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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증권 M&A 연합군 된 'KTB·리딩證' [오너십 시프트]③임태순 대표 측 자금줄 담당, '1호 MBO·개국공신' 등 인연

박창현 기자공개 2020-09-23 08:41:11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1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케이프와 케이프투자증권은 운명 공동체다. 케이프가 케이프투자증권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이번 M&A를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주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있다. 임 대표는 개인 자금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백기사도 초청했다. KTB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이 그 주인공들이다.

KTB투자증권은 임 대표의 뿌리나 마찬가지다. 리딩투자증권의 경우, 임 대표가 진행하고 있는 '증권사 MBO(Management Buyout)'의 첫 성공 사례다. 두 기관은 담보를 제공받고, 높은 수익률까지 보장받으면서 투자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 그룹 지배구조에 관여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이에 '케이프투자증권-KTB투자증권-리딩투자증권' 간 새로운 관계 형성도 향후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임 대표는 현재 투자회사 '템퍼스인베스트먼트'를 앞세워 케이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올 11월 잔금을 모두 치르면 23.75%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케이프 기존 오너인 김종호 회장은 2016년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임 대표를 영입했다. 하지만 올해 케이프가 적대적 M&A에 노출되자 아예 임 대표에게 케이프와 그 밑에 딸린 케이프투자증권을 넘기는 모양새다.

문제는 자금력이었다. 월급쟁이 CEO가 확보할 수 있는 자금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템퍼스인베스트먼트에 직접 돈을 넣어줄 투자자들을 찾았다. 그렇게 확보한 투자자가 총 3곳이다. 케이프 경영권을 판 김 회장이 재투자에 나섰고, KTB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도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325억원을 쐈고, 두 증권사가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 배경에 대해서는 '수익성'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높은 이자율에, 담보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 템퍼스인베스트먼트가 발행한 CB 금리는 5%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새 주인 측이 취득한 케이프 주식 495만여주가 모두 담보로 제공된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담보가 확실하고 금리도 좋아 케이프 M&A 투자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리딩투자증권 역시 수익성을 보고 CB를 취득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수익성 외에도 남다른 인연이 투자 성사로 이어졌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경우, 임 대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임 대표는 과거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회장과 함께 KTB그룹(옛 한국종합기술금융)을 인수하고 그 토대를 닦은 개국공신이다. 이후 KTB투자증권에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M&A 전문가로 활동하며 많은 성과를 냈다. 자신이 직접 주도하고 있는 M&A 거래에 전 직장의 도움을 받는 셈이다.

리딩투자증권은 임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증권사 MBO' 1호다. 2016년 들어 리딩투자증권은 대주주 이슈로 인해 M&A 시장의 매물로 나왔다. 이때 김충호 대표와 임직원, 외부 기관투자가들이 힘을 합쳐 경영권을 인수했다. 증권 업계 첫 MBO가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그 전철을 밟아나가자 거래 노하우가 많은 리딩투자증권이 숟가락을 얹은 모양새다.

CB는 사채 금리 외에 보통주 전환권이 붙어있다. 통상 발행 후 1년 뒤부터 전환 권리가 생긴다. 따라서 KTB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 모두 템퍼스인베스트먼트의 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템퍼스인베스트먼트→케이프→케이프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감안했을 때, 투자자들이 케이프투자증권에 대한 우회 지배력을 확보하게 되는 구조다.

투자자 측 역시 CB 이자 수익 매력도가 높지만 보통주 전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보통주 전환을 통한 수익이 더 크면 권리 행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프, 더 광범위하게는 케이프증권 M&A의 한 축을 KTB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이 맡고 있다"며 "엑시트 전략을 두고도 상호 간에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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