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세 체제' 가속화...세대교체 속 '완급조절' 정의선 회장 체제 두각 경영진·신성장동력 관련 임원 승진, 김용환·정진행 부회장 '용퇴'
김경태 기자공개 2020-12-16 08:15:0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5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미래사업 체제로 전환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인사를 통해 한세대가 물러나고 새로운 세대가 들어섰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정의선 회장 사람'으로 각인된 경영진들이 두각을 드러냈고 과거 정몽구 명예회장의 '가신'으로 불렸던 경영진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다만 일부 부회장은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완급 조절'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2020년 하반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신규 승진자 중 30%가 미래 신사업·신기술·R&D부문이다. 현대차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할 리더십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춘 인사라고 설명했다.
승진자 중 정 회장 체제에서 부각된 임원이 대거 포함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현대차 대표이사로 올라선 장재훈 사장이다. 그는 2011년 현대글로비스에 상무로 합류한 뒤 승승장구했다. 정 회장의 경영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임원으로 꼽힌다. 현재 경영지원본부장, 국내사업본부장, 제네시스사업본부장 3개 직책을 맡을 정도로 신뢰가 두텁다.
미래사업·기술 분야 승진자 중 가장 높은 직급인 신재원 도심항공모빌리티(UAM)사업부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미 항공우주국(NASA) 서열 3위에 해당하는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을 역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정 회장이 삼고초려 끝에 조국으로 돌아왔다. 작년 9월 영입 후 약 1년만에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특급 대우'를 했다.
이밖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계열사 대표이사가 된 경영진도 정 회장 체제에서 부각된 인물이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전장BU·R&D부문장,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은 각각 현재 몸담은 계열사의 수장으로 올라섰다. 정재욱 현대·기아차 구매본부장은 현대위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아울러 과거 현대차그룹에서 주요 경영진으로 활약했던 인물들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김경배 현대위아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서보신 현대차 사장이 고문으로 위촉됐다.
재계에서는 이 중 두 부회장의 고문 이동에 주목한다. 정 회장이 부회장이던 2010년 현대차그룹의 부회장단은 14명에 달했었다. 이중 현대차에 가장 많이 포진했다. 설영흥(중국사업총괄), 이정대(경영기획 담당), 윤여철(노무총괄담당), 최한영(상용사업본부 담당), 이현순(연구개발총괄본부 담당), 신종운(품질·생산개발 담당), 김용환(기획조정담당) 8명의 부회장이 있었다.
그 후 점차 부회장단은 한두명씩 일선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올라선 2018년9월에는 부회장단 중 김용환·양웅철·권문식·우유철·윤여철·정태영 부회장 등 6명만 남았다. 그해 연말 양웅철·권문식 부회장이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정진행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부회장단은 5명이 됐다.
작년말 우 부회장이 현대로템으로 이동한지 1년만에 용퇴했고 부회장단은 4명으로 줄었다. 이번에 김 부회장과 정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윤 부회장과 정태영 부회장 2명만 남게 됐다.
다만 정 부회장의 경우 정 회장의 매형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과거 부회장단 중 남은 인물은 윤 부회장 1명이다. 윤 부회장 역시 이번 인사를 앞두고 고문으로 퇴진과 유임 등 엇갈린 관측이 나왔다. 최고위층에서 결정을 내리는 만큼 함께 일하는 임직원들도 결과를 가늠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가 올 8월 노무관리 조직도 재정비한 점도 윤 부회장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됐다. 애초 정책개발팀과 정책기획팀에 상무급 임원 두 명이 있는 체제였다. 정책개발실을 만들어 두 팀을 조정할 컨트롤타워를 만들었다.
정책개발실장으로는 정책개발팀장을 맡던 정상빈 전무를 임명했다. 새로운 정책개발팀장으로는 박병훈 현대모비스 상무를 선임했다. 그는 과거에도 현대차에서 노무관리 업무에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정책기획팀장은 이창근 상무가 계속 맡기로 했다.
정책개발실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윤 부회장은 물론 정 전무, 박 상무, 이 상무의 직급과 직책에는 변화가 없다. 이는 최근 노사가 합심하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노사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무분규로 임금교섭 합의를 했다. 2년 연속 무분규는 2009년~201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다.
결과적으로 윤 부회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세대교체의 '완급 조절'을 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책개발실 사정에 밝은 그룹 관계자는 "윤 부회장은 권위적인 면이 없는 스타일이고 조직간 조정도 노련하다"며 "대외적으로 인맥도 넓고 내부에서는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롱런의 비결로 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푸드테크에 진심' 롯데벤처스, 투자재원 확충 시동
- [thebell interview/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박동하 “코스모비로 우주와 인간 가까워지기를”
- [모태 2024 2차 정시출자]‘AC전용' 스포츠출발, 상상이비즈 '연속 GP' 도전
- '오스템임플란트 볼트온' MBK-UCK, 브라질 임플란트 3위 업체 인수
- '주주환원 강화' 케이카, 1분기 실적 주목
- 가보지 않은 길 'ARC' 셀비온-앱티스 맞손, 독성에 도전
- [여전사경영분석]BNK캐피탈, 순익 반등에도 수익성 제고 과제 여전히
- [은행경영분석]권재중 BNK금융 CFO 첫 성적표 'CET1 12%대' 진입
- 마이금융파트너, 신계약 성과에 2년째 매출 급증
- [여전사경영분석]문동권식 수익다변화 전략 적중…신한카드, 순익 회복 시동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메모리 권토중래' 웃은 삼성전자, 힘 보탠 '가전·하만'
- 하이닉스·LG전자의 선방…'삼성전자 디테일'에 쏠리는 눈
- [IR Briefing]LG전자, CFO 등판 빛바랜 '수익성 악화·EV 이슈'
- 'HPSP' 투자한 이준호 회장 개인회사, 침묵 깼다
- '벼랑 끝 격돌' 대유위니아 vs 홍원식, 전부 걸었다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회원사 늘었는데…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정체'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돈 굴리기' 보수적 접근, '채권 투자' 집중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부동산 거부 단체' 시세 1.3조 여의도 전경련회관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국정농단 이후 회원사 미공개, 자신감 회복 언제쯤
- SK스퀘어, 크래프톤 지분 매각…체면 살린 '잭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