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몸값, 주관사 후보 제안 '20조 수렴' 프리IPO 10조 밸류 '하한선'…콘테스트 인플레 감안 필요
양정우 기자공개 2020-11-30 14:02:5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6일 0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기업공개(IPO) 빅딜인 카카오뱅크가 주관사 선정에 나서면서 증권업계가 제안한 상장 밸류에 관심이 쏠린다. IB업계가 파트너를 제안한 단계에선 20조원 안팎의 몸값을 책정한 밸류에이션이 주를 이뤘다.다만 주관사 제안서에 기재한 상장 밸류는 최대한 가치를 높게 매겨 '인플레' 경향이 짙게 나타난다. 최근 단행한 자본 조달에서 책정한 기업가치 10조원 수준이 적정시가총액의 하한 마지노선이다. 금융사 가치 산정 기법인 주가순자산비율(PBR)과 테크핀 성장성을 반영할 방식을 토대로 밸류에이션을 고안해왔다.
◇상장 밸류 변별력 '뚝', 도출 논리 관건
최근 카카오뱅크가 국내외 증권사를 상대로 상장주관사 입찰제안서를 접수했다. 향후 주관사 적격 후보(숏리스트)와 프레젠테이션(PT)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을 계획이다.
주관사 제안서의 핵심은 밸류에이션이다. 국내 IPO 시장의 터줏대감인 대형사와 유력 후보인 증권사를 중심으로 20조원 안팎의 적정시가총액을 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부터 잇따라 단행한 유상증자(구주주 대상, 제3자 배정)에서 책정된 몸값(9조3000억원)의 2배 수준이다.
물론 증권사마다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주관사 제안서를 작성한다. 적정시가총액은 공모규모와 직결되는 탓에 상장 밸류를 높일수록 IPO에서 조달하는 자금이 커진다. 비록 제안서상 시나리오이지만 공모규모가 큰 상장 플랜이 오너와 경영진의 눈길을 끌 가능성이 높다. 20조원 대의 상장 밸류는 이런 인플레 경향까지 반영된 수치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면서도 은행이 아니다. 현재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내는 건 기존 은행과 동일하다. 이 때문에 엄연히 은행으로서 최저자본비율 규제를 받는다. 이 관점에선 시중은행(PBR 1배 이하)을 훨씬 웃도는 밸류를 부여하기 어렵다. 추가 자본 조달 후 카카오뱅크(자본규모 2조8256억원)의 PBR 1배는 3조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모든 시중은행의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드러낸 폭발적 성장세(지난해 대출 성장률 63.8%)는 은행의 구조적 한계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무형의 기업가치를 진단해 성장 여력으로 풀어내는 게 주관사 후보에 주어진 숙제였다. 핀테크의 혁신성(금융 상품 개발)과 플랫폼 역량(추가 수수료 창출) 등을 기업가치에 담으면서 20조원 안팎의 상장 밸류를 도출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관사 가시권에 있는 증권사 그룹은 상장 밸류의 변별력이 떨어진다"며 "밸류에이션의 근거를 얼마나 설득력있는 논리로 전개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앤트그룹 비교기업 아웃, 글로벌 핀테크 후보
중국의 대표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Ant Group)의 상장이 좌초된 건 카카오뱅크 IPO의 변수로 여겨진다. 물론 중국 당국의 제재에 따른 무산이어서 핀테크의 성장 매력이 훼손될 여지는 없다.
하지만 앤트그룹은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 비교기업으로 가장 선호되는 후보였다. 세계 최대 규모의 IPO를 노릴 정도로 기존 금융권보다 훨씬 후한 밸류가 부여됐기 때문이다. 공모 과정에서 PBR은 4.4배 수준이었다.
IPO에선 상대적 가치평가법을 활용하기에 상장사인 비교기업의 주가를 토대로 적정시가총액을 산출한다. 카카오뱅크 입장에선 비즈니스 모델의 지향점이 같은 기업이 높은 밸류로 상장에 성공하는 게 매우 유리했다. 그러나 앤트그룹이 내년에도 비상장사로 남으면 결국 밸류에이션의 비교기업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핀테크 기업에 부여한 밸류는 천차만별이다. 미국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은 PBR 2.5배 수준에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결제 솔루션 기업인 페이팔(PayPal Holdings)의 경우 PBR이 13배에 달한다. 모바일 여신 서비스를 벌인다는 점에서 넓게는 피어그룹 후보군으로 꼽는 게 가능하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자본규모를 기준으로 PBR 4배는 11조3000억원 수준이다. 10배는 28조2500억원에 육박한다. 내년 IPO 시장도 공모주 투자 열풍이 지속될 경우 PBR 4배를 훌쩍 넘는 밸류로 상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한때 40조원을 넘어섰던 장외시장 몸값은 무리한 접근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장외에서 거래되는 카카오뱅크의 주식은 전체발행주식수의 0.1%에도 못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가뜩이나 시장성(marketability)이 낮아 가격 형성 기능이 모자란 데 극소수 주식 거래에 따른 시세로 평가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양정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 [IPO 모니터]'자진 철회' 에이스엔지니어링, 상장 행선지 바꾸나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
- [IB 풍향계]발해인프라 IPO 속행...KB증권 해외 세일즈 파워 '입증'
- [IPO 모니터]'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 '미래에셋'으로 주관사 교체
- [토스 IPO]'미국행' 본격 시동, 외국계 주관사 선정 착수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증권, 지분매각 잭팟…증권사 잔치 속 진짜 승자
- 미래에셋 전문경영인 1.0 시대, 조직개편 키워드 '성과 중심'
- [IB 풍향계]미래에셋 달라진 접근법…뎁은 'no' 에쿼티는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