 인력 누수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력 이탈은 벤처캐피탈업계가 겪는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다.
설립 9년차를 맞은 메가인베스트먼트도 한 때 핵심 인력이 줄지어 빠져 나가며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남들과 달랐다.
인력 관리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조명우 메가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답변은 솔직했다. 그는 "능력 있는 심사역이 오래 같이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함께 있는 동안 개인이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부여하고, 이를 통해 회사도 성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 보다 펀딩과 투자 등 주요 업무에 힘을 실어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얘기다. 오래 붙들고 있는 것보다 개인 역량을 더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는 조 대표의 말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인재 양성소가 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내부 인력을 하우스와 동반 성장하는 파트너로 여긴다는 얘기다. 메가인베스트먼트는 실제 내부 핵심 인력을 파트너로 부르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이직을 한 뒤 옛 친정과 딜(Deal)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클럽딜(공동투자)은 빈번히 활용되는 투자 방식이다. 다수의 투자자가 참여하는 구조이다보니 각 하우스 인력들이 머리를 맞대는 경우가 다반사다. 제 식구가 둥지를 떠나더라도 소속이 달라질 뿐 업계에서 파트너 관계로 남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인력 관리 실험은 일단 합격점이다. 메가인베스트먼트는 그간 업력에 비해 몸집을 불려가는 속도가 더뎠지만 심사역에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펀드 결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같은 흐름과 맞물려 운용자산(AUM)이 빠르게 불어났다. 2016년 당시 300억원 수준에 그쳤던 AUM은 올해 2000억원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메가인베스트먼트가 택한 동반자적 '같이'의 철학이 사람 가뭄에 시달리는 업계의 새로운 인력 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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