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시공능력 점검]쌍용건설, 10년 만의 상승 '반전'두바이·싱가포르 해외공사 실적 호조세…두바이투자청 인수효과?
이정완 기자공개 2020-08-14 09:32:00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2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이 10여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시평 순위 또한 지난해 30위 밖에서 올해 20위대로 돌아왔다. 꾸준한 해외 공사 실적이 시평액 상승을 이끌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올해부터는 국내 주택 사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어 이에 따른 내년 공사실적 증가도 기대된다.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올해 토목건축공사업 시평액 1조4504억원으로 지난해 1조2548억원 대비 8% 늘었다. 시평액 상승 덕에 순위 또한 지난해 32위에서 4계단 오른 28위를 기록했다.
쌍용건설은 2011년 시평액 2조1595억원을 나타낸 뒤 지난해까지 시평액이 줄곧 감소해왔다. 유동성 위기로 인해 회생절차에 돌입한 2014년 있었던 시평에서는 시평액 2조원 벽의 깨지기도 했다. 2013년 1736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부진이 이어진 탓에 2014년 시평 경영평가액에서 0원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는 공사실적평가액,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을 합산해 계산하는데 경영평가액은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쌍용건설은 2015년 두바이투자청에게 인수된 후에도 시평액은 빠르게 회복되지 못하고 1조3000억~1조4000억원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1조3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시평액을 기록하며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시평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인수 효과는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올해 시평액 반등도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이 주도한 해외 사업에서 나타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사실적은 3년간 연차별 가중평균 공사실적을 기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회복세가 드러났다. 특히 건설업은 수주산업이라는 특성상 공사를 수주한 후에도 진행률에 따라 시차를 두고 매출이 반영되다보니 실적으로 이어지는데 시간이 필요한 측면도 있었다.
두바이투자청이 발주한 대표적인 사업이 로열 아틀란티스 호텔 프로젝트다. 약 1조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되며 해외 실적을 키웠다. 지난해 반영된 로열 아틀란티스 호텔 프로젝트 매출은 1525억원에 달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두바이에서 29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로열 아틀란티스 호텔에서 거둔 매출이 두바이 전체 매출 중 절반이 넘는다.
쌍용건설은 두바이가 아닌 싱가포르에서도 오랜 명성을 쌓아온 덕에 꾸준한 실적을 이어왔다. 지난해 해외에서 두바이 다음으로 매출을 많이 거둔 국가도 싱가포르였다. 1986년 지은 래플즈 시티와 2010년 샌즈 마리나 베이가 싱가포르에서 쌍용건설을 알린 프로젝트다. 현재는 지하철 공사와 같은 토목 사업과 우드랜드 종합병원, 포레스트 우드 콘도미니엄 공사를 진행하며 실적을 쌓고 있다.
이런 성과 덕에 쌍용건설은 올해 공사실적액 8271억원으로 지난해 6578억원 대비 26% 증가했다. 쌍용건설은 종합건설업 주요 공종별 공사실적에서도 토목 부문 지하철 공종에서 기성액 1118억원으로 4위, 건축 부문 숙박시설 공종에서 기성액 2983억원으로 2위에 올라있다. 교육·사회용 공종에서도 기성액 2154억원으로 전체 중 3위다.
공사실적과 더불어 경영평가액이 늘어난 것도 올해 시평액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시평 평가 항목 중 하나인 경영평가액은 올해 1897억원으로 지난해 1710억원 대비 11% 늘었다.
경영평가액 평가지표에는 당기순이익을 매출로 나눈 매출순이익률이 반영되는데 쌍용건설은 2018년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의 추가 공사비를 두고 삼성물산과 벌인 법정 다툼에서 1심 패소 판결을 받아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157억원을 기록했다. 소송 관련 비용을 매출원가와 영업외비용 등에 반영한 탓이었다. 반면 2019년에는 당기순이익이 83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수익성 지표가 개선된 것이 경영평가액 증가를 이끌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꾸준한 해외 실적 덕에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며 "올해부터 더 플래티넘 브랜드로 주택 사업도 키우고 있어 내년 실적 상승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의 설명처럼 쌍용건설은 더 플래티넘 브랜드로 올해 5000세대가 넘는 분양을 이미 기록하며 연초 목표로 제시했던 7300세대 분양을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800여 세대 주택 분양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를 국내 주택시장 재공략의 원년으로 삼으며 건축 중 주택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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