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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원익홀딩스 자사주 처분, 이용한 회장 나섰다원익·호라이즌 등 계열사가 인수…최대주주 지분율 27.9%로 확대

김슬기 기자공개 2020-12-21 07:08:59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익홀딩스 자기주식 매각에 이용한 회장이 직접 나섰다. 원익홀딩스는 최근 2차 전지 후공정 업체인 피앤이솔루션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자금이 필요한 상태였다. 이 회장이 소유한 원익과 호라이즌캐피탈이 자사주 인수를 결정하면서 자금 여유를 만들어줬다. 원익홀딩스는 이를 통해 '현금성자산 확보'와 '대주주 지배력 확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원익홀딩스는 지난 15일 보유 자사주 160만주를 처분하겠다는 결정을 했다. 처분 대상 가격은 주당 6450원으로 총 103억원이다. 결정을 내린지 하루 만에 자사주 83만주는 호라이즌캐피탈, 77만주는 원익이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인수했다. 각각 인수총액은 53억원, 50억원 정도였다.

이번 자사주 매각·인수는 이 회장 결정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인수주체 모두 실질적으로 이 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곳이다.

당초 원익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는 245만여주(3.18%)였다. 이번에 매각한 자사주는 지분율로 따지면 2.1%다. 최대주주인 원익은 이 중 1%를 인수하면서 지분율을 27.9%까지 높혔다. 나머지 자사주는 호라이즌캐피탈의 몫으로 돌아갔다. 원익홀딩스의 주주명단에 없었던 호라이즌캐피탈은 이번 거래로 1.1%의 지분을 확보했다.

원익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최정점에는 원익이 있다. 이용한 회장이 지분 38.18%로 원익을, 원익은 원익홀딩스를, 원익홀딩스는 원익IPS와 원익머트리얼즈, 원익큐앤씨(원익QnC) 등을 거느리고 있다. 홀딩스 위에 최상위 지배회사가 있는 옥상옥 구조다. 원익이 원익홀딩스의 지분을 가져가면서 지배력은 보다 공고해졌다.

더 주목할 부분은 호라이즌캐피탈이다. 이 곳은 1999년 자본금 22억원으로 설립된 자산평가회사로 이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호라이즌캐피탈은 원익의 지분도 8.15% 가지고 있다. 사실상 이번 인수주체는 이 회장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는 현재 원익홀딩스의 지분 18.1%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확보한 1.1%의 지분을 더하면 19.2%가 된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피앤이솔루션 인수에도 여유가 생겼다. 지난 10월 원익홀딩스는 피앤이솔루션 주식 520만6505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취득금액은 1000억원으로 주당 매입가는 1만9207원이다. 이달 중으로 거래를 마치면 원익홀딩스는 지분 35.13%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가게 된다. 원익홀딩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어 사업다각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자금이 충분치 않았다. 3분기 말 연결기준 원익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628억원 정도다. 총차입금은 2000억원, 순차입금 수준은 1332억원이었다. 보유 현금만으로는 피앤이솔루션 인수가 어려웠다. 자사주 매각으로 103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다만 보유 현금을 모두 사용하더라도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하다. 원익홀딩스는 현재 신용등급은 존재하지 않지만 지난 2018년 한국기업평가 수시평가에서 A-(안정적)를 기록한 바 있다. 등급 유효기간이 지난 후 원익홀딩스는 추가 평정을 받지 않았다. 과거 신용등급 등을 미루어 보았을 때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렵진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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