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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SK건설의 ‘퓨얼셀’, 누가 SOFC 승기 잡나 양사 "한국형 시스템 만들겠다” 공언

김서영 기자공개 2020-10-26 08:09:09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3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퓨얼셀과 SK건설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 국산화에 동시에 뛰어들면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두산퓨얼셀과 SK건설의 SOFC 개발 소식은 하루 차이로 전해졌다. 두산퓨얼셀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형 SOFC 생산시설 투자 계획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SOFC 개발에 2023년 말까지 72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다음날인 20일 SK건설은 경북 구미에 위치한 블룸SK퓨얼셀 생산 공장의 준공 기념 개관식을 열었다. 블룸SK퓨얼셀은 SK건설과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가 SOFC 국산화를 위해 지난 1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양사는 지난해 9월 지분율 SK건설(49%), 블룸에너지(51%)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SOFC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해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세계 최고 효율의 신재생 분산 발전설비다. 발전 효율이 기존 연료전지보다 월등히 높다. 백연과 미세먼지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 설치 면적이 작고 안전하다.

두산퓨얼셀과 SK건설은 모두 SOFC를 국산화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는 “‘한국형 고효율 SOFC’를 개발해 연료전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며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수소 사회 구축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안재현 SK건설 사장 역시 “국내 부품 제조사의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 SK건설의 뛰어난 시공 능력을 기반으로 해외 수출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친환경 분산전원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라면서 “연료전지 국산화를 통해 정부의 그린뉴딜 및 에너지 신산업 육성 정책에도 부응하겠다”라고 했다.

두 기업 중 누가 먼저 ‘SOFC 국산화’ 결승선을 통과할까. 스타트는 SOFC 생산 공장 준공을 알린 SK건설이 빨랐다. SK건설은 이번 구미 SOFC 생산 공장을 내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까지 50MW(메가와트) 설비를 갖추고 2027년 400MW까지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SK건설은 뛰어난 플랜트 시공 능력을 발휘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SK건설은 플랜트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위 데이터센터 전문 운영 기업인 에퀴닉스(Equinix)가 발주한 SOFC EPC(설계·조달·시공)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또 SK건설과 SK어드밴스드, 블룸에너지는 구미공장 개관식 행사의 하나로 부생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연료전지 시범 프로젝트에 대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두산퓨얼셀은 내년에 SOFC 생산 공장 건설에 착공해 2023년까지 기술 개발과 공장 설비를 마칠 계획이다. 두산퓨얼셀은 3분기 경영실적 보고서를 통해 SOFC 생산 설비를 향후 140MW 규모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연료전지 익산공장 규모는 올해 63MW에서 2021년 260MW, 향후 450MW로 확대될 전망이다. SOFC 생산 공장 규모까지 합치면 두산퓨얼셀의 전체 연료전지 생산 규모는 620M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서도 블룸에너지를 등에 업은 SK건설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블룸에너지는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작사로 알려져 있다. SK건설은 SOFC EPC(설계·조달·시공) 등 전반을 담당하며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은 SOFC 생산을 맡는다.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두산퓨얼셀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두산퓨얼셀은 공시를 통해 올 상반기 국내 시장점유율이 80%에 달한다고 밝혔다. 높은 시장점유율은 SOFC 수주 경쟁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2014년 ㈜두산 퓨얼셀BG로 출범해 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해왔다.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를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다. 두산퓨얼셀은 현재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와 인산형 연료전지(PAFC)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SOFC 기술 개발을 위해 영국의 세레스파워와 이번 달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세레스파워로부터 핵심부품인 셀(Cell)과 스택(Stack)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두산퓨얼셀 인산형 연료전지(PAFC, Phosphoric Acid Fuel Cell) 모습
두산퓨얼셀은 SOFC 품질에서 승부를 본다는 입장이다. 높은 온도에서 연료전지를 작동시키면 열에 의해 마모가 심해져 전지 수명이 짧아진다. 두산퓨얼셀은 기존(800℃)보다 낮은 620℃에서 작동하면서 전력 효율은 높고 기대수명은 개선된 SOFC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두산퓨얼셀이 SOFC 개발에 성공하면 3세대 연료전지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두산퓨얼셀은 공격적인 개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연료전지 사업 개발과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3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두산퓨얼셀은 인산형 연료전지(PAFC) 라인 증설, SOFC 개발, 그리고 수소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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