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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인슐린펌프 개화…공룡 선두 맹추격" [thebell interview]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

양정우 기자공개 2020-09-02 15:31:03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06: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당뇨 증세를 지닌 지인이 쉽게 눈에 띈다. 인구 고령화와 영양 과잉의 시대에선 당뇨병이 흔한 질병이다. 전 세계 당뇨 환자는 4억50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당뇨를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건 10명 중 1명이 살아남고자 인슐린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의 90% 정도는 일반 주사기나 펜 형태의 주사기를 사용하고 있다. 간편하게 보여도 환자 입장에선 쓰기가 불편하다. 때마다 화장실에서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주사기를 쓰는 환자 가운데 70% 이상이 외부에선 제때 맞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오는 배경이다.

패치처럼 몸에 붙여 쓰는 인슐린펌프가 주사기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인슐린 주입기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미국 인슐렛(Insulet)이 웨어러블 인슐린펌프를 유일하게 생산한 가운데 토종 기업 이오플로우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 작업을 마쳤다.

◇당뇨 인구 4.5억, 인슐린 시장 20조 넘봐…웨어러블 인슐린펌프, 업계 대세 흐름

당뇨는 평소 관리가 중요한 질병이다. 당의 농도가 진해 끈적끈적한 피가 모세혈관을 막으면 뇌졸증, 실명, 심장마비 등으로 이어지는 합병증이 발생한다. 하지만 주사기는 사용하기가 불편해 관리 측면에서 효과적 솔루션이 아니다.

이런 단점 탓에 인슐린 주입기 시장에선 웨어러블 인슐린펌프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손바닥 크기의 약물주입기를 팔이나 배, 허벅지 등 몸에 붙여 3~4일 간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당뇨 환자 입장에선 주사기보다 당연히 인슐린펌프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웨어러블 인슐린펌프의 수요를 독식해온 건 인슐렛이다. 2005년 세계 최초로 제품 개발에 성공한 뒤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90% 정도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억7400만달러(약 8000억원)로 집계됐다. 현재 시가총액은 인슐린펌프 기기 하나로 약 17조원(142억9600만달러)에 달한다. 주가매출비율(PSR)은 17배, 주가수익비율(PER)의 경우 558배에 육박한다.

인슐렛에 도전장을 내민 유일한 대항마가 바로 이오플로우다. 글로벌 시장에 이오패치(사진)'를 출시하면서 세계 두 번째로 웨어러블 인슐린펌프를 개발했다. 김재진 대표는 "이오패치는 인슐렛이 15년 간 독점적으로 공급해온 패치 펌프에 뒤지지 않는 제품"이라며 "크기와 무게가 비슷하면서도 수명이 길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슐렛이 오랫 동안 이 블루오션을 독식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진입 장벽은 기술이었다. 무엇보다 웨어러블 인슐린펌프의 구동부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전력 소모가 낮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인슐린을 체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했다. 모든 조건을 충족한 기술은 그간 인슐렛의 기업합금 솔루션이 유일했다.

10여 년 간 쌓아올린 진입 장벽을 깨뜨린 게 이오플로우다. 인슐렛의 방식과 다른 저전력형 전기삼투펌프 기술로 동일한 성능을 갖춘 구동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서 '100대 Science spin off 신기술(Spinoff.com)', '당뇨 부문 Company of the year(MedTechOutlook)' 등에 선정되며 '핫'한 주목을 받은 이유다.

김 대표(사진)는 "이오패치는 인슐렛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며 "인슐렛 기기의 수명이 3일인 반면 이오패치는 공식적으로 3.5일, 비공식적으로 4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기준 인슐렛 제품은 1년에 122개를 써야하고 이오패치는 92~104개가 필요한 것"이라며 "동일한 단가를 책정할 때 연 30% 이상 비용이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슐렛 대항마, 이오패치 경쟁력…충분전형적 셀러 마켓, 고속 성장 여건

이오플로우의 성장 여력이 높은 건 웨어러블 인슐린펌프 시장의 특성이 한몫을 하고 있다. 전형적인 수요 우위의 '셀러 마켓(Seller’s market)'이다. 인슐렛도 모두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 1위가 장악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하는 구조가 아니다.

김재진 대표는 "자체적으로 인슐렛 제품의 사용자를 20만명 정도로 추산한다"며 "인슐린 주입이 필요한 환자 규모와 비교하면 턱없이 작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당뇨 인구를 잠재 고객으로 판단하면 웨어러블 인슐린펌프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한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미 유럽 시장에서 이탈리아 메나리니(Menarini)와 독점 판매 계약을 맺었다. 5년 간 1500억원의 매출을 보증하는 계약이다. 미국 시장에선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자 5곳의 대형 업체와 협의를 나누고 있다. 파트너 의향을 내비친 기업 가운데 1곳을 결정하는 최종 선택만 남겨놓고 있다. 중국, 중동, 남미 등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선 휴온스와 5년 간 360억원 규모의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며 "국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것을 가정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전선을 구축하는 작업이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기업공개(IPO)의 공모 자금으로 좀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오플로우는 코스닥 IPO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상장주관사(하나금융투자)가 책정한 적정시가총액은 3419억원이다.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IPO 몸값은 26%의 할인율을 적용한 2528억원이다. 내달 4~5일 일반 공모 청약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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