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발전, 명분·안정성 갖춘 SRI채권 수요예측 출격 [발행사분석]AAA 신용도의 지속가능채권 부각…KB증권 단독 대표주관
이지혜 기자공개 2020-10-28 13:46:03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중부발전이 SRI채권(ESG채권)을 발행하는 네 번째 발전공기업으로 이름을 올린다.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 중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한국중부발전이 처음이다. 발전공기업으로서 AAA급 신용도를 보유한 데다 지속가능채권이라는 점이 투자자를 설득할 카드로 꼽힌다.한국중부발전은 SRI채권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다양한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수요예측도 진행한다. 발전공기업이 활용하는 일괄신고제는 채권의 가격 왜곡 등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중부발전이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도 힘을 싣는 셈이다.
◇SRI채권 발행하는 네 번째 발전공기업
한국중부발전이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2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모집금액은 3년물 500억원, 5년물 600억원 등 모두 1100억원 규모다. 증액 발행은 하지 않기로 했다. 공모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15~+15bp다.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고 인수업무는 NH투자증권이 담당했다. 발행일은 30일이다.
한국중부발전의 이번 공모채는 지속가능채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중부발전은 신재생에너지발전 사업 외에도 중소기업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쓴다.
한국중부발전을 비롯해 발전공기업들은 SRI채권 발행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RI채권은 ESG채권이라고도 불리는데 친환경사업이나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조달한 자금을 쓸 수 있다. 지속가능채권 외에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등 세 가지 종류로 구성된다.
한국남부발전이 2018년 1000억원 규모로 녹색채권을 발행하면서 발전공기업의 원화 SRI채권 발행의 물꼬를 튼 이래 한국수력원자력이 3000억원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한국전력공사가 2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면서 명맥이 이어졌다.
특히 한국중부발전의 이번 지속가능채권은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 힘을 썼다는 평가도 받는다. 일괄신고제를 활용할 수 있는데도 수요예측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동안 발전공기업의 일괄신고제는 시장 가격을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중부발전 관계자는 “전자 입찰 방식으로 채권을 발행하면 투자자가 누구인지 투명하게 알기 어렵지만 수요예측은 다르다”며 “다양한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전자입찰 방식으로 채권을 발행하면 브로커가 투자자를 모집하기에 투자자군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반면 수요예측을 진행하면 명목상 모든 투자자에게 기회가 열리기에 홍보효과와 투자자군 확대효과를 둘다 누릴 수 있다.
◇AAA의 신용도…정책적 중요성 커
한국중부발전이 투자자를 설득할 무기는 안정성과 명분이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되는 마지막 SRI채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신용도가 AAA로 높다는 점도 투자자를 설득할 무기”라고 말했다.
한국중부발전은 2001년 한국전력공사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된 한국전력공사의 화력발전자회사다. 상반기 말 기준으로 보령과 인천 등에 모두 1만727MW규모의 발전소 설비를 갖췄는데 이는 국내 발전설비용량의 8.5%에 해당한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국전력공사의 다른 5개 발전자회사와 함께 국내 전력수급 구조상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전력산업의 정책적 중요성과 정부, 한국전력공사의 직·간접적 지원가능성은 한국중부발전의 신용도에 매우 핵심적인 요소”라고 분석했다.
전력시장에서 중요성이 큰 만큼 수익구조도 안정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변동비 반영시장 요금체계로 수익구조가 짜여 있다. 발전회사가 용량요금을 통해 발전소 투자, 운전 유지비 등의 고정비를 보장받고 에너지 요금으로 연료비 등 변동비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발전설비 투자도 마무리됐다. 한국중부발전은 2012년 이후 인천복합발전소 3호기, 세종 열병합발전소 등 2019년까지 발전설비를 대규모로 증설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 다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대규모 투자가 거의 끝났고 증설 발전소를 가동하면서 이익창출력이 개선돼 재무안정성도 점차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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